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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청사기에 밥도 담고 술도 담고

제 5회 계룡산 분청사기 축제

등록|2008.04.27 17:45 수정|2008.04.27 17:45

▲ 축제 무대의 펼침막. ⓒ 한미숙


"밥도 담고 술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몇 개 샀어요."

대덕구 신탄진에서 식구들과 함께 온 주부 이숙자씨는 천천히 축제장을 둘러보면서 마음에 드는 분청사기를 서너 점 구입했다. 같이 따라온 아이는 물고기가 나왔나 싶어 행사장 주변에 있는 개울가로 가고 본인은 느긋하게 ‘작품감상’을 하고 있단다. 그러면서 날씨가 따뜻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겼을 텐데 생각보다 너무 한산하다며 아쉬워했다.

분청사기 판매전이 열리는 축제장.26일(토) 오후 열두시가 지날 때쯤, 날씨가 추워서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았다. ⓒ 한미숙



▲ 생활 속의 다양한 분청사기들. ⓒ 한미숙


4월 24일(목)부터 27일(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축제 동안 날씨는 비바람이 불거나 흐리고 추웠다. 도예촌 주변으로 꽃은 화사한데 손질해서 넣어둔 옷을 다시 꺼내 입을 정도였다. 한쪽 너른 마당에서는 나무토막으로 불을 지펴 잠시 추위를 달랬다.

'도자기에 관심 많아요'물건에 대해 친절한 설명도 듣고 나만의 특별한 추억이 되기도 한다. ⓒ 한미숙


분청사기 축제가 열리고 있는 계룡산 북쪽자락.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에 있는 도자예술촌 일대에는 ‘생활 속의 분청’이란 주제로 행사가 진행되었다. 우리 생활 속에 함께 있는 밥그릇과 국그릇, 다기, 접시, 등 흔하게 쓰고 있는 분청사기는 생각보다 종류가 다양하다.
 

▲ 맑은 울림이 들려올 듯한 풍경들. ⓒ 한미숙


함께 어울림.꽃은 더 화려하고 분청사기의 질감은 더 투박하게 다가온다. ⓒ 한미숙


   
충청남도와 공주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고, 계룡산 도예촌과 TJB 대전방송 주최로 열리는 이번 잔치에서는 분청사기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며 도예가들의 시연과 제작기법 등을 직접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조선도자공예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분청(粉靑)사기는 자유롭고 기운이 넘치는 실용적인 형태와 다양한 분장기법으로 의미와 특성을 살리면서도 때로는 대담하게 생략하거나 변형시키면서 재구성한 무늬라 할 수 있다고 한다.

날씨는 흐리고 바람이 불어도 도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전시장의 다양한 분청사기를 둘러보며 사진도 찍고 직접 물건을 구입하며 도예가의 친절한 설명을 들었다.

▲ 무엇을 상징한 것일까? 동그라미 하나 하나가 모두 생명을 품고 있는 알 같다. ⓒ 한미숙


▲ 도예촌 곳곳에서 만나는 전시관들. ⓒ 한미숙


고토갤러리에는 한마디 말을 몸에 새긴 새떼들이 날고 있다.'하늘 키 작은 나무' '옛 풍속에서 진리를 꺼내고 싶다' '낮술 두 병 쪼니 걸음이 가볍게 난다'는 말을 새긴 흰 새떼. 그 술 한 잔 마시고 나도 구름 위를 걸어봤으면. ⓒ 한미숙


설치미술도 한 몫.갤러리 품격을 돋보이게 하는 설치미술. 활짝핀 연산홍과 잘 어울린다. ⓒ 한미숙


                                 
대전 유성에서 승용차로 20여분이면 가볼 수 있는 계룡산도자예술촌은 도예인들이 모인 공동체마을이다. 계룡산 국립공원 입구 박정자 삼거리에서 공주방향으로 직진하여 우측 SK주유소가 위치한 신호등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된다. 여섯 번째가 되는 내년 계룡산 분청사기축제 때는 맑고 따뜻한 날씨를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sbs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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