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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5월7일~13일, 'Looking in the world'전 개최

등록|2008.04.28 16:04 수정|2008.04.28 21:54
우리가 통상적으로 의사소통수단으로 삼고 있는 언어와 문자는 지시적이라기보다는 상징적이고 추상적이다. 그러므로 그것의 의미는 경우에 따라서 애매모호 할 수도 있고, 협의적이기 보다는 광의적일 수도 있다. 그것에 비해서 좀 더 친절한 사진은 지시적이고 언어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미묘한 감정의 흐름이나 일상적인 현실을 표현하는 데 매우 적합하다. 그리고 특정한 현실에 대한 개인의 사적인 감정과 주관적인 세계관을 드러낼 때도 유용하다.

그외에도 동 시대의 특정한 문화적인 현실을 기록하고 작가의 견해를 표현 할 때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현대미술에서 사진이 주목받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그 에너지를 충분히 발산한 회화나 조각이 표현 할 수 없는 새로운 표현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시대의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화현상이나 사람들의 삶을 표현하는 데 적합한 매체라고 인식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진의 매체적인 특성 그 자체가 현대성을 상징한다.

이번에 기획한 'Looking in the world'전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동 시대의 여러 사회문화적인 현실 속에서 자신들의 지성과 감성을 자극하는 특정한 사물과 사회적인 현상 혹은 공간을 자신들이 선호하는 표현방식으로 기록하고 표현하였다.

▲ EURO CITY-1 Light jet print 50cm * 60cm 2007 ⓒ 간지


간지는 우연히 유럽을 여행하면서 평소에 늘 자신이 관심을 가져온 여러 상품광고이미지들을 만났다. 그래서 작가는 사냥꾼이 포획하듯이 자신의 감성을 흔드는 그 이미지들을 카메라를 이용하여 수집하였다. 그런데 그 최종 결과물들은 실제보다 좀 더 보는 이들의 감각을 자극한다. 그것은 작가의 표현의도에 의해서 작품을 구성하는 특정한 공간과 이미지가 재구성되어져서 주제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보는 이들은 작가의 정체성과 관심사를 명료하게 느끼게 될 것이다.

▲ 언어영역 밖의 현실-1 Light jet print 50.8cm*60.96cm 2008 ⓒ 레아


레아는 삶 자체가 언어의 영역 밖에 있다. 그래서 작가가 관심을 갖는 표현대상들도 언어나 문자로는 표현 할 수 없는 그 어떤 현실들이다. 작가는 자신의 감정을 자극하는 특정한 공간과 사물을 가장 사진적인방식으로 재현한다. 작가가 보여주는 최종결과물들은 그 안에 담겨져 있는 사물과 사물이 어우러져서 또 다른 언어와 조형을 생성한다. 그 결과 작가도 미처 깨닫지 못한 기억 밖의 기억과 무의식의 세계가 미묘하게 드러난다.

▲ day after day -1, 76.2*76.2cm, digital c print, 2008 ⓒ 이민영


이민영은 한국사회의 특정한 문화적인 현실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중립적인 태도로 기록하는 사진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도시의 일상적인 생활공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시대인들의 삶의 모습을 통하여 변화된 문화적인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표현대상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였다. 하지만 그 결과물에서는 작가의 의식 속에 내재되어 있는 세계관과 미적인 감수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다양하면서도 유형화된 동시대인들의 삶과 문화가 느껴지는 도시풍경이다.

▲ '선한 이웃' ⓒ 이영동


이영동은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특정한 사회현실에 대한 자신의 주관을 드러내는 사진작업을 해 왔다. 이번에도 그 연장선상에서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급속 하게 빠른 속도로 자본주의화, 시장경제화, 글로벌화 된 중국의 풍경을 기록하였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 자본주의 사회의 상징적인 패스트푸드 체인점이 입점해 있는 모습이 생경하게 느껴진다. 글로벌화 된 동시대의 또 다른 경제적인 풍경이다.

▲ 정영숙 in the City 1 Light jet print 50 * 76cm 2008 ⓒ 김영태


정영숙은 도시의 번화가를 산책하듯이 거닐면서 자신의 감성과 이성을 자극하는 특정한 현실과 공간을 카메라 앵글에 담았다. 그런데 작가가 감정을 좀 더 극대화해서 보여주기 위하여 극단적인 로우키톤으로 현실을 재구성 하여서 보는 이들은 도시 자체의 초현실성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작가의 세계관과 감성을 바탕으로 표현대상 자체의 사회문화적인 의미와  독특한 표현방식이 어우러져서 또 다른 의미의 현실세계가 펼쳐진다. 그래서 보는 이들은 작가의 내밀한 감정의 흐름과 특정한 이미지들이 얽혀서 생성된 현실속의 또 다른 현실공간을 발견하게 된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외부세계에 대한 자신들의 미적인 주관과 철학을 지극히 사적인 시각으로 드러내는 사진 찍기를 시도하고 있다. 그래서 최종결과물에서 작가로서의 독창성과 개성을 명료하게 느낄 수 있다. 표현매체로서의 사진의 특성과 스트레이트(straight) 사진의 매력을 느끼게 하는 전시회이다.
덧붙이는 글 전시기간:2008년5월7일(수) - 13일(화)
전시장소: 아트비트 갤러리
초대일시:2008년 5월7일수) 오후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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