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천상의 화원'인가 싶구나
보성 일림산, 장흥 제암산, 해남 흑선산, 광양 백운산 등 남도 산철쭉 명소
▲ 남도의 철쭉꽃이 장흥 초암산 산등성이에서 하나둘 피어나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산 아래 남해바다까지 진분홍색으로 붉게 물들일 태세다. ⓒ 이돈삼
보성 일림산과 장흥 제암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철쭉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여기서 시작된 철쭉은 능선을 타고 북상해 온 산을 태워버릴 듯 뒤덮는다. 일림산과 제암산의 산등성이에 철쭉꽃이 하나둘 피면서 서서히 진분홍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산 아래 남해바다까지 붉게 물들일 태세다.
짙어가는 산록을 배경으로 진분홍 철쭉의 바다가 펼쳐지는 남도의 철쭉 명산을 소개한다.
▲ 보성 일림산은 전국 최대의 철쭉 군락지다. 지난해 5월에 찍은 것이다. ⓒ 이돈삼
꽃도 붉고 선명하다. 매서운 해풍을 맞고 자란 탓이다. 키도 150㎝를 웃돈다. 정상에 서면 제암산과 월출산, 천관산, 팔영산, 무등산 등 명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남으로는 득량만 쪽빛물결과 그 물결을 가로 지르며 가냘프게 떠가는 고깃배가 한가롭게 보인다. 북으로는 첩첩산중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작은 마을이 한없이 정겹다.
철쭉제도 펼쳐진다. 일림산에서는 5월 3일부터 나흘 동안 철쭉제를 연다. 산신제를 시작으로 가족등반대회, 산악인 등반대회, 통일염원 녹차떡 나눔, 산사랑 리본달기 등이 준비된다.
▲ 장흥 제암산 철쭉도 피어나기 시작했다. ⓒ 이돈삼
정상에 서면 발 아래로 장흥과 보성일대가 굽어보인다. 남쪽으로는 점점이 떠있는 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동으로는 팔영산, 서로는 두륜산과 월출산, 그리고 북으로는 무등산이 이웃집처럼 자리하고 있다. 보성 일림산으로의 연계 산행도 가능하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산행지로도 제격이다. 활짝 핀 철쭉에 혼까지 빼앗긴 등산객들은 탄성을 지르며 하산길을 잊기 일쑤다.
제암산 철쭉제는 5월 3일과 4일 이틀 동안 마련된다. 철쭉제례, 철쭉선아 및 철쭉어린이 선발대회, 꽃씨풍선 날리기, 소망리본 및 자연사랑 표어 달기, 농악한마당 등으로 흥을 돋운다.
▲ 장흥 제암산 철쭉은 '천상의 화원'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해 5월 찍은 것이다. ⓒ 이돈삼
산행은 남서릉을 따라 정상인 깃대봉을 오른 다음 바람재, 가리재를 거쳐 다시 휴양림으로 내려오는 원점 회귀코스가 일반적이다. 5월 3일부터 이틀 동안 철쭉대제전이 마련돼 산신제, 노래자랑, 등반대회 등이 열린다. 휴양림도 있어 하루 묵을 수 있다.
광양시 옥룡면 등 3개 면에 걸쳐있는 백운산(1218m)도 매봉~정상~형제봉에 이르는 주능선 20㎞와 정상 억불봉 6㎞구간에 피어나는 철쭉과 갖가지 야생화들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주능선에 서면 광양만과 섬진강, 강 건너 지리산의 모든 능선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등산객들은 옥룡면 백운산수련관에서 억불봉, 상백운암, 백운산, 병암계곡, 진틀, 백운산수련관으로 이어지는 산행길을 많이 이용한다. 5월 3일부터 이틀 동안 옥곡면에서 국사봉 철쭉제가 열린다. 경로잔치, 축하쇼, 산상음악회 등이 마련된다. 휴양림도 있다.
화순군 이서면과 화순읍 경계에 있는 안양산(853m)은 신록이 물드는 산릉 전체에 넓고 긴 분홍 주단을 펼친 듯 장관이 연출된다. 산행기점인 안양산 자연휴양림 둔병재에서 정상까지 철쭉밭이 이어진다.
화순군 북면 수리에 있는 백아산(810m) 철쭉도 절경이다. 백아산 탐방은 남동쪽의 백아산 자연휴양림, 북서쪽의 백아산 관광목장 두 군데를 기점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북면청년회 주관으로 5월 3일 백아산에서 철쭉제와 위령제를 지낸다. 안양산과 백아산 모두 휴양림을 품고 있다.
▲ 초암산 철쭉도 볼만 하다. 정상에 서면 남해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지난해 5월 찍은 것이다. ⓒ 장흥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림산 / 보성군 해양산림과 ☎ 850-5423
제암산 / 장흥군 문화관광과 ☎ 860-0224
흑석산 / 해남군청 문화관광과 ☎ 530-5919
백운산 / 광양시청 문화홍보담당관실 ☎ 797-2712
안양산·백아산 / 화순군청 문화관광과 ☎ 370-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