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로 죽은 노동자 뒤엔 자본가 있다
28일,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 맞아 사망노동자 위한 추모제 및 문화제 열어
▲ 4.28 세계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 문화제전세계 산업재해 사망 노동자의 명복을 비는 촛불의식. ⓒ 김철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이석행)은 28일 저녁 7시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산재로 죽어간 세계 노동자 추모의 날을 맞아, '4·28 세계 산업재해 사망 노동자 추모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이어 김형근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고객 서비스를 이유로 서비스 노동자들에게 가해지는 무차별 장시간 노동이 산업재해의 요인"이라며 "오래 서서 일하다 보니 정맥류가 튀어나오는 일도 허다하다"고 강조했다.
▲ 4.28 세계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 문화제참석자들은 촛불과 풍선을 흔들며 산재사망 노동자를 추모했다. ⓒ 김철관
정민정 서비스연맹 여성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산재노동자 추모제 및 문화제에서는 민주노총 조합원 및 간부 35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손에 촛불을, 또 다른 손에는 풍선을 흔들며, 산재 사망노동자들을 추모했다. 이날 꽃다지의 노동가요 공연도 펼쳐졌다. 저녁 9시경 모든 행사를 마무리했다.
민주노총은 4월 노동자건강권 쟁취의 달을 맞아 지난 21일부터 28일까지 건강권 확보를 위한 대국민 선전 전국순회 투쟁을 진행했다. 민주노총 전국순회투쟁단은 지난 4월 21일 울산 전국순회 선포식을 시작으로 포항, 창원, 여수, 광주, 대전, 이천, 인천을 거쳐 28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 도착해 산재노동자 추모식 및 문화제에 합류했다.
▲ 4.28 세계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 문화제이날 발언을 한 김지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좌), 김형근 서비스연맹위원장(중), 남궁현 건설연맹위원장(우)이 꽃다지 공연에 맞춰 박수를 치고 있다. ⓒ 김철관
1993년 4월 28일 태국의 한 장난감 회사에서 화재가 발생해 188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을 잊지 않기 위해 전 세계 노동조합들은 매년 4월 28일 촛불을 밝히기 시작한 것에서 유래해 추모의 날이 시작됐다.
이날을 전후해 세계 각국에서는 산업재해의 문제를 점검하고, 국가와 노사의 역할을 의논한다. 민주노총 또한 4·28 추모제를 전국에서 개최해, 4월 한 달을 노동자건강권 쟁취 투쟁의 달로 지정, 노동자건강과 안전의 문제를 한국사회에 집중 제기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4·28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The International Commemoration Day for Dead and Injured Workers)의 의미를 되새겨보면, 1993년 5월 태국 케이더(Kader) 장난감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188명(이 가운데 174명이 여성노동자)이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은 '선진국 어린이들의 꿈이 담긴 장난감을 만드는 과정에 개발도상국 노동자의 피와 죽음이 묻어있다'는 현실을 각성하게 됐다.
▲ 4.28 세계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 문화제무노조 삼성을 규탄하는 피켓을 앞에 놓고 추무제에 참석한 한 노동자. ⓒ 김철관
1996년 첫 행사가 개최된 이후, 국제자유노련(ICFTU)과 국제노동기구(ILO)가 이날(4월 28일)을 공식적인 추모의 날로 제정해 현재 110개국 1만 건 이상의 다양한 직접 행동과 행사를 벌이는 공동 행동의 날이 됐다. 놀라운 것은 13개국은 국가가 지정한 공식적인 기념일이 됐다(아르헨티나, 벨기에, 버뮤다, 캐나다, 브라질, 도미니카공화국, 룩셈부르크, 파나마, 페루, 폴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대만).
한국은 지난 1988년 7월 2일, 당시 15살 노동자 문송면 군이 수은중독으로 숨지고, 원진레이온 사건이 사회화되면서 노동자의 안전과 작업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이 싹텄다. 그 후 1990년부터 민주노조운동이 산업재해, 노동자건강과 안전에 관한 활동을 펼치기 시작하면서 1990년 7월을 '산재추방의 달'로 정하게 된다. 민주노총은 2002년부터 4월을 노동자 건강권 쟁취 투쟁의 달로 정해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 4.28 세계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 문화제김형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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