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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서 제주 말고기를 맛보다

[현장] 안양시 향우협의회 행사

등록|2008.04.29 17:56 수정|2008.04.29 17:56

▲ 새안양회의 불고기 ⓒ 김재경


▲ 맛깔스런 음식! 야유회 기분이죠. ⓒ 김재경


"말고기 먹어 봤어요?"
"아니 말고기도 먹어요?"

지난 26일, 안양 평촌 중앙공원에서 열린 제11회 안양시향우협의회 한마음 어울마당에 참석해 맛본, 향토 음식 맛이 아직도 혀끝에 맴돈다. 이웃들에게 말고기의 부드럽고 단백 했던 맛을 자랑하는 것은 풋풋하고 끈끈했던 향우회의 정겨움 때문이리라.

내 고향 충남 부여를 떠나온 것은 중학교를 졸업해 학업과 직장생활을 시작하며 부터였다. 지금의 안양에 정착한 지 15년째다.

소녀시절 충청도란 상호만 보아도 그저 가슴이 설렐 정도로 내안의 추억은 온통 고향에 머물러 있었다. 반백의 삶 속에서 17년에 불과했던 고향의 들녘이나 토담집이 지금도 꿈속의 주 무대일 정도로 고향은 내안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 강원도 감자떡 ⓒ 김재경


▲ 이북5도민회의 왕만두와 녹두전 ⓒ 김재경


그 고향의 향수가 그리워 행사장을 찾았고, 무작정 충청향우회라 적힌 곳으로 들어갔다. 푸근한 충청도 사투리가 눈물 나도록 정겨웠다. 사골 국물에 밥 말아 먹으며 서로 통성명을 하고 보니 모두가 가족처럼 살갑다.

다른 향우회 분위기를 볼 겸 자리에서 일어났다. 향우회마다 고향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향토 음식상 차리기에 분주했다.

영남 향우회는 재첩국에 팔뚝만한 도미찜, 꼬막, 피조개, 주꾸미 등 해산물 일색이다. 소쿠리에 참 광어를 장식하는 비산3동 김춘옥씨를 향해 영남 향우회 정재영 사무국장은 "인물도 예쁘지만 요리가 일품"이라고 자랑을 한다.

제주도민회를 찾았다. 그들이 내놓은 암적색의 조랑말 회가 큰 접시 가득하고 곁에는 말고기육회가 소담스럽다. 흑돼지 수육과 제주 옥돔구이가 곁들여졌지만, 오로지 말고기에 뭇시선이 집중되었다. 옛날 임금님 수라에만 올랐다는 제주 조랑말 고기의 맛이 어떠냐고 아우성이다. 보들보들 야들야들 담백함을 어찌 말로 형용하랴! 엄지손가락 힘껏 치켜드는 걸로 대답 끝이다.

이북5도민회도 있다. "도민들이 밤새워 만들었어요." 탐스런 왕만두에 녹두전, 노란 알배기 꽃게장이 일품이다.

"요건 흑산도 홍어랑께요."

▲ 제주도의 수육과 조랑말 회에 구미가 당긴다. ⓒ 김재경


▲ 제주도의 수육과 조랑말 회에 구미가 당긴다. ⓒ 김재경


▲ 제주도 음식을 담아내는 회원들 ⓒ 김재경


호남향우회 상에는 홍어찜 홍어회, 돼지수육이 올랐다. 행사를 위해 특별 주문한 흑산도 홍어에 텁텁한 탁주가 빠질쏘냐. 칠레산 홍어 맛에 길들여진 입맛이 부드럽고 감칠맛 나는 우리 홍어 맛에 매료되어 "역시 우리 것이 좋은 거랑께"란 소리가 절로난다.

강원도민회 상에는 역시 주먹을 쥐었다 놓은 듯 감자떡을 중심으로 문어, 골뱅이랑 메밀전병이 올랐다. 새안양회에는 소 등심 불고기에 떡, 안양 포도주와 해물전이 먹음직스럽게 차려져 있었다. 충청향우회에는 무지개 떡, 절편, 꿀떡, 홍어회가 소담스럽다.

향우회 앞에 차려진 음식들을 각 향우회장들과 이필운 안양시장, 안양시도의원, 시의원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시식·평가했는데, 제주 말고기와 호남 흑산도 홍어가 단연 인기 최고다.

공굴리기, 부녀 놋다리집기, 협동 줄 달리기 등도 진행돼 행사장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향토음식 맛 자랑 중 제3고향 안양에서 맛본 제주 말고기 맛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소중한 기억으로 남는다.

▲ 충청도의 무지개떡 ⓒ 김재경


▲ 영남 향우회의 도미찜 ⓒ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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