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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님, 워렌 버핏같은 부자로 사세요!

서정명 기자의 <워렌 버핏처럼 부자되고 반기문처럼 성공하라>

등록|2008.04.30 17:43 수정|2008.04.30 19:41

▲ 책 <워렌 버핏처럼 부자되고 반기문처럼 성공하라> ⓒ 무한

최근 삼성의 편법 증여 문제와 비자금 조성을 둘러싼 특검으로 사회가 떠들썩했다.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 삼성의 지저분한 돈 관계와 뜨뜻미지근한 특검의 결과에 많은 이들이 실망을 했는데, 그 실망의 저변에는 '있는 놈이 더한다더니만, 그 말이 딱 맞는구먼!' 하는 심리가 깔려 있다.

삼성 사건과 관련된 이들에게 따끔한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인물은 누구일까? 책 <워렌 버핏처럼 부자되고 반기문처럼 성공하라>는 대표적인 '클린 이미지(Clean Image)'를 갖고 있는 투자가 워렌 버핏과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을 밀착 취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서울경제신문> 뉴욕특파원으로 일하면서 그동안 자신이 만난 워렌 버핏과 반기문의 성실하고 긍정적이며 겸손한 모습을 책을 통해 소상히 이야기한다.

미국의 월 스트리트에도 주가 조작 사건이 수도 없이 일어나며 부정 축재하는 관료들과 탈세에 혈안이 된 부자들이 넘치지만, 그 속에 워렌 버핏처럼 엄청난 자산가인데도 부정과 거리가 먼 사람도 존재한다.

워렌 버핏은 세계 최고의 부자이건만 10년 이상 된 값싼 중고차를 직접 몰고 다니며 집 규모도 평범한 중산층이 사는 정도로 아담하다. 이건희 회장처럼 편법 증여를 위해 애를 쓰는 부자도 있지만, 버핏처럼 자신이 가진 재산의 85%를 자선 단체에 기부하는 사람도 있다.

처음부터 버핏 회장이 부자였던 것은 아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많은 것도 아니며 그는 그저 경제학 공부가 좋고 주식을 공부하며 투자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투자 시장에 뛰어든 그야말로 '평범한 주식쟁이'였다. 손실을 많이 보는 주식 투자자들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장기 투자와 가치 투자의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는 것.

기업 가치가 떨어진 주식을 사서 장기간 보유하면 주식 가격이 올라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가치 투자의 핵심이다. 버핏은 이 원칙을 11살에 주식 투자를 시작한 때부터 지금까지 철저히 지키고 있는데, 이는 그의 스승이자 멘토였던 벤저민 그레이엄 교수로부터 배운 것이라고 한다.

"버핏 회장은 마음만 먹으면 대기업의 주가도 인위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정도로 막대한 자금과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돈만 버는 것이 목적이라면 기업의 주가를 2배, 4배, 아니 10배 이상 끌어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버핏 회장은 '돈은 정직하게 벌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부모님으로부터 배웠고 이를 지금까지 몸소 실천하고 있다."

부자가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기는 쉽지만 깨끗한 사람이 되기는 어려운 법이다. 사람들은 부를 축적했지만 정신은 흐트러진 이들을 보고 '속물'이라고 칭한다. 버핏이야말로 속물과는 거리가 먼 진정한 부자가 아닌가 싶다.

책의 저자는 한국 대기업 회장들이 기업 비리를 무마하고 속죄하는 목적으로 재산의 사회 환원을 발표하는 현실을 개탄한다. 버핏 회장처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에서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잘못을 덮기 위해 재산을 환원하는 한국 기업의 회장들 모습은 씁쓸하기만 하다.

이런 리더들을 보면 그들이 진정 가난하고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하고 있는가에 의문이 생긴다. 리더십 분야의 3대 권위자로 명성을 날리는 미국 링키스 컨설팅의 필 하킨스 최고 경영자는 '진정한 리더는 자신만을 위해 살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리더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대부분 개인적인 목표를 이미 달성한 경우가 많은데, 한국의 리더들은 어리석게 아직까지도 자신의 목표 달성에만 급급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실에서도 정직과 겸손을 지향하면서 세계 최고의 경지에 오른 한국인이 있다. 그는 바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최근 그의 성과와 관련하여 이런저런 논란이 많지만, 그래도 위기의 유엔 사무국을 정상적인 궤도로 올려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가나 출신의 코피 아난 사무총장이 어수선하게 만든 유엔의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반기문 총장의 모습은 그야말로 부지런한 한국인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초기 언론들은 반 총장이 결국은 유엔 개혁에 실패하고 말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았지만, 조용한 가운데 진취적인 개혁을 통해 현재 유엔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도도하고 위엄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반 총장의 수수함에 이들 기자들은 매료되기 시작했다. '뭔가 이루려고 하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고, 반 총장의 진실성을 인정하게 되었다. (중략) 요즘 유엔 기자들은 반 총장의 '열성 팬'이 되었다. 따끔하게 지적할 때에는 날카로운 비판의 칼날을 세우지만,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로 반전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다."

유엔 개혁을 비롯하여 아프리카와 중동의 안정 문제, 북핵 문제 등 반기문 총장이 해결하여야 할 문제들은 산재해 있다. 반 총장은 현재 그 특유의 부지런함과 겸손함으로 모든 일정을 소화해내며 세계 평화의 기둥으로 우뚝 서가고 있는 모습이다.

미래 사회의 리더를 꿈꾸는 젊은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버핏과 반 총장의 긍정적인 모습을 되새기면 좋겠다. 타인을 위할 수 있는 마음, 겸손한 자세, 누구보다 부지런한 태도, 언제든지 공부하는 습관, 노력하면서 자신을 다듬어가는 모습. 두 사람은 다른 인종과 문화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참 닮은 점이 많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의 모든 리더들이 이들과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매년 불거져 나오는 고위 관료들의 부정 축재와 재벌들의 비리, 정경 유착, 뇌물 수수 등의 시끄러운 사건들을 보면서 그들이 진정한 리더가 되고 싶다면 당장 이들의 반만 이라도 닮아 보라고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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