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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출어람'의 제자가 되길

등록|2008.04.30 18:26 수정|2008.04.30 18:26
오래 전부터 전국의 시·도교육청 스승 찾기 코너에 자주 접속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곳을 통해 내가 평소 알고 지내는 교원들의 근무지 이동 상황은 물론 사범 계열을 졸업한 제자들의 교직 진출 여부를 확인하곤 한다. 그만큼 내가 교사이기 때문에 교직의 길을 걷고 있는 제자들에게 유독 관심이 깊은지도 모른다.
 
며칠 전 고3 야간 자율학습 지도를 하는데 제자 한 명이 찾아왔다. 옛 담임선생님께서 야간에 고생한다고 음료와 야식을 준비하여 모교를 찾은 것이다. 이 제자만 보면 특별한 기쁨을 느껴 가슴 뿌듯하다.
 
 4년 전 고3 담임을 할 때 그와 동고동락했던 생활을 잊을 수가 없다. 그의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일찍 돌아가셨고 어머니 혼자 어린 삼남매를 가르치느라 갖은 고생을 하던 중, 설상가상으로 암에 걸려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다가 그 해 9월에 삶을 마감하셨다.

중2부터 어머니 병간호를 하면서도 정기적으로 독거노인을 돕고 교회 초등부 교사가 되어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였다. 또한 동료들이 어려워하는 교과 학습을 성의껏 도와주는 역할도 스스로 자청하였다. 이렇듯 나보다는 이웃과 동료를 배려할 줄 알며 어린이를 진실로 사랑하는 참된 예비교사의 모습을 일찍부터 확인할 수가 있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하였던가. 어려운 환경을 탓하기보다 오히려 꿈을 향해 도전하고 노력하여 교육감 특별전형으로 교육대학에 합격하였으며, 4년간의 학비를 지원받는 영광까지 누릴 수 있었다.

스승의 가르침은 적었지만 스승보다 더 많은 가르침을 주려는 열정으로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빛과 하나된 선생님이 되어 두 달 째를 보내고 있다. 초등교육의 미래를 이끌 준비된 교사이자 제자이기에 항상 소중하고 믿음직스럽기만 하다. 오늘 아끼는 제자이자 동료교사가 된 그를 만나니 교육자의 보람을 한껏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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