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은 요즘 살만한가 봐요?"
[이 사람들이 사는 모습] 요즘 농촌에서는 살기 어렵다는 것은 다 아는데...
강원도 홍천군 화촌면 외삼포2리를 산초울 마을이라고 부른다. 산과 풀로 둘러싸여 있어서 그렇게 부른다는 것이었다. 화촌면 면소재지와 가까이 접한 마을이다. 산초울 마을은 서울에서 국도 44번 도로를 따라 속초 쪽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다. 산초울 마을에는 116가구에, 345명이 살고 있다.
요즘 산초울마을은 외지에서 찾아오는 손님맞이에 바쁘다. 지난해 전국 농촌건강 장수마을 실적평가에서 우수마을로 선정되어 전국에 알려진 산골마을이다. KBS에서 인기리에 방송되는 <6시의 내고향>에도 소개되었다.
기자가 산초울마을에 찾아갔을 때 마을 이장(변해동) 부부와 부녀회원 몇 분은 멀리서 오는 손님맞이 준비에 바빴다. 바쁜 농사철이 시작되었음에도, 부녀회원들은 동네를 찾아주시는 분들의 마음이 더욱 고맙다고 말했다.
▲ 변해동이장방문객들에게 마을이 지향하는 건강 장수 마을의 의의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 이종득
"요즘 농촌에서 살기 어렵다는 것은 다 아는데, 이장님은 살만한가 봐요?"
뜬금없는 기자의 질문에 컴퓨터 앞에서 서툴게 움직이던 손을 내리더니 한숨부터 쏟아냈다.
"살만한 게 아니고, 어쩔 수 없이 살아야 하니까 살고 있는 것인데, 내가 왜 이 짓을 하는지는 정말 생각해봐야 해요."
"무슨 말씀이신지?"
"마을 이장 일 하면 내 일은 거의 포기해야 하는데, 그나마 희망을 갖고 키우던 한우가 지금 똥값으로 떨어질 판인데, 내가 이 짓을 하고 있지만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어요. 말이 좋아 농촌건강 장수마을이지 농촌에 젊은 사람이 있어야 어른들 모시고 재미나게 살 거 아닌가요. 농촌에 젊은 사람들이 살 수 있는 희망이 없는데……."
그때 마을 이장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방문객들이 홍천읍을 막 지나가고 있다는 전화였다. 변해동 이장은 기자에게 '발아현미' 가공 시설이 있는 산초울마을 사무실로 자리를 옮기자고 했다. 방문객들에게 안내할 내용들이 그곳에 있었다.
마을 사무실에는 산초울마을에서 판매하는 "발아현미"는 전량 마을에서 생산된 벼로만 가공되어 지고 있는 자료와 동네의 새농촌건설 자료가 모여 있었다.
방문객들이 관광버스를 타고 나타났다. 변해동 이장은 특유의 환한 얼굴로 방문객을 환영했다.
관광버스에서 내리는 면장님을 비롯한 동네 어른들, 그리고 마을 이장님과 부녀회장님 등은 강원도 산골마을의 전경을 바라보며 "참, 좋다"라고 말했다. 강원도 산골마을을 찾아온 충청도 어르신들은 특유의 지역 사투리로 농촌건강 장수마을에 찾아온 소감들을 이야기 하며 산초울마을에서 재배하고 생산하여 판매하는 "발아현미"에 관심을 뒀다.
▲ 발아현미충청남도 태안의 면장님과 동네 이장 님 등이 발아현미를 직접 살펴보고 있다 ⓒ 이종득
발아현미에 관하여 설명을 들은 방문객들은 동네에서 제공하는 점심 식사를 위하여 강원도 새농촌 건설 우수마을 및 전국 농촌 장수마을로 선정되며 받은 상금(5억원)으로 새로 지은 마을 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 산초울마을마을 회관에서 내려다 본 전경 ⓒ 이종득
점심 식사를 마치고 방문객들은 변해동 이장으로부터 새농촌 건설 사업에 중요성과 성공할 수 있었던 여러 요인들을 들었고, 농촌 건강 장수마을의 의의이 대하여 설명을 들었다.
변해동 산초울 마을 이장은 인간이 오래 살아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 요인은 지역 적 환경문제와 신선하고 영양가 높은 먹을거리 문제를 우리 농촌에서 해결할 수 있어야 우리 민족의 건강한 삶을 후세들에게 물려줄 수 있지 않느냐고 방문객들에게 물었다. 방문객들은 힘찬 박수로 답을 해줬다.
새농촌 건설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는 것을 바라보며 기자는 산초울 마을을 벗어났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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