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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훈민정음 서문 쓰고 어사화 쓰다

경복궁 수정전에서 '훈민정음 서문 쓰기 행사' 열려

등록|2008.05.05 19:57 수정|2008.05.05 19:57

수정전훈민정음 서문 쓰기 행사가 열린 경복궁 수정전 ⓒ 김영조


부모들은 어린이날만큼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놀이공원을 가고 외식을 하며, 게임기를 사준다. 그것이 최소한의 부모 노릇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고민 없는 어린이날 잔치는 과연 바람직한지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때 경복궁 수정전에서는 경복궁관리소(소장 최병선) 주최로 오전 10시 30분 어린이들을 위한 '훈민정음 서문 쓰기 행사'가 있었다.

올해로 3년째 개최되는 이 행사는 자라나는 새싹인 어린이들에게 우리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고, 세종대왕의 백성 사랑을 느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한다. 행사가 열리는 곳인 수정전은 훈민정음 탄생의 산실인 집현전(集賢殿) 터에 세워진 것이다.

참가한 남녀 어린이들 모두는 관리들이 쓰는 모자인 사모와 부녀자의 나들이 모자인 아얌을 쓰고 훈민정음 서문을 정확하게 쓰려고 애썼다. 이날 집현전 대제학으로 분장한 사람은 훈민정음 창제의 뜻과 서문 쓰기를 설명한다. 그리고 집현전 교리로 분장한 사람들은 아이들의 훈민정음 서문 쓰기를 지도했다. 아이들이 서문을 다 쓰면 임금의 어새를 찍어준다.

서문 쓰기 1경복궁 수정전에서 열린 훈민정음 서문 쓰기에서 집현전 대제학으로 분장한 사람이 훈민정음의 의미와 서문 쓰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영조


그런 다음 아이들은 사모와 아얌 대신 조선시대 문무과의 급제자에게 임금이 내리던 종이꽃인 어사화를 쓰고 환하게 웃는다. 부모님들과 기념사진 찍기에 바쁘다.

행사장 한쪽에는 하동정씨 문성공파 종중이 기증한 훈민정음 해례 영인본을 전시하여 어린이들이 훈민정음을 직접 보고 감상할 기회도 있었다. 이날 참가한 어린이에게는 경복궁내 근정전, 경회루, 향원정의 사진이 아로새겨진 크리스털 장식품을 기념품으로 주고, 심사를 통해 우수자에게는 세종대왕 어보, 오목해시계(앙부일구) 모형 따위의 상품을 줄 예정이다.

이날 경복궁에는 많은 부모가 자녀의 손을 잡고 답사를 왔다. 선생님의 수정전 설명을 열심히 듣는 아이들의 눈은 초롱초롱했다. 놀이공원이 아닌 조선의 뿌리를 찾아보는 사려 깊은 부모와 아이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훈민정음 서문 쓰기 행사에 참여한 아이들은 미래의 세종임금이 되지 않을까?

서문 쓰기 2경복궁 수정전에서 열린 훈민정음 서문 쓰기에서 집현전 대제학으로 분장한 사람이 훈민정음의 의미와 서문 쓰기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듣고 있는 아이들 ⓒ 김영조


서문 쓰기 3훈민정음 서문 쓰기 행사에서 열심히 서문을 쓰는 아이 ⓒ 김영조


서문 쓰기 4훈민정음 서문 쓰기 행사에서 열심히 서문을 쓰고 있는 아이들 ⓒ 김영조


서문 쓰기 5훈민정음 서문 쓰기 행사에서 아이가 잘못 쓴 부분을 수정액으로 지워주는 짐현전 교리 ⓒ 김영조


전시품훈민정음, 어보, 오목해시계를 전시해 아이들의 이해를 도왔다. ⓒ 김영조


어사화훈민정음 서문 쓰기 행사에 참여한 한 아이가 어사화를 쓰고 활짝 웃고 있다. ⓒ 김영조


어사화 기념 촬영어사화를 쓰고 부모님과 기념 촬영, 사진은 내금위 군사가 찍어 주었다. ⓒ 김영조


서문 쓰기 6훈민정음 서문 쓰기 행가사 열린 수정전 앞 모습 ⓒ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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