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한 송이가 택배로 왔습니다!
어버이날, 딸아이가 택배(?)로 보내온 장미 한송이에 감동받다
▲ 우편함에 택배가 왔어요!딸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요... ⓒ 김순희
아무튼 가정의 달에 자식을 생각하고, 부모를 그리워하며, 이웃을 둘러보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런 이유들로 인해 생각의 여유를 갖게 되는 것 또한 좋은 일인 듯합니다. 요즘은 바쁘다는 핑계로 어머니를 찾는 일이 줄어들었습니다. 말로는 늘 생각하자고 하면서도 자꾸만 미루어집니다. 하지만 어머니를 향한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 딸아이가 준 예쁜 장미 한 송이.. 장미 한 송이보다 더 예쁜 마음을 읽어요. ⓒ 김순희
"택배요, 김계숙 여사 앞으로 예쁜 꽃 한 송이가 택배로 왔습니다."
어머니께서 환하게 웃으셨습니다. 그렇게 미안한 마음을 웃음으로 채우고, 차 한 잔에 그동안 못다 한 애기들을 했습니다. 어머니는 막내딸에게 사소한 일조차 빠트림 없이 말씀을 하셨고, 막내딸은 그런 주름진 어머니의 얼굴을 마냥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농담을 하시면 웃고, 속상한 일에 대한 하소연은 진지하게 들었습니다.
그렇게 앉아 있는 시간은 왜 그리 빨리 지나가든지, 다시 학교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가야 하는 딸에게 어머니는 또 많은 걸 챙겨주셨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논으로 향했습니다. 부추며, 상추, 마늘, 봄나물 등을 더 챙겨주시면서 서둘러 가라고 하셨습니다. 무겁고 미안한 마음을 뒤로 한 채 돌아섰습니다. 어느새 손은 어머니의 사랑 담긴 채소들로 가득했습니다.
저녁에 남편과 외출을 했다가 딸아이가 올 시간에 맞춰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는 길, 딸아이에게서 급한 전화가 왔습니다. 택배가 왔는데 우편함에서 찾아오라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우편함을 보았습니다. 아! 그 순간, 남편과 할 말을 잊은 채 잠시 서 있었습니다. 그 우편함에 꽂혀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장미 한 송이었습니다.
▲ 누가 가져갈까봐 노심초사...행여나 누가 가져갈까 계단을 오르락내르락 했다나요...무서운 경고네요.. ⓒ 김순희
'자식을 키워봐야 그 부모의 고마움과 사랑을 알 수 있다'라는 옛말을 진실로 믿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자식, 부모 역할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도 그들의 마음은 늘 변함없이 하나일거라 생각합니다. 오월은 참으로 우리에게 많은 걸 생각하게 하고 반성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장미 한 송이가 택배로 전해지면서 난 언제나 어머니의 어여쁜 꽃송이로 살아갈 것이고, 그런 난 늘 딸아이 마음에 담을 수 있는 어머니로 살아가는 것이 내게 있어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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