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저와 함께 싸워주실 거죠?"
13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 아직도 할 말 많이 남은 사람들
▲ 광우병 위험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13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재협상을 촉구하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13일 7번째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사람 수는 적었다. 그러나 아직도 모두 가슴 속에 정부를 향해 외칠 말들이 쌓여있었다. 이날 이뤄진 한미FTA 국회청문회부터 어청수 경찰청장의 촛불문화제 주최 측 사후 사법처리 발언까지 사람들의 울화통을 돋우기도 했다.
"미국의 원론적인 입장발표 정부는 유리하게만 해석한다"
▲ 광우병 위험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13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재협상을 촉구하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오히려 미국의 슈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3일 "미국은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20조에서 요구하는 기준이 충족될 경우 이 규정에 따라 한국이 국민건강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발언한 것을 힘주어 강조하며, 다시 한 번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필요성을 강변하고 있다.
박원석 광우병 국민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은 이날 이를 따끔하게 꼬집었다.
"미 무역대표부는 단지 GATT 20조의 실체를 인정하고 그에 대한 한국정부의 권리를 언급해준 것이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을 때 한국의 금수조치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이 아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를 유리한 쪽으로만 해소하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무역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미국이 또 다른 압력을 가해 금수조치를 풀 가능성도 있다. 그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왔던 미국의 모습 아닌가?"
박 상황실장은 "오는 15일 농식품부의 장관고시가 이뤄지면 부산항에서 묶여있던 미국산 쇠고기 5000톤이 먼저 풀릴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 오는 14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 수만의 시민이 모여 국민의 힘으로 이 정부의 오만함과 방자함을 심판하자"고 말했다.
"촛불문화제에서 나는 희망을 봤다"
▲ 광우병 위험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13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재협상을 촉구하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지난 8일 MBC <100분 토론>의 스타로 떠오른 재미한인주부모임의 이선영씨와 지인이라고 밝힌 대학원생은 자신의 친구가 직접 겪은 일화를 소개했다.
"친구의 이웃에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는 할아버지가 있었는데 그 분께서 '미국에서는 쓰레기로 처리하려는 쇠고기를 다른 나라에 돈 주고 팔려는 정책은 정말 바보다'라고 말한 바 있다고 했다. 지금 우리나라와 우리나라 국민은 국제적인 바보가 됐다."
얼마 전 예비군 훈련을 다녀왔다는 대학생은 "예비군 훈련 중 식사에 쇠고기 반찬이 나왔는데 예비군 190명은 잔반통에 쇠고기 반찬 다 버리고 신병들은 싹싹 긁어먹더라"며 "미국산 쇠고기 문제 많이 아는 것 같지만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으니 더욱 널리 알려야 한다"고 전했다.
또 그는 "촛불문화제에 참가하면서 사람 수가 많아 놀란 것이 아니라 집회가 끝난 뒤 촛농을 닦고 청소하는 이들에게 놀랐다"고 고백했다.
"얼마 전 문화제가 끝난 뒤 촛농을 긁어내고 있는데 여성 한 분이 오셔서 청소하고 있는 분들에게 손을 닦으라며 물티슈를 나눠줬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 물티슈 어디에 썼는지 아시나. 손은 안 닦고 바닥을 다시 깨끗하게 닦았다. 나는 그 때 희망을 봤다."
사람들은 한마디 한마디 마다 환호했다. 그리고 발언자로 나선 17세 고등학생 1학년생이 떨리는 목소리로 "여러분, 저와 함께 내일 맞서 싸워주실거죠"라고 외쳤을 때 사람들은 촛불을 흔들며 "네"라고 응답했다.
한편, 14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집중 촛불문화제는 서울 시청 앞에서 저녁 7시부터 열린다.
▲ 광우병 위험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13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재협상을 촉구하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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