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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롱속 천덕꾸러기 동전 고민이네

경기 의왕시장, 동전 유통없는 지역사회 모델 개발 추진

등록|2008.05.14 14:36 수정|2008.05.14 14:36

▲ 책상 서랍속에 잠자던 동전 ⓒ 최병렬


"집안 장롱이나 책상서랍, 돼지 저금통에서 잠자고 있는 동전이 세상 빛을 볼 수 있도록 지폐로 교환해 가셔요."

10원짜리 동전이 쓸모없는 돈으로 절락하면서 환수되지 못한 채 돼지 저금통이나 책상서랍에서 잠자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하자 한국은행이 5월 한 달을 '범국민 동전교환운동' 기간으로 정해 전국 행정관서와 은행, 새마을금고를 통해 동전 교환 행사를 갖고 있다.

국가생활경제 활동에 크게 기여해 왔던 동전이 상거래 과정에서 그 가치가 하락되며 자연스럽게 휴면동전으로 전락하고, 은행들도 동전 취급을 애물단지로 여겨 동전을 가지고 오는 고객을 반기지 않는 등 수백억원의 국가적 재원이 의미를 상실하고 있다.

이미 1원짜리와 5원짜리 동전은 일반 상거래에서 지급수단으로서의 쓰임새가 사실상 사라져 한국은행에서는 1992년부터 동전 발행 내지는 교환도 하지 않고 있다.

이와관련 경기도 이형구 의왕시장이 "현재 사용하는 동전은 용도에 비해 제조단계부터 낭비적 요인이 크다"면서 유통단계에서 아예 동전 사용을 억제하는 '동전유통 없는 지역사회 모델 개발 추진'을 특수시책으로 찾아볼 것을 강조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가경제 위기극복 절대시책 필요하다

의왕시에 따르면 이 시장은 최근 확대간부회의에서 "범국민적으로 추진중인 동전교환운동을 동전 유통 근절방안을 찾는 시스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의왕시가 국가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국 최초의 선도적 모델이 될 수 있는 시책을 찾아줄 것"을 지시했다.

이 시장은 구체적으로 공공요금 및 각종 세외수입 관련 징수액을 절사나 절상하여 10원, 50원, 100원짜리 동전 유통을 근본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시책 개발과 민간부분의 병·의원·약국료, 택시비 등 사경제 부분에서도 본 시책의 필요성을 적극 인식하여 참여할 수 있도록 특단의 노력을 경주할 것을 당부했다.

이와관련 의왕시 관계자는 "관련 시책 마련과 함께 우선 각 가정에 보관하고 있는 동전이 교환될 수 있도록 동전교환 운동을 추진하고 오는 19일에는 각 부서에서 마련한 '동전유통억제 시책발표회'를 갖고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실행에 들어갈 계획"이라 말했다.

▲ 10원짜리, 50원짜리, 100원짜리 동전도 있네 ⓒ 최병렬


하지만 10원짜리 동전도 엄연한 화폐다.

이에 '유통의 편리성만 따지는 것은 자칫 화폐의 가치를 부인하는 것이며 동전 유통 자체를 근절하는 방안이 과연 국가경제 활성화에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 의문시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장롱속 동전 문제는 고민거리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동전의 원료인 구리와 아연 값이 국제적으로 오르면서 10원짜리 동전 한 개를 만드는 재료비는 20원이며 제작비는 38원으로 배보다 배꼽이 크다. 또 50원짜리 제조비용은 70원, 100원짜리는 100원이 소요된다.

이처럼 동전을 만들수록 국가재원의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고 있으며 지난해 동전을 만들기 위해 400억∼500억원에 가까운 국고재원을 사용하였다. 결국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는 휴면동전이 많아질수록 국민 세금만 축내는 셈이다.

10원 화폐 환수율이 7%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대략 60억개의 10원 동전이 시중에 돌아다녔는데 이는 국민 1인당 120개를 보유한 꼴인 셈이다.

이에 정부는 2006년 12월 18일 예산절감 차원에서 10원짜리 주화를 기존 구리 소재에서 값싼 알루미늄 소재로 새롭게 바꾸고 지름과 무게도 18㎜, 1.2g으로 기존보다 크게 줄였지만 자동판매기나 공중전화기는 새 10원을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점도 낳고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동전을 인건비만 드는 천덕꾸러기로 여기며 교환 자체를 기피하던 은행권에서 동전모으기 행사를 전개하고 무인 동전교환기와 동전 자동입출금기 설치를 확대한 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동전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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