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으로 번지는 촛불... "시군구 74곳에서 개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경과 보고 및 향후 계획 발표
▲ 광위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전면수입반대 국민대책회의 소속 단체 대표자들이 15일 오후 서울 세종로 공원에서 협상무효화 선언문을 채택한 뒤 정부중앙청사까지 행진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지난 6일 전국 1500여 시민사회단체 및 네티즌 모임이 공동주최로 출범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15일 현재 가입한 단체만 1700여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미국산 쇠고기 촛불문화제가 진행된 전국 광역시군구 지역은 총 74개에 달한다. 각 지역의 활동가들은 서울지역보다 적은 숫자이기는 하지만 지역 인구에 비해 많은 수의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충북지역에서 올라 온 신동영씨는 "청주지역에서는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마다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고 가족 단위로 약 300~400명이 모여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병원·학교·공장 구내식당을 광우병 안전지대로 정하고 직장·마을 별로 급식 분석에 들어갔다"며 "음식점에서 원산지 등을 물어보는 '한 마디씩 하기' 운동 등 구체적인 행동 강령을 정하고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지역의 활기도 만만치 않았다. 경남지역의 유동진씨는 "경남 의령군의 인구는 3만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 지난 촛불문화제 때는 1000명이 넘는 군민들이 촛불을 들어 군 전체가 촛불바다를 이뤘다"고 전했다.
벌금 부과하고, 수업 중에 끌고 가고... '촛불 끄기' 나선 정부
▲ '광위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전면수입반대 국민대책회의' 소속 단체 대표자들이 15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부근 공원에서 촛불문화제 전국 상황 보고, 향후 일정 논의, 협상무효화 선언문 채택 등을 논의한 뒤 촛불문화제 전국상황판에 촛불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64개 지역은 회의 결과 74개 지역으로 수정됐다. ⓒ 권우성
비록 정부가 새로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를 7일에서 10일 정도 연기했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다. 5월 26일 또는 27일 정부가 고시를 발표하면 지난해 검역 중단으로 발이 묶여있던 5300톤의 미국산 쇠고기가 당장 시중에 유통된다. 또 6월 5일 현재 한나라당이 과반수를 점하고 있는 18대 국회가 개원하면 새 수입조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정부가 고시 연기 등 시간을 끄는 한편, 모든 수단을 다해 촛불을 끄고자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례로 교육청과 일선 학교 교사들을 앞세워 학생들의 촛불문화제 참가를 차단하는 한편, 전북 전주의 덕진경찰서의 정보과 형사가 촛불시위 집회 신고를 낸 고 3학생의 배후를 조사하겠다며 지난 8일 수업 중에 불러내 추궁한 일까지 드러났다.
게다가 서울시는 지난 14일 촛불문화제를 주최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 "서울광장의 조성목적에 맞지 않는 정치적 성격을 띠어 서울시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를 어겼다"며 60만원 상당의 변상금을 부과키로 결정하기도 했다.
엄마도, 대학생도, 선생님도... 우리는 계속 싸운다
▲ '광위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전면수입반대 국민대책회의' 소속 단체 대표자들이 15일 오후 서울 세종로 공원에서 협상무효화 선언문을 채택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또 농림수산식품부가 만든 미국산 쇠고기 관련 만화를 소개하며 "전국시도교육감회의에서 이를 이용해, 쇠고기 관련 계기교육(학교 교육과정에 제시되지 않은 특정 주제에 대해 교육할 필요가 있을 때 이뤄지는 교육)을 결정했다고 하는데 전교조는 이를 거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원석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역시 "지난 3월 서울광장에서 열린 대학등록금 인하촉구 집회 때도 변상금을 낸 바 있다"며 계속 촛불문화제를 열어 갈 뜻을 분명히 밝혔다.
엄마들과 대학생들도 행동에 나서고 있다. icoop 생협연합회 소속 엄마들은 지난 13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하루 6시간 동안 1인 시위를 하고 있고 대학생들도 현재 47개 대학과 23개 대학 단체들로 구성된 '광우병 대학생 대책위'를 출범시키고 촛불문화제 등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의 행동에 발을 맞춰가고 있다.
강민욱 한국대학생연합 의장은 "광우병 대학생 대책위는 오는 16일 대학생 행동의 날로 정하고 오후 6시부터 보신각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개최한다"며 "앞으로 더 큰 싸움을 위해 대학생들이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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