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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위를 걷는 듯 짜릿하고 아찔해

[슬라이드] 경북 봉화군 청량산을 찾아서

등록|2008.05.16 10:32 수정|2008.05.16 10:36
 화창한 봄날을 만끽하며 안동시내에서 봉화군에 있는 청량산에 가는 버스에 올랐다.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아 청량산 입구에 도착했다. 등산하기 전 보이는 청량산은 겉보기에도 육육봉들이 아름답게 솟아 있었다.

청량산 입구에서 바라 본 청량산 육육봉의 장엄함

ⓒ 문기웅


청량산은 산 아래로 낙동강이 흐르고 산세가 수려하여 예로부터 소금강이라 불렸다. 1982년 8월 봉화군과 안동군 일대 48.76㎢가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경상북도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되었다.

청량사에 가기 위해 선학정에서부터 바쁘게 다리를 움직였다. 길은 포장이 잘 되어 있었지만 조금은 가파른 길이었다. 30분쯤 지났을까. 부처님 오신 날 행사로 화려한 등이 많이 걸린 청량사 입구에 도착했다.

청량산 청량사 일주문을 지나서...

ⓒ 문기웅


청량사는 신라 문무왕 3년(663)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송광사 16국사의 끝 스님인 법장 고봉선사(1351-1426)에 의해 중창된 천년 고찰이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있는 어풍대에서 바라본 청량사

ⓒ 문기웅


청량사 유리보전을 지나 청량정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청량정사는 퇴계 선생을 기리는 수많은 학자들의 학문과 수양의 장소였으며, 1896년에는 청량의진이 조직되어 의병투쟁의 근거지가 되기도 했다.

▲ 경일봉 아래에 위치한 청량정사 ⓒ 문기웅


더운 여름철에도 항상 차가운 바람이 부는 곳으로 그 중간에 최치원이 독서하고 바둑을 즐겼다는 풍혈대와 그가 마셨던 총명수가 있다.

신라 최치원 선생을 느끼며

ⓒ 문기웅


시원한 바람이 부는 풍혈대를 지나 김생이 글 공부를 했다는 김생 굴에 도착했다. 청량산은 볼거리가 많아서인지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이고 모여있지는 않았다.

신라 명필 김생의 공부방신라의 명필 김생이 이 굴 앞에 김생암이라 부르는 암자를 짓고 10여 년간 글씨 공부를 하였던 흔적이 현재까지 남아 있다. 또한 이곳은 김생의 글씨와 봉녀(縫女)의 길쌈이 서로 기술을 겨루던 전설이 어린 곳이기도 하다. ⓒ 문기웅


본격적인 등산을 하고 처음으로 찾아간 봉우리 자소봉과 탁필봉.

청량사를 감싸고 있는 자소봉과 탁필봉

ⓒ 문기웅


생긴 모습이 마치 붓끝을 모아 놓은 것과 같은 탁필봉을 지나 자란봉과 선학봉을 향해 갔다. 그곳에는 자란봉과 선학봉을 잇는 연장 90미터, 통과폭 1.2미터, 지상고 70미터의 국내에서 가장 긴 산악현수교량인 하늘다리가 있었다.

하늘다리는 정말 하늘 위를 걷는 듯 짜릿함과 아찔함을 느끼게 했다. 이 하늘다리를 건너지 않았더라면 청량산에 온 이유가 무색해질 정도로 하늘다리는 대단했다.

청량산 하늘다리2008년 5월 10일에 준공된 청량산 하늘다리 ⓒ 문기웅


하늘다리를 건너 청량산 육육봉 중 가장 높은 봉우리 장인봉에 다다랐다. 정상에서 굽어보면 산 아래는 빼어난 기암절벽들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 눈앞에 펼쳐지는 원근 수 백리의 크고 작은 산맥과 하천들이 연출하는 장관은 예부터 선인들의 아낌을 받아 왔다.

청량산 최고봉인 장인봉

ⓒ 문기웅


푸른 산길을 따라 길게 늘어진 계단을 타고 내려왔다. 마지막으로 본 것은 정말 깨끗하고 맑아보인 청량폭포였다. 비록 인공폭포였지만 그 물은 시원하고 아픈 발마저 다 낫게 하는 듯 했다.

청량폭포청량산 공원관문 500m지점에 있는 인공폭포. ⓒ 문기웅


청량산 등산은 육육봉의 아름다움과 옛 선조들의 자연을 사랑하는 애정을 느끼게 해주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정표가 많이 없어서 산길을 찾기가 어려웠다는 것. 그러나 꼭 한번쯤 와봤으면 하고 추천해주고 싶은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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