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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장시장에 가면 그리움이 묻어난다

[포토 에세이] 내 마음속으로 들어온 풍경

등록|2008.05.16 10:24 수정|2008.05.16 10:24

▲ 서울 광장 시장에 가면 그리움이 묻어난다 ⓒ 윤재훈


광장 시장에 가면 그리움이 묻어난다

                                                          윤재훈(도보여행가, 시인)

광장 시장에 가면
색소폰 부는 할아버지가 있다

시장을 관통해나가는 바람결에
흰머리칼은 흔날리지만,
아직 그 가락에는 힘이 넘쳐난다

색소폰은 낡아 연륜 속에 칠은 벗겨졌지만
그 소리에 시장은 더욱 활기차게 깨어난다

할아버지 색소폰 소리에는 한(恨)이 스며나온다
할아버지 색소폰 소리에는 향수가 묻어난다
할아버지 색소폰 소리에는 바지랑대에 앉는 잠자리처럼
그리움이 걸려있다
꽈당꽈당 말라가는 옥양목 빨래처럼 희게 펄럭인다

막걸리 한잔 한잔에 단내가 묻어난다
옆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정겹다
마을 잔치라도 난 것 같다
왁자한 소리에 묻어나오는 웃음소리
모처럼 사람 사는 것 같다
질펀한 사물놀이 한가락 울려나올 것 같다

할아버지 색소폰 소리가
서울 밤하늘의 공기를 덥힌다
덧붙이는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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