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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개의 혼이 되살아나는 진주로 떠나볼까?

23~25일 제7회 진주논개제 열려

등록|2008.05.20 11:49 수정|2008.05.20 11:49

▲ 남강변의 의암 위에서 논개투신 재연이 펼쳐지고 있다(진주시청 제공) ⓒ 진주시청


이번 주말에는 논개의 혼이 되살아나는 진주로 떠나보는건 어떨까? 사람들은 진주하면 10월에 열리는 남강유등축제를 떠올리지만, 진주의 참모습은 논개제 속에 담겨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에게 기생으로 알려진 논개는 1574년 전북 장수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논개는 기생이 아니다. 원래 양반가의 딸로 태어났으나 아버지의 사망 이후 가세가 기울자 경상우도 병마절도사 최경회의 후처가 된다. 하지만 임진왜란 때 진주성이 함락되고 최경회가 전사하자 논개는 원수를 갚기로 한다.

승리에 취한 일본군이 촉석루에서 잔치판을 벌이는데, 논개가 기생으로 위장해 참석한다. 계획대로 왜장 게야무라 로구스케를 꾀어내어 열손가락에 반지를 낀 손으로 껴안고는 남강에 투신해 왜장과 함께 생을 마감한다.

▲ 지난해 열린 논개제의 의암별제 중 진주검무를 하는 장면(진주시청 제공) ⓒ 진주시청


오는 23일 그 논개의 혼이 되살아나 진주의 주말을 활기차게 만들어내며 나그네를 반기게 된다. 다가오는 23~25일 ‘제 7회 진주논개제’가 진주성 일원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진주 논개제는 왜장을 껴안고 장렬하게 순국한 논개를 비롯한 7만 민·관·군의 호국 충절을 기리고 진주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기획한 진주 고유의 전통예술축제이다.

23(금) 오후 5시 진주성에서 헌다례와 신위순행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오후 6시30분 의암별제가 열리고, 8시에는 개제선언과 논개투신재연이 이어진다. 8시 50분에는 의암 주변 남강에서 수상불꽃놀이가 화려하게 밤을 수놓는다.

24(토)에는 오후 2시에 해설이 있는 진주 무형문화재공연을 시작으로 화포발사 시연, 진주삼천포농악, 배따라기 공연, 논개 투신재현, 논개 음악회가 이어진다.

▲ 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남강으로 투신한 의암 ⓒ 김정수


25일(일)에는 오전 10시 논개 추모 정가공연이 시작되고, 이어서 한국전통 민속공연 널뛰기, 진주어린이스타킹페스티벌, 논개 퍼포먼스, 마당극 논개 등의 행사가 열린다.

동반행사로는 23~27일까지 진양호의 진주전통소싸움경기장에서 전국민속소싸움대회가 열린다. 23~25일까지 경상남도 문화예술회관에서 '제11회 진주 탈춤한마당 행사'가 열리고, '제1회 참진주 참음식 페스티벌', 2008 한·중 문화관광 교류행사인 '석류꽃의 봄' 행사도 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게 된다.

한편 진주성 일원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풍성한 체험행사도 함께 열어 가족나들이객에게 좋은 추억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시대 진주 목관아체험, 인력거 체험, 논개 투신체험, 궁중의상 및 기생복장 입어보기 체험, 논개 상상화 그리기 체험 등으로 논개를 가슴깊이 새기며 호국정신을 다시금 가다듬는 시간이 될 것이다.

▲ 진주성에서 한 어린이가 조선시대 대형총통을 바라보고 있다. ⓒ 김정수


진주에 간다면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곳이 진주성이다. 진주성은 진주시 남성동과 본성동 일원의 남강변에 자리한 성으로 고려 공민왕 때 7차례에 걸쳐 중수되었다고 전한다. 진주성을 대표하는 누각인 촉석루를 비롯해, 순의단, 창렬사, 호국사 등의 부속건물이 들어서 있다.

성곽시설로는 북장대, 서장대, 동장대 등이 복원되었으며, 내성의 둘레가 1.7km, 외성의 둘레가 4km에 이른다.

진주성 내의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으로 자리잡은 진주박물관이 생생한 역사의 증언자가 되어준다. 현자총동, 중완구, 차륜식 토기 등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 3점을 비롯해 임진왜란 관련 유적들이 당시 상황을 잘 전해준다. 촉석루 아래쪽 남강변에는 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뛰어들었다는 의암이 남강의 도도한 물길 위에 단단히 자리잡고 있다.

▲ 남강변에 자리한 안개낀 뒤벼리의 야경 ⓒ 김정수


진주는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다운 도시다. 남강 주변을 수놓은 아름다운 야경이 있어 낭만적인 곳이다. 5~9월까지는 오후 2시부터 밤 10시 30분(3~4월, 10~11월은 1시간 단축운영)까지 음악분수가 춤을 추는데, 역시 밤에 보아야 한결 돋보인다. 진주성 주변의 야경이 특히 좋다. 해가 지고 나면 진주성은 불야성을 이룬다. 촉석문과 진주성의 성벽, 촉석루에 불이 들어오면서 남강 위에 새겨놓는 반영이 좋다.

▲ 남강변에 놓인 천수교의 야경 ⓒ 김정수


진주성의 양 옆에 나란히 놓인 천수교와 진주교도 불을 밝히며 남강위에 또 하나의 다리를 만들어 놓는다.  강변도로가 이어지는 뒤벼리의 야경도 빼놓을 수 없다. 깎아지른 절벽이 남강을 따라 이어지는데, 그 옆으로 강변도로가 길게 이어져 자동차의 불빛궤적과 어우러지는 멋진 야경사진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남강댐이 만들어지면서 형성된 인공호수인 진양호의 야경과 노을도 좋다.

예부터 북평양, 남진주라 할만큼 진주는 음식의 명가로도 알려져 있다. 대안동에서 3대째 진주비빔밥을 내놓는 천황식당(741-2646)의 구수한 밥맛도 잊을 수 없다. ‘한정식 아리랑’(748-4556, www.jinjuarirang.com)의 대장금 상차림은 외국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높은데, 임금님 수라상을 재현한 진수성찬이 펼쳐진다.

▲ 푸짐한 상차림의 진주헛제사밥 ⓒ 김정수


안동 헛제사밥과 달리 해산물이 들어가서 한결 풍성한 ‘진주헛제사밥’(743-3633, 금산면 갈전리)도 색다른 맛이다. 40년 전통의 유정장어(055-746-9235, www.youjung.net)는 민물장어구이와 바다장어구이가 혀끝을 감동시킨다.

숙소로는 진주성 근처 남강변에 자리한 동방관광호텔(743-6550, hoteldongbang.com), 진양호에 자리한 아시아레이크사이드호텔(746-3734, www.asiahotel.co.kr)이 좋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SBS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정수 기자는 여행작가로 홈페이지 출발넷(www.chulbal.net)을 운영중이다. 저서로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진강>, <남성미가 넘쳐흐르는 낙동강>, <주말에 떠나는 드라마 & 영화 테마여행> 등이 있다. 일본어 번역판인 <韓國 ドラマ & 映畵ロケ地 紀行>이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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