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산' 찾아 섬으로 간다
전남 신안 '증도', 소금에 담긴 역사와 문화가 펼쳐지는 소금박물관
▲ 소금으로 만든 게. 소금박물관에서 만났다. ⓒ 이돈삼
소금을 좋아하는 작은 아이 예슬이와 상대적으로 소금을 좋아하지 않는 큰 아이 슬비와 소금 이야기를 하다가 염전 얘기까지 나왔다. 내친김에 염전체험을 해보기로 했다.
최근 다리를 다쳐 거동이 불편한 아이들 엄마를 빼고 슬비와 예슬이랑 집을 나섰다. 가는 길에 조카 혜미가 동승했다. 휴일이어서 그런지 시외로 향하는 자동차 행렬이 꼬리를 문다. 광주에서 나주까지 가는데 평소보다 30여 분 이상 더 걸렸다.
▲ 사옥도와 증도 사이를 잇는 연도교 건설현장. 오는 2010년 이 다리가 완공되면 증도까지 자동차를 타고 드나들 수 있다. ⓒ 이돈삼
▲ 사옥도 지신개선착장을 떠난 철부도선이 증도 버지선착장을 향하고 있다. 저만치 보이는 곳이 버지선착장이다. ⓒ 이돈삼
무안 해제반도에서 '연륙교 같지 않은 연륙교'를 건너 신안 지도까지 들어갔다. 지도(智島)는 논밭이 많은 탓에 섬인지 뭍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아이들은 진즉부터 배가 고프다고 야단이다. "뭘 먹고 싶냐?"고 물었더니 이구동성으로 "자장면"을 외친다. '이 섬에 자장면 파는 곳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일단 찾아보기로 했다. 아이들과 함께 온 만큼 의견을 존중해주는 건 당연한 일이다.
차를 몰고 버스터미널과 읍사무소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중국집을 찾을 수가 없다. 20여 분을 헤맸을까, 거의 포기할 때쯤 재래시장 골목에 중국집 간판이 하나 보인다. "저기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탕수육에다 자장면까지 차분히 먹고 지신개선착장으로 향한다. 지도재래시장에서 '연도교 같지 않는 연도교' 하나를 건너니 송도. 거기서 또 '연도교다운 연도교'인 사옥대교를 건너니 사옥도다. 증도행 철부도선을 타는 지신개선착장까지는 10분 정도를 더 가야 한다.
▲ 철부도선을 놀이터 삼아 놀고 있는 슬비와 예슬이, 혜미. 도선 갑판에 있는 거울에 비친 모습이다. ⓒ 이돈삼
▲ 소금박물관. 소금에 얽힌 역사와 문화를 모두 보여준다. ⓒ 이돈삼
30여 분을 기다리다 승선을 할 수 있었다. 철부도선에 차를 싣자마자 아이들은 배의 갑판으로 올라가 온몸으로 바다를 만끽한다. 그것도 잠시, 갑자기 서로 쫓고 쫓더니 나중에는 숨바꼭질한다. 그 사이 배가 증도에 도착, 버지선착장에 뱃머리를 대고 있다. 지신개선착장을 떠난 지 15분가량 된 것 같다.
버지선착장에 내리자마자 짭짤한 소금 맛이 오감을 파고든다. 염전이 드넓다. 저편 끝이 아스라할 정도다. 면적이 자그마치 463만㎡(140만평)나 된다. 수십 동의 소금창고도 염전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다. 염전과 어우러진 창고가 한 폭의 그림 같다. 이국적인 느낌까지 준다.
염전체험에 앞서 둘러보는 곳은 소금박물관. 오랜 기간 소금창고로 쓰였던 건물을 개조해 만들었다. 소금에 담긴 역사와 문화가 펼쳐진다. 프랑스혁명의 도화선이 된 소금, 소금 때문에 왕이 된 광해군 이야기 등 인류와 함께했던 소금의 역사가 재미있다.
▲ 슬비와 예슬이가 소금박물관에서 박선미 학예연구사로부터 소금에 대한 얘기를 듣고 있다. ⓒ 이돈삼
▲ 태평염전. 염전과 소금창고가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 이돈삼
▲ 슬비와 예슬이가 염전을 따라 난 길을 거닐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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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체험권도 박물관에서 산다. 체험비용은 일반 3000원, 학생 2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