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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도서관은 모두 몇 개가 있을까?

'디지털 시대의 리더, 변화하는 도서관' 세미나 내용 정리

등록|2008.05.23 15:31 수정|2008.05.23 15:31
도서관은 수십 세기에 걸쳐 인류가 이룩한 경험과 영감이 축적되어 있는 지식의 원천이다. 고대 로마시대 황제들은 궁전이나 신전 외에도 공중목욕탕에 시민들을 위한 문화시설로 도서관을 함께 만들기도 했다. 로마 공공도서관의 기원은 바로 이 목욕탕에서 찾을 수 있다.

수십 세기에 걸쳐 한 국가의 지력(知力)의 원천이 되어 온 도서관. 도서 수장능력이나 사서운영시스템, 도서관 수에 의해 한 국가의 지력의 차이가 발생하고 문화의 질이 달라진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의식과 이를 이끌어 가는 도서관의 노력이다.

21세기 지식·정보시대를 맞이해 공공도서관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책이나 논문, 기타 출판물 등의 수장물이 이젠 여러 종류의 디지털 자료까지 담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구글이나 일반 검색사이트에 빼앗긴 정보검색 영역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여전히 부족한 공공도서관 인프라 확충과 운영시스템 정비도 시급한 과제다.

<디지털 시대의 리더, 변화하는 도서관> 세미나지난 5월 16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디지털 시대의 리더, 변화하는 도서관> 세미나. 한국도서관협회. 한국전자출판협회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후원. ⓒ 유태웅


국내 도서관 향후 5년의 정책방안과 최근 공공도서관 실태

2007년 말 기준 현재 우리나라는 문고를 포함해 총 1만7000여 개 도서관이 있다. 공공도서관은 607개. 우리나라 공공도서관 정책 방향은 지역사회 중심의 생활밀착형 공공도서관 운영과 확충이다. 오는 2013년까지 매년 50개씩 확충해 공공도서관 900개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2007년 말을 기준해 도서관 1개당 봉사할 수 있는 인구수치에서 미국 3만5000명, 일본 4만8000명에 비해 우리나라는 8만7000명으로 여전히 도서관 접근성 향상 및 서비스 환경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학교도서관은 모두 5409개(전국적인 학교수는 1만1590개 교), 580명 사서가 배치되어 있어 전체 사서 배치율은 5%에 그치고 있다. 또한 2007년 말 기준해 문고를 포함해 총 1만7000여 개 도서관이 있지만, 사서수는 1만7000여 명. 전체적으론 1대 1이지만, 실상은 사서가 없는 도서관도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도서관 정책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2002년 8월에 수립된 문화체육관광부 도서관발전종합계획(2003~2011)에 의해 공공도서관을 중심으로한 발전계획이다.

또 하나는 교육과학기술부 학교도서관 활성화 종합방안(2003~2007)에 의해 학교 도서관의 기본시설 및 장서확충과 전문인력 배치 등에 목표를 두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매년 약 50여 개 공공도서관이 생겨 총 235개가 확충되었다. 그러나 수장자료는 OECD 국가 중 여전히 낙후된 것이 현실이다.

국립디지털도서관 조감도현재 국립중앙도서관 앞 광장에 건설 중인 국립디지털도서관. 지상3층, 지하5층 연면적 38,013㎡규모로 오는 12월 완공예정 ⓒ 국립중앙도서관


도서관에 관심이 많았던 통합민주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

공공도서관 정책에 큰 변화의 계기가 된 것은 지난 2006년 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공도서관 정책현황 및 발전방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면서부터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는 도서관 정책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통합민주당 이미경, 신기남 의원이 중심이 되어 '도서관법'이 전면 개정되어 2006년 10월 4일 공포, 2007년 4월 5일 발효되었다. 개정된 '도서관법'에 따라 2007년 6월 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도서관정보정책기획단이 설립되고 '도서관발전종합계획안(2009~2013)'을 수립하게 된다.

이 계획안은 ▲국가 지식정보 활용을 위한 국가도서관체계 재정립 ▲교육, 학술연구 핵심지원센터로서의 대학, 전문도서관 진흥 ▲도서관 인력의 전문화 및 관련제도의 선진화 ▲지식정보 확산 및 공유를 위한 U-Libray구현 ▲정보기술기반의 미래형 첨단 도서관 기반 조성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은 OECD 국가 중 장서량 12위. 5년 뒤엔 이를 8위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오는 12월 완공예정인 국립디지털도서관은 윗부분은 디지털자료 중심이지만, 아랫부분은 아날로그 자료를 위주로 약 1200만권까지 수장할 수 있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은 670만권 수장능력.

정보기술 기반의 미래형 첨단 도서관 기반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국립디지털도서관은  현재 국립중앙도서관 전면광장에 지상 3층, 지하 5층 연면적 3만8013㎡ 규모로 건설되고 있다. 현재 전체 공정률은 63% 선.

또한, 도서관 인력의 전문화 및 관련제도의 선진화와 관련해선 주제전문사서제도 도입과  국가 사서자격시험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공도서관 사서 및 학교도서관 사서교사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도서관발전종합계획안'은 우리나라 196만명 장애인 가운데 후천성 장애인이 매년 7.7% 증가하고 있는 실정에서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모든 장애유형별로 도서관 서비스 체제를 활성화해 지식정보격차를 해소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도서관발전종합계획안'은 앞으로 관계부처 협의와 국민 의견수렵과정을 거쳐 올해 중반기 계획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디지털 시대의 리더, 변화하는 도서관>세미나이날 세미나는 전국 각 도서관의 사서 등 약 2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3시간 30분 동안 진행되었다. ⓒ 유태웅


디지털 시대가 요구하는 디지털도서관(DL, Digital Library)

수십 세기에 걸쳐 한 국가의 지력(知力)의 원천이 되어 온 도서관. 21세기 지식·정보시대를 맞이해 전통적으로 책이나 논문, 기타 출판물 등의 수장물에서 이젠 디지털자료 수장시대를 맞이했다. 요즘엔 대부분 도서관들이 홈페이지를 운영한다. 오는 12월엔 국립디지털도서관이 완공된다.

정은경 이화여자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이러한 디지털시대에 도서관 홈페이지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문제를 지적한다. 이용이 어렵고 이해하기가 어려워 사용자들이 정보나 자료를 도서관에서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용자들의 정보요구에 있어 전통적으로 도서관에서 행해지던 질의와 검색사이트상에서 벌어지는 웹질의간의 유사도는 49%. 검색사이트에서 찾는 질문의 절반이 예전 도서관에 와서 했던 질문과 동일하다는 조사결과다.

사용자들은 웹페이지를 방문했을 때 사전에 교육받기를 원하지 않는 속성이 있다. 곧바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요즘 도서관 홈페이지는 사용자들에게 익숙치 않다. 따라서 대부분 구글검색이나 일반 검색사이트를 이용해 궁금증이나 숙제를 해결한다는 지적이다.

디지털도서관(DL, Digital Library)에 대해선 아직은 연구가 미흡하다고 본다. 하드웨어나 네트워크 등 기술적인 수준은 국내가 최고이지만, 이를 운용하는 사람이나 운용자의 정보처리수준, 콘텐츠 수준은 매우 부족하다는 평가다.

경기도사이버도서관은 지난 2001년부터 시작해 경기도 내 50여 공공도서관의 자료를 통합하는 측면에서 2004년부터 디지털자료 등을 수집, 운영하고 있다. 이 도서관의 송재술 사서는 디지털 자원의 서비스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몇 가지를 주문한다.

▲도서관 측면에서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최신 매체에 대한 기술을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자리 매김 ▲제작사나 유통업체 측에서는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전하고 새로운 기술개발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 ▲ 디지털 자원이 고전 매체에 대해 갖고 있는 장점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이다.

또한 전자책, 오디오북, 웹DB, 전자저널, 영상·음향자료, E-러닝 등 디지털자원으로서 다양한 유형과 디지털자원의 태생적 특징인 무한 복제성을 감안해 우선 제도적인 면에서 '뷰어', '인증방식', '데이터관리에 대한 표준'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앞서가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새로운 디지털 자원의 물결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환경도 중요하지만, 정작 이용자들이 바라는 것은 내 주변에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있고, 많은 책들을 자유롭게 볼 수 있으며, 필요한 정보를 도서관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게 되길 더욱 바랄 것"이라는 지적을 빼놓지 않는다.
덧붙이는 글 '디지털 시대의 리더, 변화하는 도서관' 세미나는 지난 16일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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