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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 막으려는 젊은이들 격려하려고 왔다"

촛불집회 참석한 할머니들, '어머나' 개사곡 맞춰 춤... 대전역 광장이 '들썩'

등록|2008.05.24 09:23 수정|2008.05.24 09:23

▲ 할머니들로 구성된 대전 '섬나의 집 노인참여 나눔터' 회원들. ⓒ 심규상

▲ 촛불문화제에서 젊은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나왔다는 대전 '섬나의 집 노인참여 나눔터' 회원들. ⓒ 심규상

'어머나∼ 어머나∼ 미국소 안돼요/공무원 쇠고기 들어 온데요/안돼요 왜 이래요 속지 말아요/광우병 걸린 미국소는 안돼요/안전하다 우기는 MB지만 못 믿겠는걸요/실토하면 없는 걸로 해주려 했지만….'


23일 밤 대전역 광장은 박수갈채와 함성으로 들썩였다. 박수갈채를 받은 주인공은 10여 명의 할머니들. 대전 빈들장로교회에서 운영하는 '섬나의 집 노인참여 나눔터' 회원들이 그들이다.

이들은 장윤정의 노래 '어머나'를 개사해 만든 '어머나 어머나 미국소 안돼요' 노래에 맞춰 율동을 선보였다. 순간 이날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칠순을 앞두거나 넘긴 할머니들의 유연한 몸놀림과 어린애 같은 수줍은 율동이 관중들을 사로잡은 것.

이들은 관중들에게 "젊은 사람들이 연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막기 위해 애쓴다는 얘기를 듣고 힘내라고 격려하기 위해서 나왔다"라며 "대한민국이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젊은이들이 조금만 더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쏟아지는 환호성과 박수갈채에 답하기 위해 예정에 없던 즉석 앵콜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300여명이 참여했다. ⓒ 심규상

이날 촛불문화제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문이 화두가 됐다. 한 참석자는 "이명박 정부가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한마디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고 바지에 x싼 뒤 화장실 가겠다는 얘기와 같다"고 꼬집었다.

대전 서구 도만동에 있는 모 중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신 아무개 학생은 "하루 전부터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가 화제가 돼 그 내용을 유심히 살펴보았다"라며 "하지만 유감 표명 외에 아무 것도 바뀐 게 없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할 수 없어 또 다시 촛불을 들기 위해 대전역으로 나왔다"며 "재협상이 이루어질 때까지 끝까지 촛불을 들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충남 홍성(복계 주차장)과 충남 예산(예산 분수광장), 공주(신관동 4거리), 아산(역전 앞)에서도 각각 촛불집회가 열렸다.

주말인 24일에는 대전역광장을 비롯해 충남 연기(조치원역광장), 서산(시청 앞), 부여 (버스 터미널앞)에서 각각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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