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 알의 쌀도 바닥...대량 아사 초기 단계"
좋은벗들, 정부에 식량 20만 톤 대북긴급지원 촉구
▲ (사)좋은벗들이 26일, 중구 대한출판문화회관에서 언론을 상대로 <2008 북한사회동향 보고회>를 열어 북 식량난 실태를 밝히고 정부에 식량 20만톤 긴급지원을 촉구했다. 사진은 법륜 이사장. ⓒ 이철우
북이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민간단체들이 이명박 정부의 '요구하면 준다'는 정책을 비판하며 대북식량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좋은벗들(법륜 이사장)은 26일, 서울 중구 대한출판문화회관에서 언론을 상대로 <2008 북한사회동향 보고회>를 열어 북 식량난 실태를 밝히고, 6~7월 긴급구호를 위해 필요량 60만톤 가운데 정부가 20만톤(보리·옥수수·밀가루 등 서민층 주식)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륜 이사장은 북의 현 상황을 '대량아사 초기단계'로 규정했다. 그는 "곡창지대인 황해도·평안남도가 집중호우에 큰 수해를 입었기 때문에 지난해 식량 생산량이 250만톤으로 전년에 비해 30만톤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북이 밝힌 식량생산량보다 더 낮은 수치다. 북은 식량생산량이 300만톤이며, 수입30~40만톤을 포함하면 330~340만톤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북의 발표대로라도 최소필요량 466만톤에서 126~136만톤이 부족하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북의 지난해 곡물 생산량을 300만톤 안팎으로 추산하여 166만톤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통일부는 생산량 401만톤, 부족량 100만∼110만톤으로 추산한다.
▲ “한 알의 쌀도 이제 없다. 바닥이 났다. 이건 현실입니다.” (사)좋은벗들이 공개한 북 지방중앙간부의 식량난 증언. ⓒ 이철우
그는 또한 식량부족은 일부지역·계층만의 문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식량분배 1순위(당 중앙기관, 각급당위원회 소속 구성원 등 100만명), 2순위(군대를 포함한 기타군사인원 150만명)도 굶지는 않지만 하루 500g으로 배급이 줄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배급이 중단된 바 없는 3순위 군수공장근로자 50만명과 4순위인 일반기업 노동자(의사·교사 등) 600만명(각각 250g, 100g)이 영양결핍과 아사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반면, 농민 800만명은 식량배급 대상이 아니라 농업생산자로서 정해진 분배(하루 500g)를 받으며 노력에 따라 현물과 현금분배를 받고 있다.
그는 "심각한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북한 당국은 외부에 이러한 구차한 사실을 숨기고 있고, 우리 정부도 외면하고 있다"며 "국정원이 북의 심각한 식량난을 모른다면 그들의 소임은 도대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좋은벗들은 이날 평양 중앙중간간부와 지방중간간부, 이른바 탈북 학생의 영상증언을 공개하기도 했다. 법륜 이사장은 이와 관련, "이들의 목소리가 나가면 처형당한다"며 언론에 모자이크 처리와 음성변조를 요구했다. 탈북학생을 제외한 영상은 동의를 받지 않고 임의로 찍은 것이다.
▲ 이날 <2008 북한사회동향 보고회>에는 방송사, 종이신문, 인터넷신문 등에서 50여명이 참가했다. ⓒ 이철우
한편 좋은벗들 자매단체인 국제구호단체 한국JTS(법륜 이사장)는 '6월 북한아사 긴급구호 캠페인' <미안하다 동포야!>를 1주일간(26~31일) 벌인다. 캠페인은 매일 낮 2시 전국 12개 지역에서 동시 실시한다.
제이티에스는 26일, 전국동시 시민홍보캠페인 선포식에 이어 27일 부산항에서 함경북도와 양강도에 밀가루 200톤(1만 포대)를 실어 보낼 예정이다.
밀가루 200톤은 함경북도 육아원, 애육원, 초등학원, 중등학원, 농아학교, 종성학원, 라선어린이집과 회령시 양로원노인들과 양강도 헤산시 어린이집에 전달한다.
함경북도는 지난해 JTS에서 식량·내복·외투와 비료·비닐 등을 지원하고 직접 모니터링했던 곳이다.
기독교사회책임·한국복음주의협의회·우리미족서로돕기운동·월드비전·국제기아대책기구 등 16개 단체들도 지난 21일 ‘대북식량지원 긴급행동’을 결성 매칭펀드를 만들어 북을 지원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민간기구 1+정부 9)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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