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마다 3년 동안 이불 덮어 키운 해당화에요
백운산 자락 진틀마을 김차진 할머니의 들꽃 사랑
산중에 핀 해당화
▲ 해당화활짝 핀 해당화 꽃향기가 참 좋습니다. 은은함이 찔레꽃 향을 닮았습니다. ⓒ 조찬현
낮에는 벗겨주고 밤이면 덮어주고, 할머니는 그렇게 백운산의 해당화를 밤마다 이불을 덮어서 키웠답니다.
"첨엔 뭣도 모르고 그냥 놔뒀어. 그래서 한 번 실패하고 그 다음부터는 해당화가 겨울에 얼어 죽을까봐 3년을 이불로 싸서 키운 거예요. 손님들이 분양을 많이 해갔어. 해당화보고 다 좋아라고 그래, 산중에 있다고 희한하다고…."
활짝 핀 해당화 꽃향기가 참 좋습니다. 은은함이 찔레꽃 향을 닮았습니다.
깨진 항아리에서 패랭이꽃이...
▲ 패랭이꽃패랭이꽃이 앙증맞게 꽃을 피워냈습니다. ⓒ 조찬현
하늘매발톱은 꽃잎 뒤쪽에 있는 꿀주머니가 매의 발톱처럼 생겼습니다. 꽃봉오리는 스님들이 사용하는 목탁처럼 보입니다. 보라색이 감도는 푸른 꽃잎과 끝부분의 흰색이 어우러진 꽃잎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하늘매발톱이라는 이름에서 풍기는 이미지와는 달리 볼수록 신비감이 듭니다.
노란 애기똥풀은 까치다리라고도 부르며 시골 마을 근처의 풀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입니다. 위장병과 배가 아플 때 진통제로 사용하며 발목을 살짝 접질렀을 때 잎을 찧어 바르면 잘 낫는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바위에 붙어사는 부채 손은 "비가 오면 펴지고 햇빛이 들면 고사리처럼 옹글옹글 오므라들어"라고 말합니다.
할머니의 텃밭과 들꽃정원에 핀 아름다운 꽃들
▲ 양귀비꽃눈이 부실정도로 화사한 자태를 뽐내는 꽃양귀비 ⓒ 조찬현
▲ 민들레 홀씨바람이 불면 민들레 홀씨는 온 세상으로 퍼져 나갈 것입니다. ⓒ 조찬현
"완전 약이야. 닭에도 넣어 삶아먹고 한약재로 많이 쓰여."
금낭화는 경북의 어느 절에서 가져왔는데 그곳은 여승들만 사는 2층절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찰 이름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화사한 자태를 뽐내는 꽃양귀비는 올봄 광양의 꽃축제에서 4천원에 구입한 건데 꽃대가 계속 올라오면서 꽃이 핀다며 즐거워하기도 합니다.
백운산에서 자생하는 산마늘 꽃과 노란붓꽃, 딸기 꽃은 할머니가 심은 것이 아닌데 저절로 나 꽃을 피웠다고 합니다. 텃밭에는 고들빼기 꽃과 보라색 감자 꽃도 피웠습니다. 할머니의 텃밭과 들꽃정원에는 지금도 지천에 아름다운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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