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소중한 촛불, 차분하게 당당히 지켜냅시다!

[주장] 참고 기다리자, 흥분하면 결코 이길 수 없다

등록|2008.05.29 10:38 수정|2008.05.29 10:38

"촛불아 모여라!"26일 청계광장의 촛불문화제 ⓒ 김이구


"친애하는 국민여러분"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국민여러분 사랑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국민'은 과연 누구일까요? 실체가 있는 우리들을 일컫는 말일까요?

천만의 만만의 말씀입니다. 정치인들의 입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나오는 습관적인 말 '국
민'은 이미 죽었습니다. 단지 그들의 세치 혀를 타고 나오는 '국민'이란 단어는 사전속에서
는 검색이 가능한 말입니다. 금수강산 한반도의 어디에도 존재하지 아니한 허구의 국민들
이 바로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찾아내고 표를 얻어 당당한 권력과 부(富)를 보장받는 것
입니다. 선거판이 걷혀지는 순간 그 국민은 바람과 함께 사망 또는 실종되어 그 형체가 사
라집니다.

현정부와 같은 피를 나눈 이 나라 보수 정당은 1980년 빛고을 광주에서 수천의 목숨을 유린하였고, 또 수조원의 괴자금을 자기 호주머니에 넣고도 "내 지갑엔 단 돈 29만원 밖에 없
어, 법대로 해"라고 당당한 강변을 늘어놓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공화국이란 별칭을 단 재
벌과 싸우고 있는 김용철 변호사의 경우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얼마나 고단한 싸움과 지
루한 전쟁을 벌이는지 국민 모두가 똑똑히 목격하고 있다.

▲ 촛불문화제(청계광장 26일) ⓒ 김이구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모든 권력은 국민들이 아닌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지난 대선의 결과로 대한민국 국민인
이명박씨가 대통령으로 당선 되었다. 따라서 "모든 권력은 이명박으로부터 나온다." 이것
이 바로 오늘날의 현실이다. 인정할 것은 분명히 인정하자. 다만 인정하지 않으려 할 때는
지루하고 답답하지만 참고 견뎌내야 하는 인내를 국민들의 몫으로 떠안은 것이다.

투쟁 투쟁 투쟁!
지금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때가 아니다. 합법적으로 국민들의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

청계광장의 촛불문화제! 제주도 바닷가의 촛불문화제!
이것만이 우리 국민들의 뜻을 가장 합법적이며 명확하게 권력자들에게 알리는 방법이다.

길거리로 차도로 청와대로 가서 소리치면 이 싸움은 반드시 진다. 앉아서 차분하게 더 명
확하게 우리의 뜻을 전하고 알려야 한다. 침묵도 승리의 한 요인일 수 있다. 묵묵히 두 주
먹에 힘을 주고 가슴을 치는 국민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들의 불굴의 의지와 힘은 참으로
소중하고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

촛불문화제청계광장의 흥겨운 무대(26일) ⓒ 김이구


'흥분하는 자는 어떠한 싸움에서도 반드시 진다'고 했다. 질 수밖에 없는 요인은 단 하나
이다. 오버하는 행위, 즉 '불법'이란 올가미에 쉽게 빠지고 그 불법의 '덫'에서 이길 수 있
는 찬스를 놓이기 때문이다.

'빨리 빨리...'로 맹훈련된 대한민국의 시민들께 "기다립시다. 참읍시다" 이렇게 고한다면
당장 뺨맞을 일이겠지만, 그래도 참고 기다리며 앉아서 촛불을 밝혀야 한다.

촛불의 힘은 위대하고 참으로 숭고하다. 더 여유롭게 더 길게 앉아서 우리의 소중한 촛불
을 지켜내고 밝힙시다. 우리 국민들 모두가 너무나 위대하고 숭고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깁니다. 반드시 이깁니다.

"환한 희망"촛불 하나의 힘은 결코 약하거나 외롭지 않다(26일 청계광장) ⓒ 김이구


지금 이순간에도 청계광장에서 국민의 건강과 미래를 위해 헌신하는 모든 분들께 고개숙
여 죄송함과 함께 존경을 표합니다.
덧붙이는 글 김이구 기자는 '건강한 도림천을 만드는 주민모임'의 자원활동가 입니다.
Homepage_ http://www.dorimchu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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