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촛불전주 오거리 광장에서 촛불을 든 학생과 시민들 ⓒ 최종수
촛불문화제는 이명박 정부 취임 100일 실정 성토대회를 방불케 했다. 1부 촛불문화제는 민주노총 전북본부 결의대회로 막을 올렸다. 350여 명의 노동자들이 "이병렬 동지 쾌유기원,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공공부문 사유화 반대, 학교 학원화 저지"를 위한 결의를 다졌다.
다음 발언대에 나온 김지성 전교조 전북지부 정책실장은 "자립형 사립고 100개를 신설한다고 하는데 1년 학비가 최고 3000만원에서 1500만원이 들며, 부자 자녀들만 다니는 자립형 사립고 때문에 고교 등급제를 실시하려고 한다"며 "자립형 사립고를 보내지 않으면 좋은 대학에 갈 수도 없는 사회, 가난이 대물림 되는 사회가 될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양극화 교육정책에 쓴 소리를 더했다.
▲ 결의대회민주노총전북본부 소속 노동자들의 결의대회 ⓒ 최종수
제일 큰 박수를 받은 삼행시는 "광-우병 정국을 만들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우-리나라를 미친 소로 말아먹을 건가요, 병-들어 죽기 싫어요, 당신이나 드세요"였다. '국민이 뿔났다!'는 티셔츠를 선물로 받은 또다른 글은 "이명박 대통령 각하님 정말 죄송합니다. 이명박이라는 단어가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욕이 되었습니다"는 문자가 선정됐다.
수업 한 시간을 빠지며 학생들과 함께 왔다는 최명희 수녀(군장대 사회복지학과)는 "미친 소와 한미FTA가 나와 너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며 말문을 열고 "미친 소를 청와대만 보내지 말고 백악관에도 보내자"는 제안을 해서 함성의 갈채를 받았다. 최 수녀는 "내일은 진안에서도 촛불문화제가 열릴 것"이라고 말하고 연단을 내려갔다.
▲ 촛불촛불과 휘날리는 태극기 ⓒ 최종수
대학생을 대표해서 연단에 오른 유태희(전북대2년)씨는 "많은 학생들이 이자 7% 학자금 받아 공부하지만 취업을 하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는 공무원마저 감축하려고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유씨는 자신도 "장학금을 받지 않으면 다음 학기 등록을 할 수 없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이고 말았다. 또 "고3처럼 공부를 해도 많은 청년들이 1~2년 만에 그만 두어야 하는 88만원 비정규직밖에 없는 현실을 바꾸자, 청년이 역사를 다시 쓰자"라고 청년들에게 당부해 많은 눈물의 박수를 받았다.
사복 차림으로 연단에 오른 이빛나(성심여고) 양은 "저희들의 촛불이 어른들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촛불문화제에서 보았다"고 말하고 "지난 대선 때 투표율이 낮아 학생들까지 나와서 뒷수습하는 대통령을 당선시킨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어른들을 질책하기도 했다.
▲ 성토유태희(전북대2년)씨와 이빛나(성심여고) 양이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 최종수
매일 밤 촛불문화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이유리(전주대)씨가 마지막 발언대에 올라 "대다수 국민들이 하루하루 살아가기 힘든 세상인데 촛불까지 들게 한다"며 "민중의 넋이 주인 되는 참세상 자유 위하여 함께 촛불을 들자"며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를 목청껏 함께 불렀다.
9시 20분경 촛불문화제는 끝났다.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주축이 된 자원봉사자들이 쓰레기를 분리수거했다.
촛불을 들고 시국을 성토했던 학생들과 시민들,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가는 부모들은 이구동성으로 "정부고시가 곧 발표될 것 같데, 그날은 모두 모두 손잡고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오는 거야!"라는 결의를 다지며 집으로 향했다.
▲ 촛불아빠와 두 딸도 촛불을 들었다. ⓒ 최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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