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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천 장관 지지한 지자체장은 주민 앞에 사죄하라"

충북전공노, 정 장관 지지서명 지자체장 '영혼 없는 공무원' 비난

등록|2008.05.29 16:09 수정|2008.05.29 18:27
전국공무원노동조합충북지역본부(이하 충북전공노)는 지난 28일 "선출직 공무원으로서 자기 시, 군민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단체장들이 당장 눈앞의 보조금에 눈이 어두워 농업, 농민 말살정책에 찬성하는 관제 친위 서명에 그 이름을 올렸다"며 "정운천 장관 지지서명에 참여한 도내 시장, 군수는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고 이들을 맹비난했다.

또 충북전공노는 "예산이 열악한 시, 군일수록 정부의 지원금에 목마를 수밖에 없고, 중앙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가장 비난받아야 할 대상은 지원금을 미끼로 지방자치단체장을 압박한 농림수산식품부다"며 충북도내 6개 지자체장과 함께 농림식품부도 싸잡아 비난했다.

더구나 이번 사태는 "'내 편 들어주면 돈 줄께'라는 식의 시정잡배조차 차마 부끄러워 입에 담기 어려운 짓이었다"며 "중앙부처의 부도덕과 후안무치가 어느 수준까지 전락했는지를 극명히 보여줬고, 국민 혈세인 정부 교부금을 마치 자신들의 주머닛돈인 양 멋대로 집행하며 지방자치단체의 자주성을 훼손해온 정부의 작태가 더 이상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놨다.

충북전공노는 "정 장관 지지서명에 참여한 지방자치단체장들을 해당 지역 주민들이 어찌 믿을 수 있냐"고 반문하며 "(지지서명에 참여한 각 지역의 지자체장들은) 지역주민의 이익을 배반했다는 사실을 겸허히 인정하고 지역 주민들 앞에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이 단체는 "돌이켜 보면 오랜 시간동안 하위직 공무원들은 자의반 타의반에 의해 권력의 시녀, 정권의 하수인으로 살아온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러한 현실을 타파하고,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진정한 공복으로 거듭나기 위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깃발을 올렸고 (그 동안) 정권의 모진 탄압 속에서도 그 깃발을 지켜왔다"고 피력했다.

한편 지난 23일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전국 시장, 군수, 구청장 초청 국정설명회에 참석해 국회에 제출됐던 '정 장관 해임건의안 반대, 정 장관 지지 서명'에 동참했던 충북도내 지자체장은 김호복 충주시장(한나라), 엄태영 제천시장(한나라), 김동성 단양군수(한나라), 임각수 괴산군수(무소속), 이향래 보은군수(민주당), 정구복 영동군수(선진당) 등 6명이었다. 하지만 지지서명에 참여했던 임각수 괴산군수는 괴산지역 농업인단체가 거세게 반발하자 지지서명 문건 2장을 직접 불태우고 사과했다.

또 임 괴산군수는 26일엔 모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농식품부 차관과 국장 등이 세 차례 이상 전화를 걸어와 지지 서명을 했다. 안 하려고 했지만 농식품부 관계자들이 '대감이 나 좀 살려줘. 대감이 아니면 누가 살려주겠어"라고 말해 "농식품부의 부탁 아닌 부탁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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