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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문화제, 치밀하게 준비한 거 '맞다'"

[댓글 늬우스 18] "이명박 정부는 친미정권 아닌 반미정권"

등록|2008.05.30 12:10 수정|2008.05.30 15:31
"장관고시(長官高試): 사법고시, 행정고시처럼 고시(高試)를 통해 장관을 뽑는 제도. 어중이 떠중이에게 장관자리를 줄 바에야, 시험을 쳐서 장관을 뽑으면 적어도 이런 등신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음(다롱디리)"

대통령이 떠난 대한민국엔 갖가지 괴담이 떠돌고 있습니다. '장관을 고시 쳐서 뽑는다'는 괴담도 횡행하고 있네요.

<댓글 늬우스>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괴담을 추적했습니다.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괴담들. 들어가 보시죠.

[괴담1] 이명박 정부는 '반미 정부'?

"'안전한' 미국산 쇠고기 맛있게 드삼!"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29일 오후 과천 정부종합청사 합동브리핑센터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새 수입조건을 담은 고시를 발표하고 있다. ⓒ 남소연




"한미 동맹관계를 붕괴시킨 대통령은 이명박이라 기록될 것. 가장 보수적이며 가장 우파적이며 가장 친미적인 정권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 사이에서 가장 반미감정이 고조되고 가장 미국 및 미국 상품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시대로 기록될 것이다(선지자)"

취임 초 캠프 데이비드까지 날아가 카트카 손수 끄시며 부시 미 대통령과 나란히 손 흔들던 이명박 대통령. 결국 '한미동맹 강화'라는 이름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라는 선물을 받아오셨죠. 그 선물 죽어도 싫다는 국민 뜻, 무시하고 억지로 장관 고시를 강행했습니다.

"
이완용이는 나라를 팔아먹드니, 이놈들은 국민 생명을 팔아먹네(무대뽕)"

'뿔난' 시민들은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승만의 하야는 '고 김주열'학생이었고, 이명박의 하야는 '고 시강행'이 될것이다"(멀더, 다음)며 4만이 넘는 시민들은  "고시 철회! 협상 무효! 이명박 탄핵!"을 외쳤죠. 새벽 첫차가 올 때까지 이 외침은 계속되었습니다.

"온 국민들이 좋아할 줄 알았다"던 한 장관님의 말이 생각나는 순간인데요. 미국산 쇠고기가 밀려올 이후 상황, 정말 대한민국이 아니라 '개한민국'이라는 말이 떠오르게 합니다.

1. 여유 있는 사람들이 대거 자녀들을 데리고 이민길에 오른다- 엄청난 국부 유출
2.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한다- 무역외 수지 더욱 악화
3. 고깃집을 비롯한 음식점들이 대거 문을 닫는다- 중산층 및 서민의 몰락
4. 라면 수출 및 내수가 막혀 삼양 농심 등의 라면회사가 문 닫는다- 기업 몰락(아버지의이름으로)

[괴담2] 청계천 '신상', 닭장차 투어 출시

"25일 37명, 26일 32명, 27일 29명으로 보합세… 28일 113명으로 급반등! 기름 값처럼 마구 오르는구만(나초, 다음)"

'미국산 쇠고기'라는 '신상(신상품)' 선물하셨던 이명박 대통령을 본받아 경찰도 국민들에게 멋진 신상 하나 선사하셨습니다. 바로 '닭장차 투어'.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협상 무효 고시 철회"를 외치면서 거리로 나가자 경찰은 방패로 때리는 걸로 모자라 애어른 가리지 않고 닭장차에 싣기 시작했습니다. 한 고등학생도 강제 연행됐다가 하루가 지나서야 풀려났다고 하는데요. 국민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경찰서 홍보를 위해 '닭장차 투어'라는 신상을 출시했다"는 괴담이 돌고 있습니다.

정부와 경찰이 신경써 마련한 이 '진상' 같은 신상, 국민들은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경찰이 잡아가려 하면 저항하지 말고, 대기시켜 놓은 닭장관광버스에 탑승하면 됩니다. 관광비용은 일체 무료입니다. 경찰서 홍보를 위해 특별히 마련한 무료 관광상품입니다(설묘)"

닭장차 투어 홍보물포돌이와 함께 하세요! 조식 제공 되며 경우에 따라 중식도 드립니다. (출처: 오늘의 유머의 '딸긔') ⓒ 인터넷 화면 캡처


놀랍게도 이 신상 반응은 아주 폭발적입니다. 지금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닭장차 투어 예약 붐이 일고 있습니다. 이른바 '연행 예약제', 예약 폭주, 인기 폭발입니다.

"금요일 연행 예정자입니다. 평일엔 출근을 해야하는지라…(창천구만리, 다음)"
"저도 1박2일 예약합니다. 좌석 없으면 경찰서까지 걸어가야죠 뭐… '복불복'입니다(영진이)"

[괴담3] 쥐 잡을 땐 쥐약 대신 '피리'를?

"전경이 방패로 찍는다고, 살수차로 물을 뿌린다고 해서 이성을 잃고 폭력적으로 맞대응 하시면 절대로 안 됩니다. 폭력적인 시위는 MB가 바라는 여러분의 모습입니다. 그래야 더 큰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고, 해외 나가서 변명거리로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kimchi)"

5월 들어 계속된 촛불문화제에 거리시위까지. "계속된 강경진압, 다시 찾아온 공안정국(라피드, 다음)"이라는 말에도 아랑곳 않고 누리꾼들, 빠르게 집회문화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허가되지 않은 집회는 불법"이라는 경찰의 엄포에 재빨리 '집회생활백서' 작성 들어갑니다.

"경찰 모자 벗겨서 멀리 던지세요. 그 사람들은 나라 찾는 것보다 모자 찾는 게 더 중요한 사람들입니다(소녀인걸98)"
"중국 국기 들고 다니면 절대 안 잡힙니다(재도약)"
"경찰이 연행하려고 하면 저항하지 말고 모두 경찰차에 올라탑시다. 유치장이 넘쳐나도록 스스로 들어갑시다. 더 많은 국민들을 거리로 나오게 할 겁니다.(임들의 침묵)"

"고등학생도 용서 할 수 없어요!"28일 새벽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거리시위를 벌이던 학생과 시민들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줄줄이 연행되고 있다. 이날 교복을 입고 집회에 참가했던 고등학생들도 훈방조치 없이 경찰은 강제 연행했다. ⓒ 남소연


여기에 빠뜨릴 수 없는 집회 필수 지참물도 등장했습니다. 손수건이나 몽둥이냐고요? 처음엔 쥐 잡는 덴 쥐덫과 쥐약이 특효약이라며 권장하던 누리꾼들. '쥐덫과 쥐약은 더 이상 실효성 없고 피리가 직효'라는 괴담 아닌 괴담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기억하시죠? 그 동화에서 피리를 불어 쥐라는 쥐는 박멸했던 피리 부는 사나이.

"쥐덫과 쥐약은 접근성의 문제 때문에 사용하기 어렵다. 경찰이 그 근처도 못 가게 막지 않는가? '피리', 이게 묘약이다. 일단 동화에서도 그 성능이 입증된 바 있다. 왕 쥐만이 아니라, 그 주위에 모여 사는 다른 쥐도 일거에 보낼 수 있는 '킹왕짱' 무기다.(날릴리)"

[괴담4] "맞아요, 치밀하게 준비했어요"

우리는 무적의 자전거 부대?청계천 모전교 위에서 한 시민이 자전거에 촛불을 꽃아 둔 채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 권우성

28일 청와대는 "촛불문화제는 인정해도 가두시위는 엄단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이에 뒤질세라 어청수 경찰청장도 "촛불집회는 치밀한 계획에 의해 이뤄졌다"며 "불법 시위자 100명이라도 반드시 처벌하겠다"합니다. 이에 한 누리꾼의 고백성사 이어집니다.

"맞아요, 치밀하게 준비했어요. 종이컵 바닥을 드릴로 뚫을까, 송곳으로 뚫을까 치밀하게 고민하다가 결국 송곳으로 뚫었죠. 거기에 양초를 몇 cm로 끼워야 할지 치밀하게 생각해 보았어요. 그리고는 역시 치밀하게 손으로 붙잡고 치밀하게 끼웠지요(성낙주, 다음)"


또 어 청장이 "자전거를 탄 선발대가 리드하면서 곳곳에 나타나 경찰력을 분산시켰다"고 계획설을 제기하자 누리꾼들 감탄하기 바쁩니다.

"자전거 타러 나온 평범한 아저씨가 졸지에 선동 배후가 됐네. 청장 그만두고 소설가 해라. 노벨상 문학상 감(목직성, 다음)"이라며 칭찬하네요. 어 청장의 괴담을 본받아 누리꾼들도 괴담을 창조했습니다.

"스케이트보드 부대는 자전거의 말에 따라 경찰을 교란하라 ㅋ 세발자전거는 후방을 감시하라(비열썩소, 다음)"
"나중에는 자전거가 로봇으로 변신하여 경찰 공격했다고 하겠다. 트랜스포머처럼…(라미우스, 다음)"

[괴담5] 멍청한 대중은 재밌게 꼬드기면 바로 세뇌

누리꾼 여러분, 드디어 우리를 대상으로 하는 '손자병법'이 나타났습니다. 이른바 이명박 정부 시대 문화체육부가 누리꾼과 싸우는 '싸움의 기술'을 담은 '손자병법'인데요. 한번 보실까요.

"멍청한 대중은 재미있게 꼬드기면 바로 세뇌 가능."
"적절한 잘난척 아이템을 제공하고 뜨는 것을 도와주는 게 나음."
"비판성의 상당 부분이 주류에 못낀 좌절을 포함- 엉겨주면 너무 뿌듯해함."

바로 지난 9일 문화체육관광부의 커뮤니케이션 교육에 사용된 자료집 '공공갈등과 정책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에 실린 내용입니다.

문화관광부는 "괴담의 진원지인 방송과 인터넷은 적극 관리하겠다"며 "웃기기, 그럴 듯하게 말하기" 등의 '꼬시기' 기술도 선보였습니다. 여기에 인터넷 미디어와 시민단체의 타락을 최대한 활용하라며 "조중동에 꿇던 것 30%만 꿇으면 더욱 확실한 공작효과"라고 합니다.

"기술을 걸면 쉽게 꼬드길 수 있답니다"문화체육관광부 홍보지원국 소속 12명이 참가한 정책 커뮤니케이션 교육에 사용된 자료집 '공공갈등과 정책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의 일부. ⓒ 박상규


아마 문화관광부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을 떠올리며 비장하게 자료집을 작성했을 텐데요. 누리꾼들은 허를 찔렸다며 움찔하기 보다는 이명박 정부의 수준을 '역으로' 간파했다며 조롱하고 나섰습니다.

"멍청한 대중입니다. 몇 가지 기술 써서 얼른 꼬셔봐~ 꼬임 당해줄게(bluelina80, 네이트)"
"국민은 멍청한 대중 맞지!!!! 멍청한 대중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명박이 대통령됐겠어?? (yhh1987, 네이트)"

누리꾼들에게 기술 한 번 걸어보려 했던 님들, 문화관광부 교육자료가 바로 '누리꾼 싸움의 기술 괴담'입니다.

"그래, 난 외롭고 친구도 없고 돈도 없고 있는 게 없어서 여기서 한풀이하는 거냐? 긴 글 쓰기도 싫다... 저런 것들이 위에 있으니... 이건 빅브라더보다 더 심하네 후... (어이없으3, 네이트)"

마지막으로 <오마이뉴스>를 둘러싼 괴담이 횡행해 간단하게나마 진실을 밝히고자 합니다.

"촛불 문화제 생중계 막으려고 전경들이 오마이TV 카메라를 부셨다더라"
"돈이 없어서 오마이TV 생중계 못한다"

요즘 오마이뉴스 사무실에는 이런 전화가 꽤 걸려오고 있습니다. 이른바 '오마이TV 괴담'입니다. 물론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오마이TV의 카메라는 오늘도 어김없이 촛불 문화제를 생중계할 것입니다. 출혈이 심하긴 해도 그렇다고 생중계를 안할 수 없지요.

생중계 버퍼링 날 때마다 '지못미(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오마이 TV'를 외치며 후원해 주시는 누리꾼 여러분들, 또 기사와 생중계 게시판에 '촌철살인' 같은 댓글을 올려주시는 여러분들, 고맙습니다. <댓글 늬우스> 이만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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