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협상무효 고시철회" 외국인도 나섰다

[사진] 촛불 행진에 박수 보내는 아름다운 사람들

등록|2008.05.30 10:32 수정|2008.05.30 10:32

▲ 촛불문화제 거리행진 참가자들에게 뜨거운 응원보내는 할머니 응원단(29일 종로거리) ⓒ 김이구


29일 결국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확정고시하였다.

서울 청계광장은 물론 전국 중소도시의 거리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단호한 반대의사에도 불구하고 정장관은 "존경하는 국민여러분..."이란 멘트로 시작된 발표문을 담담히 읽어
내려갔다. 고시의 수혜자가 누구고 피해자가 누구인지는 또 국민의 몫이 되었다.

4시에 단행된 정부 발표 이후 시민들은 시청광장으로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무려 3만을 넘어선 숫자였다. 29일 저녁 7시의 촛불문화제는 또 이렇게 그 막을 올리게 되었다. 강릉에서 왔다는 여자중학생이 부른 '아름다운 강산'은 참석자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달래주었고,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며 말을 잇지 못하는 강기갑 의원의 연설에선 답답함과 아쉬움이 묻어났다.

▲ "협상무효 고시철회" 피켓을 흔들며 거리행진 참석자들에게 환호를 보내는 외국인들(29일 종로3가) ⓒ 김이구


8시 40분, 촛불거리행진이 시작되었다. 억눌리고 분하고 속았다는 자괴감에 힘없이 출발
한 시민들에게는 커다란 거리의 응원단이 있었다. 외국인들까지 거리행진을 벌이는 참석자들에게 뜨거운 격려의 박수와 함성을 쏟아내며 응원했다.

▲ "후손들에게 떳떳한 선배들이 됩시다"고 지하철 입구에 올라 촛불행진 참석자들을 격려하는 오토바이 택배 아저씨(29일 을지로) ⓒ 김이구


거리에서 인도에서 보내주는 일반 시민들의 따뜻한 박수는 시청앞을 출발해 명동입구와
종로를 거쳐 을지로를 돌아 안국동삼거리까지 아무런 불상사 없이 이뤄진 촛불행진에 커다란 힘이 되었고, 반드시 고시철폐를 이루겠다는 희망을 북돋기에 충분한 활력소였다.

▲ "젊은이들이여 더 굳건히 싸워 꼭 이기라"며 촛불에게 힘을 주시는 할아버지 시민(29일 종로거리) ⓒ 김이구


29일 고시가 발표되었고 3~4일 후 관보등재와 더불어 발효가 되면 이제 우리의 식탁엔 정
체를 알 수 없는 미국산 쇠고기가 아무런 어려움 없이 오르게 된다.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책임지고 보호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이에 반하는 정책을 당당히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아직  백일도 되지 않은 정부, 그리고 30일 첫 출범을 하는 새내기 18대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이미 천갈래 만갈래 찢어져 있다. 우리 아이들의 먹을거리 하나 제대로 책임지지 못하는 이 땅의 어른들이 펼칠 대운하사업, 각종 공공재의 민영화 바람을 어찌 유약한 국민의 손으로만 막을 수 있을까?

▲ 촛불행진 참석자들에게 멋진 바이올린 선율을 들려준 외국인 연주자(29일 종로) ⓒ 김이구


그렇지만 우린 위대한 민족, 참으로 훌륭한 국민들이다. 분명 모두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그 힘을 분명히 보여준다면 어떤 정부가 미친짓을 계속할 수 있단 말인가! 이제 모두가 일어나야 한다. 침묵만이 능사는 아닌 때가 온 것이다. 현명하게 판단하고, 단호히 의사를 밝혀야 민주주의 국가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본다.

▲ 꺼지지 않는 촛불, 꺼질 수 없는 촛불(29일 시청앞 광장을 출발하는 촛불행진 참가자들) ⓒ 김이구


시민들의 자발적인 힘, 모든 국민의 뜨거운 열정만이 이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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