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초 사라며 10만원 주고 간 아저씨도 있다"
[창원] 정우상가 앞 촛불문화제 열려 ... 서정홍 시인, 입원 도중 목발 짚고 참석
▲ 30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는 시민 450여명이 참석해 '미 쇠고기 고시 철회' 등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 윤성효
▲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한 아이가 피켓을 흔들고 있다. ⓒ 윤성효
"역사적이잖아요. '이명박 규탄 카드' 책꽂이에 꽂아 놓을래요."
30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한 무리의 여고생들이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서면서 한 말이다. '미 쇠고기 고시 철회, 전면 재협상 촉구, 국민무시 이명박 규탄 촛불문화제'가 중소 도시에서도 연일 열리고 있다.
▲ 창원 촛불문화제에는 가족 단위의 참가자들도 많았다. ⓒ 윤성효
양초며 종이컵은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낸 성금으로 마련되었다. 김씨는 "개인이 종이컵이며 양초를 사오기도 하고, 인터넷 카페 등에서 소식을 듣고 성금을 내는 시민도 있다"고 말했다.
창원 촛불문화제에서만 지난 한 주 동안 77만6800원이 모아졌다. 이 속에는 한 사람이 10만원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며칠 전 한 아저씨가 '바빠서 바로 가지만, 마음은 참석하고 싶다'며 10만원을 주고 가더라"고 말했다.
이나미(39․창원)씨는 아이를 업고 단상에 올라 연설하기도 했다. 이씨는 "인터넷 동호회 활동도 하는데 그냥 집에만 있을 수 없어 나왔다"면서 "광우병 위험 쇠고기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는 '설마 대통령이 국민의 말을 듣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대근(마산)씨는 "한 해 쇠고기라 해봐야 두 번의 명절과 생일날에만 먹어왔다, 오랜만에 쇠고기 먹으면 신성하다는 생각까지 들더라, 그런데 이명박 일당이 그 아름다움을 가져가 버렸다"면서 "'음식 끝에 마음 상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 국민들은 음식 때문에 마음이 상한 것이지, 정치적·이념적으로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 아이를 등에 업은 주부 이나미씨가 연단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 윤성효
이날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연설 도중에 "아침이슬"과 "헌법제1조” 등의 노래를 같이 부르기도 했다. 노래패 '아름다운세상'이 무대에 올라 '국민 위 정부'라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촛불문화제 마지막에 사회자의 선창에 맞춰 참가자들은 외쳤다.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갈 때까지 가보자"라고.
이날 창원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가두시위는 벌이지 않았다. 현장에는 사복 경찰들이 배치되었지만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민주노동당 마산시위원회는 30일 낮 3·15의거기념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산어시장까지 삼보일배를 벌였다. 마산 창동사거리에서는 6월 1일 저녁 촛불문화제가 열린다.
▲ 아이들이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종이피켓을 흔들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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