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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국 끓이면 남편이 긴장, 왜 한 가정을 불안하게 하는지... "

30일 대전촛불문화제에 800여 명 참가, '미 쇠고기 수입' 재협상 촉구

등록|2008.05.31 09:33 수정|2008.05.31 11:07

▲ 30일 대전역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어 올리고 있다. ⓒ 김문창



이명박 정부의 미국 쇠고기 수입 고시에 반발하는 촛불 집회가 30일 대전역 광장에서 열렸다. 800여 명의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반대와 재협상'을 촉구했다.

이날 문화제는 여중생의 호소로 시작됐다. 이 여학생은 "이명박 정부가 쓰레기기만도 못한 썩은 소를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라고 수입하려 한다"라며 "30개월 이상 된 광우병 우려 쇠고기는 미국에서도 폐기 처분 비용이 많이 들어 처치 곤란하다고 한다. 이런 것을 이 나라의 대통령이 국민에게 먹으라고 하는데 정신이 있는 대통령인지 의문"이라며 비난했다.

월평동에 사는 한 주부는 "MB를 찍은 사람은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 주부들 사이에 퍼져 나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의 건강을 위해 곰국을 끓이는데 요즈음 곰국을 끓이려면 남편이 긴장한다. 왜 이명박 정부는 광우병 때문에 한 가정을 이렇게 불안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제발 광우병 쇠고기를 수입하지 말아 달라"라고 호소했다.

'국민 상대로 생체 실험 하냐'30일 대전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여고생들이 자신들이 만든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 김문창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을 빼먹고 촛불집회에 참가했다는 여학생들은 자신이 만든 구호에 '2MB: 돈 없고 아프면 죽어라', '국민 생체 실험 하니'라는 구호를 써가지고 나와 큰 박수를 받았다.

이명박 정부는 양심이 없고 사람에 대한 따뜻함이 없는 정부

법원에 근무한다는 한 공무원은 "이명박 정부는 양심이 없는 정부이고 사람에 대해 따뜻함이 없는 정부"라며 "경찰청장이 자신의 가족이 20억 원을 들여 성매매업소를 차려서 발각됐으면 사과하고 그 직을 물러나는 것이 양심 있는 자세일진데, 언론을 통제하고 숨기기 위해 혈안이 돼있는 양심 없는 정부"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이 정부는 물과 의료보험 등 공익을 위한 것도 모두 경제논리를 주장하며 민영화하려 한다"라며 "아내와 어머니가 말기 암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두 사람의 병원비대기도 어려운데 이마저도 민영화하려 한다. 이정부는 서민을 살리는 정부가 아니라 미친 소 정부일 뿐이다"라고 성토했다. 발언이 끝나자 참석자들은 격려의 박수와 함께 "힘내라"를 연호했다.

이어 대전유성에서 한의원을 운영한다는 한의사가 나와 "77세의 한 노모가  중풍으로 쓰러져 내게 치료를 받았는데 가난한 자식들에게 부담주기 싫다며 농약을 먹고 자살했다. 이 일 이후 난 한동안 진료를 할 수 없었다"며 자신의 아픈 경험을 말했다.

그는 또 "미국 의료보험제도의 맹점을 짚은 영화 <식코>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미국의 의료보험제도는 공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개별 민영 보험 가입으로 돈을 많이 내면 의료혜택을 많이 받는 제도로 서민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나쁜 보험제도"라며 "이명박 정부는 서민에게 혜택이 되는 의료보험마저 미국식 민영화 보험제도로 바꾸려고 한다. 이것을 반드시 막아야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자유발언 중에는 '거리로 진출해 이명박 정부의 내각 퇴진과 광우병 쇠고기 수입고시 철회와 재협상을 촉구해야 한다'는 발언이 여러 차례 나왔다.

이날 문화 공연 시간에는 배재대 사물놀이팀이 '산도깨비 2'를 개사해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2008년 5월 중에 FTA협상으로, 머리가 구멍 난 소가, 광우병 들고서, 에루야 둥둥 덩기다기 덩더러더러 에절씨구 좋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틀림없는 미친 소, 에루야 큰일 났네, 우리 한우는 어디로 갔나, 덩기 다기 덩더 러러러 엘씨구 좋다, 저 미친 소가 날 잡아갈까, 여기 병X 하나 추가 MB야, 너나 먹어라, 꽁지 빠지게 도망가네, 덩기다기 덩더더러러 얼씨구 좋다

한편 광우병 위험 쇠고기 전면 수입반대를 위한 대전시민대책위는 31일 오후 6시 고시 강행 규탄집회에 이어 대전역에서 충남도청까지 행진을 하고 7시부터 대전역에서 촛불문화제를 한다고 밝혔다.

또 민주노총 대전본부가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와 촛불문화제에 적극 결합하기로 해 31일에는 노동자들의 참여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30일 대전역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이 태극기를 두르고 있다. ⓒ 김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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