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다> 폴리나도, 예비군도 함께한 거리대행진
[촛불 행진 참관기] 31일 10만이 거리로 나와 이명박 퇴진 요구
▲ 시청광장31일 저녁 시청광장에서 협상무효 고시철회를 외치는 시민들 ⓒ 김철관
이들에게는 돌멩이도 없었고, 화염병도 없었다. 하지만 공권력이라는 미명하에 청와대로 향하는 평화시위대에 무력을 사용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명박 정권이 5~6공 군사 독재시절로 회귀했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 아빠와 아이도이날 4~5살로 보인 아이가 아빠 목에 앉아 쇠고기 광우병 거리 행진에 나섰다. ⓒ 김철관
▲ 가족과 함께아빠 목에서 내린 아이가 부모 손을 잡고 갇고 있는 모습 ⓒ 김철관
30분 정도 지체됐을까. 벌써 선두로 간 사람들이 서울역에 도착했다는 소식과 소공동으로 향한 사람들은 명동 롯데백화점 앞을 지나가고 있다는 방송이 나왔다. 나는 거의 끝머리에서 프라자호텔과 웨스턴 조선호텔 사이 길인 소공동으로 향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조롱하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보수언론 조·중·동을 반대하는 등 아이디어 피켓을 보며 절로 카메라 셔터에 손이 갔다.
▲ 예비군의 교통통제이날 시위에 참가한 예비군들이 교통통제를 하고 있다. ⓒ 김철관
▲ 폴리나미수다의 폴리나가 동참했다. ⓒ 김철관
거리행진 중간에 조중동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편파왜곡, 물타기하는 수구 찌라시', '나쁜 것은 딱 끊읍시다' 등이 적힌 안티 조중동 스티커를 나눠주기도 했다.
한국은행 사거리에 도착해 명동 롯데백화점 쪽으로 좌회전을 할 무렵, 서울역으로 향했던 대오가 마치 이곳 사거리에서 합류가 됐다. 이곳에서 시위자들은 '민주시민 동참하자'라는 구호를 외쳤고, 지나가는 승용차들이 경적을 울려 화답하기도 했다. 이곳 사거리에서 동참하는 시민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 불법 주차 스티커경찰차에 불법스티커가 붙여있다. ⓒ 김철관
▲ 이명박과 광우병 소 모형이명박 대통령 입에 광우병 소가 들어가 있는 모형 ⓒ 김철관
롯데백화점 쪽을 향해 가는 도중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도 함께 동참해 걷는 모습이 보였다. 안양에서 올라왔다는 두 명의 여고생들은 '이명박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나를 보고 지하철 몇 시까지 운행을 하냐고 물었다. 주말이라서 11시 정도 타야 안양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하자, 그냥 날 새버리는 것이 좋겠다면서 시위대를 따라 행진했다.
이날 특히 주목을 끈 것은 금발에 여자 외국인이 동참이었다. 때문에 궁금했다. 그는 계속 행진을 하면서 함께했다. 그는 뉴질랜드에서 와 풍림전자 그래픽인테리어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흔쾌히 수락했다.
KBS2에서 방송하고 있는 <미수다(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하고 있는 '폴리나'였다. 그의 손에는 '될 때까지 모입시다. 미친소를 넘고, 대운하를 넘어'라는 빨간 바탕에 흰색 글씨가 써있는 피켓을 들고 있었다. 그는 "식당가기가 불안하기 때문에 동참했다"고 동참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을 지나 종각 제일은행 본점을 지나고 조계사 앞에 주차돼 있는 경찰 버스와 경찰지프차에게 시위 참여자들이 '불법 주차 스티커'를 붙이기도 했다. 스티커에는 '과태로 부과대상차'라고 적혀 있고 발행처를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적었다.
이날 이곳을 지나는 시위대들은 스티커를 보고 신기하다는 듯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불법 주차 경찰차에 스티커를 발부한 기발한 아이디어였다. 불법 주차 스티커 주변에는 조중동을 끊자는 스티커가 많이 부착돼 있었다.
▲ 노회찬,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두 대표가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 김철관
또 이곳에서도 눈길을 끈 퍼포먼스가 참석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벌린 입에 광우병 소고기가 막혀 있는 모형이었다. 이명박 대통령 모형에는 '미친소 너나 먹어'라고 적혀 있고, 소에는 30이라고 써, 30개월 소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듯 했다. 이날 '이명박을 점지하신 삼신할미 각성하라'는 현수막도 눈길을 끌었다.
11시 20분경 촛불을 뜬 노회찬,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가 참여자들의 기념촬영 요구에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였다. 시위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휴식을 취했고, 열띤 토론을 하는 모습 등도 엿보였다. 처음 출발할 때 아빠 목에 걸쳐 있던 아이도 이곳에 도착해 엄마 아빠와 아스팔트 바닥 앉아 휴식을 취하는 모습도 보였다.
▲ 아이와 엄마 아빠의 휴식아빠 목에서 출발했던 아이가 안국동에 도착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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