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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촛불

등록|2008.06.02 09:03 수정|2008.06.02 09:03

▲ 1일 저녁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거리행진을 시작한 가운데 광화문 사거리에서 경찰 병력과 전경버스로 원천 봉쇄되어 있다. ⓒ 유성호



우리는 그대를 고요한 침묵이라 부른다
여린 바람에도 흔들리는 가녀린 옷깃이라 부른다
약한 한 올의 기다림이라 부른다

어둠을 밝히는 희망이라 부른다
심연 속에 튀쳐오르는 한 줄기 빛
마른 대지에 내리는 한줄기 소낙비

여리디 여린 몸짓으로 흔들리며 밤을 맞서 지킨다
미풍에 흔들리며 새벽을 기다린다
여명을 견인한다

한 줄기 촛불
두 줄기 촛불
우리들의 촛불

촛불의 무리들이 모여 밤을 밝힌다
한 목소리로 노래한다

땀 흘리며 눈물짓는 촛불, 촛불, 촛불의 눈물
기다림과 희망과 인내와
짓밟힘을 뚫고 비상한다

밤하늘에 펴지는
촛불의 함성, 붉은 열정의 노래, 피빛 춤사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삼일 여명의 외침
황산벌 동학의 외침,
임진년 누우런 들판에
널브러진 어린 의병의 젊은 육신들

자유를 향한 의지, 권력을 향한 의지
역사는 저항하는 자의 몫이다

촛불이 바람에 흔들린다
촛불이 바람을 타고 춤춘다
촛불이 바람을 일으킨다. 침묵을 깨운다
밤을 일으킨다
첨부파일
.image. 촛불.jpg
덧붙이는 글 촛불의 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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