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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100일' 노무현, 최근 정국에 입 열까?

7일 노사모 총회 축사 예정... 귀향 100일인 3일은 특별한 행사 없어

등록|2008.06.02 14:11 수정|2008.06.03 09:41

▲ 노무현 전 대통령은 봉하마을 방문객들에게 인사하면서 최근 미국산 수입 쇠고기 문제 등에 대한 질문을 받지만 말을 아끼고 있다. ⓒ 노무현 공식 홈페이지


노무현 전 대통령이 3일로 귀향 100일을 맞는다. 노 전 대통령은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방문객들을 만나고 마을청소에다 '친환경 농사'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국민들은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촛불집회'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어떤 견해를 갖고 있을지 궁금해 하고 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말을 아끼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7일 저녁 경남 양산에서 열리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총회에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인데, 이때 최근 정국과 관련해 어떤 말을 할지 관심을 끈다.

노사모 관계자는 "정기총회는 1박2일로 진행된다. 노 전 대통령은 첫날 축사를 하기로 되어 있다. 어떤 말씀을 하실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MBC와 노 전 대통령 비서실 측에 따르면, 1일 방문객들은 노 전 대통령한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날 노 전 대통령은 "생각하는 해법이 있어도 지금의 정국에서 말을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촛불집회에 배후가 있을 거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노 전 대통령은 "배후가 있었다면 그렇게 많이 모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김경수 비서관은 "최근 정국에 대한 발언은 없었다. 말을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기념사업 벌일 재단법인 추진, 정치세력화와 무관"

▲ 노무현 전 대통령은 1일 오후 벼농사를 준비하고 있는 봉하마을 논을 찾아 '오리농법' 현장을 지켜보았다. ⓒ 노무현 공식 홈페이지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기념사업과 관련된 재단법인 설립이 추진된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주도로 참여정부 참모와 장․차관 등 인사들이 참여한다.

김경수 비서관은 "재단법인을 설립하자는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나왔다. 참모들이 한때 논의하다가 진척이 되지 않았다. 최근에 재단설립 준비위원회부터 설립하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재단법인 설립에 대해 '친노' 진영의 정치세력화 아니냐는 시각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김경수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며 정치세력화와 무관하다고 설명.

그는 "1일에도 방문객들이 물어도 '안한다'는 말씀뿐이었다. 재단법인은 기념사업 등을 할 것이다. 정치와 관련이 없다. 아직도 흠집내기를 하려는 언론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봉하마을 논에 '오리농법' 벌이기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귀향 100일이 되는 3일에도 특별한 행사 없이 평소와 같은 하루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김경수 비서관은 "100일이 되었다고 해서 특별한 행사는 없다. 평소와 같은 하루를 보낸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봉하마을에는 방문객이 계속해서 줄을 잇고 있다. 요즘은 평일에는 3000여명, 주말에는 5000여명이 찾고 있다. 호남, 강원, 경기, 충청, 경북 등 지역도 다양하다. 김해시 봉하마을관광센터는 5월말까지 방문객은 40만명이라고 집계했다.

봉하마을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인근 관광지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김수로왕릉의 경우 노 전 대통령이 귀향하기 전과 비교할 때 2~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마을청소와 '오리농법'에 의한 벼농사에 특히 관심이 많다. 노 전 대통령은 '노사모' 회원 등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과 폐과수원 청소, '장군차' 심기, '화포천 정화활동' 등에 나섰다. 노 전 대통령은 낙동강 살리기 단체인 ‘맑은물사랑사람들’의 고문을 맡고 있다.

요즘 노 전 대통령은 '친환경 농법'에 관심이 많다. 청둥오리를 벼논에 풀어 잡초와 해충을 잡아먹도록 한다는 계획. 최근 경남 일원에 AI(조류인플루엔자)가 번지면서 봉하마을 주민들은 한때 '오리 농법'을 추진할지 여부에 고민하기도 했다가 1일 오리농법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마을 주민들은 AI가 진정 국면에 들었다고 보고, 봉하마을 논에 노란색 오리막사를 설치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오리농법을 도입할 논과 오리막사를 둘러보기도 했다.

'민주주의 2.0' 개통 준비 한창

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서진들은 요즘 쌍방향성 소통이 가능한 웹 '민주주의 2.0' 사이트 개발에 한창이다. 토론 전문 웹사이트라 할 수 있는데, 현재 운영되고 있는 노무현 공식 홈페이지인 '사람사는세상'과 연계해 운영된다.

노 전 대통령 측은 "간단한 홈페이지로 시작한 '사람사는 세상' 사이트에서는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주제로 토론하고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6월 안으로 베타테스트를 진행한 후 시스템을 보완해 공식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노 전 대통령 측은 "'민주주의 2.0' 사이트는 시민 참여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고 깊이있게 소통하는 새로운 공간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확대 베타테스트에서는 시스템에 관한 토론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로운 토론을 본격 진행해 전반적인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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