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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촛불시위, 권위주의 시대에도 없던 일"

2일 한나라당 의총에서 의장 후보로 선출... "국회의사당 등불 밝혀 촛불 끄겠다"

등록|2008.06.02 12:43 수정|2008.06.02 12:53

▲ 김형오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 이종호

한나라당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김형오(5선·부산 영도) 의원이 "광화문의 '촛불'이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국민을 섬기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촛불시위로 표출되는 성난 민심과 관련해 "권위주의 시대에도 없던 일"이라며, 정부와 여당에 "특단의 대책과 사고의 전환"을 주문했다.

국회의장은 원내 제1당에서 맡는 관례에 따라 김 의원이 전반기(2008~2010년) 국회의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는 오는 5일 18대 국회 개원 본회의에서 여야 투표를 통해 국회의장을 뽑는다.

김형오 "광화문 촛불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김 의원은 2일 오전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안상수(4선·경기 의왕·과천) 의원과 경선을 벌인 끝에 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김 의원은 의총 참석 의원 145명 중 투표 참여 의원(140명)의 과반수를 얻어 당선됐다.

김 의원은 당선 인사말에서 '국민에게 돌아가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한미 쇠고기 재협상' 촉구 촛불시위를 의식한 말이다.

김 의원은 "국민만큼 위대하고 현명한 판단(잣대)은 없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을 위해 더 낮은 자세로, 더 섬기는 자세로 돌아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인터넷과 광화문의 촛불이 더 이상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의원들의 행동과 사고를 믿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 난국을 분명히 돌파해내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정견 발표에서도 촛불시위와 관련해 정부와 여당에 '사고의 전환'을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촛불시위 초기 당내에서는 엉뚱하게도 '배후론'이 나와 민심을 더욱 자극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촛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 권위주의 시대에도 없던 일"이라며 "특단의 대책과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의원은 "국민의 분노를 국회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며 "광화문과 서울광장의 촛불이 꺼지게 하는 유일한 길은 국회의사당의 등불을 밝히는 길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 분노 해결 못하면 국회의원 자격 없어"

김 의원이 성난 '촛불'을 심상찮게 본 계기는 직접 현장을 목격하고부터다. 김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지난 달 25일 시내를 지나다 우연히 광화문 네거리의 '촛불시위대'와 맞닥트린 일을 소개한 적이 있다.

김 의원은 "(협상이 잘못됐다는) 확고한 생각이 없다면 직접 시위하러 나오기는 쉽지 않은 법"이라며 "중·고생들까지 거리로 뛰쳐나온다는 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서슬퍼런 눈빛으로 구호를 외치는 시민들을 보면서 사태의 중대함을 깨달았다"며 정부와 여당이 조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날도 김 의원은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과 함께 하겠다"며 시종일관 '국민'을 강조했다.

부산 영도에서 내리 다섯 번 당선된 김 의원은 지난 2004년 '천막당사' 시절에는 사무총장으로, 2007년에는 원내대표를 맡아 당을 이끌었다.

지난 대선 때는 선거대책위 일류국가비전위원장을, 대통령직 인수위에서는 부위원장직을 맡았다. ▲부산(61) ▲서울대 외교학과 ▲동아일보 기자 ▲대통령 정무비서관 ▲신한국당 기조위원장 ▲국회 과기정위원장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대위 일류국가비전위원장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 부위원장이 주요 약력.

한편, 이날 여당 몫 국회 부의장 후보로는 이윤성(인천 남동갑) 의원이 단독 입후보해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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