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친박 복당문제 한나라당 안 수용 시사
당외 친박세력과 회동 "나라 흔들리는 상황... 복당문제 끌 순 없어"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2일 오후 여의도 63빌딩에서 친박연대, 친박무소속연대 소속 의원들과 긴급 회동을 갖고 복당문제를 논의한 뒤 김무성 의원의 배웅을 받고 있다. ⓒ 남소연
회동에서 일부 참석자는 "무조건 일괄복당이어야 한다" "당의 복당심사위를 믿어도 되겠느냐"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대다수는 "촛불시위 등 나라가 혼란스런 상황에서 복당 문제로 박 전 대표에게 계속 정치적 부담을 줄 수는 없다"며 수용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당내 의원들과도 논의해 최종 결정하겠다"... 판단 유보
2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는 친박 복당 문제에 대해 ▲ 한나라당 소속으로 공천신청을 했다가 낙천한 뒤에 탈당해 당선된 사람들은 일괄복당 시킨다 ▲ 그외 복당을 원하는 인사에 대해서는 별도의 심사를 거친다 ▲ 당에서 별도로 복당심사위를 둬 복당 여부를 심사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63빌딩에서 친박연대·친박 무소속 연대 당선자 24명과 만나 당이 내놓은 복당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판단을 미뤘다.
박 전 대표는 회동 뒤 "당내에도 인사들이 있기 때문에 논의를 계속 해 충분히 의견을 들어 결정하겠다"며 "(오늘 참석자들이) 이 문제는 저한테 다 맡겨 결정에 행동통일을 하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 문제로 더 시간 끌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발언을 자제하고 참석자들의 의견을 두루 들었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당의 복당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당이 이전보다 훨씬 전향적인 태도"라며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우리는 박 전 대표의 최종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며 "회동에서는 복당안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복당안 긍정적 의견이 대다수... 일부 참석자는 '반발'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2일 오후 여의도 63빌딩에서 친박연대, 친박무소속연대 소속 의원들과 긴급 회동을 갖고 복당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오른쪽은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 ⓒ 남소연
한나라당 지도부의 복당안에 따르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친박연대의 서청원·양정례·김노식 의원들은 복당이 거부될 가능성이 높다.
친박연대 내부에서는 서청원 의원이 당에 남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도 서 의원은 "우리(친박연대)는 정해놓은 (당선자뿐 아니라 낙선자도 박근혜의 이름을 걸고 선거한 사람은 모두 복당해야 한다는) 당의 입장이 있다"며 사실상 한나라당의 복당안에 반대의 뜻을 내비쳤다고 한다.
이규택·엄호성 전 의원 등 탈당해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들도 문제다.
박근혜 "복당문제 끌 수 없어... '쇠고기 협상' 국민 원하는 대로"
그러나 대다수의 참석자들은 "더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며 반론을 폈다. 한·미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는 촛불시위가 연일 계속되는 등 정부와 여당에 등 돌린 민심 등 최근의 정국이 주요한 이유였다.
한 참석자는 "민심이 험하고 나라가 어려운데 복당 문제로 박 전 대표에게 계속 정치적인 부담을 줄 수 없다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결국 참석자들은 박 전 대표의 최종 결정에 따르기로 뜻을 모았다.
박 전 대표도 이날 "나라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 문제는 이제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고 거기에 다들 공감했다"고 말했다.
또 쇠고기 협상과 관련해 성난 민심에 대해서도 "그동안 (정부에서) 조금씩 대책이라는 것을 내놨는데 그걸로는 국민들이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며 "근본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사실상 재협상을 촉구하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는 또한 "이것은 정부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일 뿐 아니라 국민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며 "더 이상 이런 불상사가 나지 않도록 정부가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측근들 사이에서는 박 전 대표가 당의 복당안을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의원은 "당 지도부가 이전보다 전향적으로 바뀐만큼 일단 믿고 복당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며 "당 지도부도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서 당이 화합하자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2일 오후 여의도 63빌딩에서 이경재, 홍사덕 의원 등 친박연대, 친박무소속연대 소속 의원들과 복당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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