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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연대, "학생들 공부하기 싫어서 밤샘집회"

[주장] 이명박 지지자들의 생각이 궁금해 홈페이지에 가봤더니

등록|2008.06.03 12:23 수정|2008.06.03 12:23

▲ MB연대 홈페이지 ⓒ MB연대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누구보다 축하하고 격려해야 할 대한민국 국민들은 지금 길거리에서 물대포와 싸워가며 밤을 새고 있다. 한국 정치사에 사상 유래가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과연 이명박 지지자들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그래서 MB연대 홈페이지를 뒤졌다. 여기는 MB연대 대표 논객들의 글과 일반 지지자들의 글로 나누어 공유하고 있었다. 대표논객들은 16명으로 구성된 사람들로 칼럼 성격의 글들로 자신들의 견해를 피력하고 거기에 많은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

몇몇 제목을 훓어보니 이번 촛불집회와 관련된 것들이 있다. 그래서 클릭해 보니 회원가입을 하란다. 그래서 가입했다. 졸지에 MB연대 회원이 됐다.

먼저 아이디 'slekcj'라는 논객의 제목이 눈에 띄었다. '이래도 평화니 문화제니 하는 과장된 수사로 찬양할 건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번 촛불집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하면서 경찰의 대응을 정당화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 5월 31일부터 집회양상이 반정부집회로 양상이 바뀐 것은 배후세력이 있는 것" 이라며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 비난하고 성토하기에 앞서 과연 이번 미국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가 얼마나 정당하기에 시가전을 방불케 하는 심야 시위에 어떻게 평화시위니, 문화제니 하는 미사여구를 써서 질서를 유지하려는 공권력을 불법세력으로 비난할 수 있는지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청소년들 공부하기 싫어서 올나이트 하는 것"

또 그는 "시민들도 마찬가지다. 일부 생각이 짧은 청소년이야 올나이트가 공부하기보다 좋아서 그렇다 치고, 생각이 짧아 모성애만 넘치는 일부 아줌마들이야 자식 걱정이 넘쳐 그렇다 치자. 하지만 민노당, 민주노총은 말할 것도 없고 그냥 노조가 집회만 해도 빨갱이라고 정당한 주의주장조차 귀 기울일 생각조차 하지 않던 그 겉늙은 아저씨와 진짜 할배들은 왜 거기 민노당,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그들만의 잔치에 서성이는가?"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밖에 자신을 아줌마라고 소개한 아이디 '참이슬' 이라는 논객은 "지금이 이데올로기로 우려먹을 시대입니까? 촛불집회? 이거 참여정부시절 보조금받고 떨거지 생활들 했던 사이비 시민단체의 사주 거기에 놀아나는 순수한 시민과 어린 청소년, 이들은 온갖 유치하고 자극적인 구호를 만드는게 일이고 시위를 일삼는 게 직업입니다"라며 비판했다.

또 그는 경찰의 폭력진압에 당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진다면서 "시위 중 노인, 장애인, 붕대 감은 환자(정말 말이 안 됨 아프면 병원 있지)적절히 등장시켜 경찰에 억지로 대들게 하여 이걸 기자들이 촬영하게 합니다"라고 비난을 하기도 했다.


한편 MB연대 관리자는 최근 이 사이트가 안티들의 공격을 받아 중단됐다며 회원으로 가장해 악성 글을 남기는 사람들을 경계하라고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명분 없는 MB 무한지지, 촛불집회에 괜한 시비

이들 MB연대의 '무한지지'는 어쩌면 지금 꼭 필요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국민 대다수의 민의를 무시하는 대통령을 무조건 감싸고 돌자니 딱히 명분도 없다. 또한 자신이 스스로 초래한 결과에 대해 어떤 명분을 찾기란 쉽지 않다.

강부자, 고소영, 부동산 투기 내각, 비리장관 옹호 등과 부시 대통령에 대한 굴욕적인 쇠고기 외교와 일본 독도 문제까지... 취임 100일 동안 참 많은 일을 벌이면서 어느 것 하나도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한 이명박 대통령의 책임을 먼저 물어야 한다.

'조만간 촛불 반대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한 회원은 댓글에서 밝혔다. 지금 MB연대가 해야 할 일은 이명박 지지와 촛불시위 비난이 아니라 무엇이 잘못됐는지 그 원인을 따져보고 충언을 하거나, 아니면 조용히 입다물고 있어야 한다.

한 가지 다행스런 것은 이들이 '취임 100일 축하행사'는 계획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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