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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몽둥이' 어청수 경찰청장 즉각 물러나라"

피해자들 12명 경찰청장 고소고발... 타박상, 뇌출혈, 고막-인대 파열, 골절 등

등록|2008.06.03 14:51 수정|2008.06.03 15:28

민중의 몽둥이1일 오전 7시 45분경 서울 안국동 네거리에서 강제해산작전에 나선 경찰이 도망치는 한 시민을 몽둥이로 때리고 있다. ⓒ 권우성


짖밟히는 여성1일 새벽 서울 효자동 청와대 입구에서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던 한 여성이 토끼몰이식 진압작전을 펼친 경찰방패에 밀려 쓰러지자, 경찰이 방패와 군화발로 공격하고 있다. ⓒ 권우성


방패로 가격당해 피 흘리는 시민2일 새벽 서울 태평로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한 한 시민이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방패로 얼굴을 가격당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 ⓒ 연합뉴스 박지호


"6월 1일 새벽 5시 30분쯤 구 한국일보사 건너편 인도에서 시민 구타에 항의하다 같이 얻어맞게 됐음. 전경들이 방패로 안면을 가격해 바로 쓰러졌는데, 포털 다음 동영상에 방패로 찍힌 주인공. 눈이 붓고 얼굴이 찢어진 상태." 조○○(38·대학원생)

"6월 2일 새벽 1시 40분, 세종로 사거리에서 경찰의 2차 강제진압 때 방패로 정면으로 맞아 얼굴이 피투성이가 됨. 코뼈가 부러져 조각조각 난 상황으로 큰 수술을 받아야 함. 앞니도 부러짐." L모씨(대학생, 21)

"6월 1일 새벽 4시 30분 효자동길. 뒷걸음질치다 전경에게 머리채가 잡힘. 군화발로 얼굴 안면 구타당함. 눈·코·광대뼈 등을 군화발로 맞았으며 양팔에는 찰과상이 있음. 오른쪽 눈 위쪽이 찢어져 6바늘 꿰맴. 오른쪽 광대뼈와 안구뼈 등 골절." ○○(대학 4학년)

지난 1일과 2일 새벽 사이 열린 촛불 행진 가운데 경찰폭력으로 얼굴이 찢긴 피해자들이 육성증언에 나섰다. 수많은 군중이 경찰로부터 피해를 입었는데도 아직 이명박 정부와 경찰은 무엇이 잘못인지 판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 나섰다는 것이다.

▲ 어청수 경찰청장. ⓒ 유성호

어청수 경찰청장이 "불법행위를 저지르지 않은 시민에게는 물대포를 쏘지 않았다"고 밝힌 뒤, 피해자들은 광우병 국민대책위에 직접 전화를 걸어 고소의사를 밝히고 있다. 몇몇은 가족과 지인, 주변의 만류로 선뜻 고소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3일 오전 11시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지하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집회에서 경찰에게 폭력을 당한 시민 등을 원고로 모집해 어청수 경찰청장 등 경찰관계자들에 대해 고소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시민들의 비폭력 평화시위를 경찰이 방패와 군화발을 동원해 머리채를 휘어잡고 발로 가격하는 등 끔찍한 경찰폭력사태가 빚어졌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어청수 경찰청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우병국민대책위는 이날 ▲어청수 경찰청장을 비롯 ▲한진희 서울경찰청장 ▲신두호 서울기동단장 ▲성명불상의 경찰기동대 지휘책임자 ▲범행에 가담한 성명불상의 경찰기동중대 중대장 ▲범행에 가담한 성명불상의 준투(의무)경찰대원 등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3일 오전 현재까지 '국민고소운동'에 참여한 피해자는 모두 12명이다. 12명의 피해자들은 대개 20~30대 대학생과 대학원생 등으로 지난 1일과 2일 새벽에 발생된 폭력상황에 대한 경찰의 책임을 묻고 있다. 피해자 가운데는 가족과 함께 나온 고등학생들도 포함돼 있다.

광우병국민대책위의 임태훈씨는 "현재까지 서울시내 병원을 다니면서 약 30명의 환자들을 상대로 피해내용을 취합했다"며 "3일 오전 현재까지도 피해상황을 전달하는 메일이 줄을 잇고 있으나 구체적인 가해자 등을 파악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30명의 피해자들은 대개 다발성 타박상, 뇌출혈·찰과상·귀고막 파열·인대파열·열상(찢어짐)·골절 등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임씨는 이날 기자들에게 "촛불시위 현장에서 피해를 당하는 시민들을 보게 되면 최소한의 인적사항만 적어 대책위에 전달해 달라"며 "대책위는 현장 응급치료 지원은 물론 법률지원까지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폭력에 대해 항의하며 어청수 경찰청장에 대한 고소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 장윤선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상렬 목사는 "오늘 취임 100일을 맞이한 이명박 대통령의 명이 얼마나 갈까 걱정된다"며 "억울하게 당한 시민들을 다 찾아내서 보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 목사는 "불법을 저지르지 않는 시민에게는 폭력을 저지른 바 없다고 주장하는데 누가 폭력을 휘둘렀느냐"며 "국민주권을 미국에 갖다바친 이명박 정부에 구조적 폭력이 있는 게 아니냐, 폭력을 휘두른 어청수 경찰청장의 파면을 당장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들의 정당방위를 기반으로 이명박 정부는 당장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도숙 전농 의장은 "지난 농민대회 때 경찰로부터 팔 꺾기를 당한 바 있는데 그때 지휘관이 '부러트리라!'고 했을 때 정말 팔이 부러질 것 같은 공포감을 느낀 바 있다"며 "이명박정부가 국민을 잘 먹고 잘살게 해주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일인 만큼 국민건강권을 해치지 않도록 즉각 재협상에 나서라"고 말했다. 

"막가파식 정치로 국민저항 초래... 즉각 재협상 착수해야"

▲ 6월 1일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경찰 방패에 찍혀 머리에 출혈을 일으킨 대학생 김선미씨(25세)의 모습. ⓒ <노동과 세계>

한편, 이들은 3일 오전 발표한 정운천 농수산식품부 장관의 '고시연기와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조처에 대한 입장도 발표했다.

이들은 "오늘 발표는 폭발하는 국민저항을 일시 모면하기 위한 비열한 기만"이라며 "한미 쇠고기 협상을 통해 완벽하게 상실한 검역주권과 전면 파괴된 국민건강권을 회복하기에는 터무니 없이 부족한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가 아무런 통제 없이 국민에게 쏟아져 들어오는 시기를 잠시 뒤로 미룬 것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며 "정부가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위험성에서 국민건강을 지킬 의지가 있다면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영구적 수입중단'을 미국에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30개월 미만 쇠고기에 붙어 있는 광우병 특정위험물질 문제 등을 포함해 치명적 결함을 갖고 있다"며 "정부가 정녕 국민 뜻을 받아들인다면 국민건강 포기각서에 다름없는 협상결과를 전면무효하고 즉각 재협상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우병국민대책위는 "막가파식 정치로 거대한 국민저항을 초래한 정부가 그 위대한 힘을 두렵게 여긴다면 미봉책을 당장 포기하고 국민의 뜻을 전면 수용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더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의료·수의과학·통상 등 전문가들을 통해 '최소 한전기준 7개 항'을 발표했다"며 "이것은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로부터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한 가장 최소한의 요건이며 물러설 수 없는 국민촛불 저항운동의 최소 요구사항"이라고 못 박았다.

광우병국민대책위는 지난달 26일 발표한 '7가지 최소 안전기준'은 ▲광우병 발생국에서 쇠고기 수입 전면금지 또는 20개월 미만 뼈 없는 살코기 수입 ▲광우병위험물질을 모든 연령의 편도, 십이지장부터 직장까지 장전체, 장막간, 뇌, 눈, 삼차신경절, 척수, 머리뼈, 등배신경절, 척주로 규정 ▲혀, 곱창, 선진회수육, 사골, 꼬리뼈 전면 수입금지 ▲도착장 승인권 및 취소권한을 한국정부가 갖도록 할 것 ▲수입검역 중 광우병위험물질 최초 1회 발견시 즉각 미국산 쇠고기 전체에 대한 검역 중단, 원인규명 후 개선조치 이후 재발 시에는 수입중단, 중단일 이전 수입된 쇠고기도 검역 중단 ▲미국산 수입 쇠고기 모든 부위 월령표시 의무화 ▲수입위생조건 중 수입중단 조건 5조 삭제 등이다.

1. 조○○(38·대학원생) : 6월 1일 새벽 5시 30분쯤 구 한국일보 건너편 인도에서 시민들을 무차별 폭행하는 것에 항의하자, 지나가던 전경들이 심한 욕설과 함께 방패로 안면을 가격해 바로 쓰러짐. 포털 다음 동영상에 욕설하며 방패로 가격하는 유명한 동영상 내 쓰러진 시민이 바로 조○○임. 눈 부위를 정면으로 방패에 찍힘. 눈이 붓고 얼굴이 찢어진 상황. 이마가 아파 안과와 외과 치료를 동시에 받고 있음. 추후 진단서 제출예정.

2. L모씨(21·대학생) : 6월 2일 새벽 1시 40분, 세종로 사거리에서 경찰의 2차 강제진압 때 방패를 정면으로 맞아 얼굴이 피투성이가 됨. 코뼈가 부러져 조각난 상황으로 큰 수술을 받아야 함. 앞니도 부러짐.

3. 김○○씨(시민) : 물대포 맞아 반 실명 위험. 6월 1일 새벽 5시 30분에 물대포를 직각(3∼4m)으로 맞으면서 쓰러져 신촌세브란스 병원으로 후송됨. 시력이 1.5에서 0.3으로 떨어짐. 장기간 피료가 필요한 상황임.

4. 권○○(28·대학생) : 6월 1일 새벽 4시 30분께, 경찰의 강제진압 시작 직후 경복궁역 2번 출구 패밀리마트 인도앞 차도에 서 있을 때 진압시작됐고, 경찰의 방패와 군화발로 집단구타 당함. 온몸에 멍들고 타박상, 머리와 팔꿈치 등에 피까지 터짐.

5. 윤○○(35·연구원) : 6월 2일 새벽 1시경 광화문 세종로 이순신 장군 동상 부근에서 시위대와 전경이 대치한 가운데 순식간에 전경들이 달려들어 방패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전경이 휘두른 방패에 맞아 으악하고 얼굴에 알싸함을 느끼며 쓰러짐. 전경이 몸을 밟고 지나갔고, 잠시 앞이 보이지 않았다. 엎드려 땅을 더듬어 안경을 찾았지만 못 찾았고, 순식간에 손아귀에서 많은 양의 피가 흘러내렸다. 강한 플레쉬 불빛을 느꼈지만 소리조차 치지 못했다. 구급차에 실렸고, 응급실에 갔다가 십수바늘 꿰맸다.

6. 박○○(37) :6월 1일 새벽 4시 40분 경복궁역 4번 출구 못미처 경찰 후방에 있었다. 물대포 앞쪽에 위치해 성명불상의 여성 1명이 물대포를 막아서는 것을 보고 함께 동참해 저지하던 중 전경이 본인을 땅바닥에 내동댕이 치면서 2-3분 끌고 감. 군화발로 가슴과 배, 머리 등을 집단구타 당함. 본인을 군화발로 가격하고 그 힘에 의해 머리를 아스팔트 도로에 부딪치게 됨. 현재 MRI 검사결과 귀 뒤쪽에 뇌출혈 증세가 있으며 가슴이 매우 아픈 상태. 피가 머리에 고여 있어 약물치료 중.

7. 박○○(24) : 6월 1일 새벽 1시 30분경. 효자로 입구 전경버스 앞에서 물대포를 맞고 고막 절반 정도가 날아가고 없음.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음.

8. 박○○(25) : 6월 1일 새벽 1시 30분경 효자동 입구 전경버스 왼쪽 골묵. 전경이 휘두른 방패에 찍혀 입술이 터지고 턱이 찢어짐.

9. 김○○(21) : 6월 1일 새벽 1시 30분경 동십자각 입구 앞 시위대 앞 부분에 있는데 기와장이 날아와 오른쪽 눈을 맞음. 왼쪽 눈부위 심한 타박상. 왼쪽 눈 아래가 A자 형태로 5cm 찢어짐.

10. 유○○(24) : 6월 1일 새벽 5시경 물대포가 발사한 물이 얼굴을 정면으로 가격해 맞아 앞으로 넘어짐. 경찰이 던진 물건에 뒤통수를 가격 당함. 경찰에게 오른쪽 가슴과 옆구리, 다리 등을 방패로 맞음. 6월 1일 현재 백병원 응급실에서 받음.

11. 김○○(대학 4학년) : 6월 1일 새벽 4시 30분 효자동길. 전경차 위에서 물대포를 살포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차별적 폭력연행이 이뤄짐. 대열 앞쪽에 있다 뒷걸음질치며 도망가다 넘어져 전경에게 머리채가 잡힘. 군화발로 얼굴 안면 구타당함. 눈, 코, 광대뼈 등을 군화발로 맞았으며 양팔에는 찰과상이 있음. 오른쪽 눈 위쪽에 찢어져 6바늘 꿰맺으며 오른쪽 광대뼈, 오른쪽 안구뼈 등 2군데 뼈가 골절된 상태. 갑자기 들이닥친 전경 4~5명에게 전투화로 안면을 수차례 구타 당했고, 피를 많이 흘린 상태에서 강남서로 이송. 영동세브란스 병원에서 안와골절, 오른쪽 광대뼈 진단받음

12. 김○○(25) : 6월 1일 새벽 5시 30분에서 6시 사이에 동십자각에서 뒤돌아가는데 경찰들이 달려와서 방패로 가격하고 군화발로 팔과 다리 등을 가격해 왼쪽 머리 뒤쪽이 찢어짐. 이후 의료봉사단이 달려와 지혈해줬고 119 구급대에 실려 백병원으로 후송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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