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촛불 문화제 참석하라고 등 떠밀었어요"
퇴근 후 다녀온 울산 촛불 문화제
▲ 울산촛불문화제 사회자작지만 당찬 여성이었다. 비도 오는데 많이 모여 주셔 고맙다는 인삿말을 여러번 했다. ⓒ 변창기
하루 종일 하늘이 꾸리꾸리 하더니 퇴근시간 다되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서울은 비와도 하던데 울산은 비온다고 하지 않는거 아닐까?'
▲ 미친소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에 나온 시민들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민들이 많이 참석했다. ⓒ 변창기
"미친소 수입 반대 촛불 문화제 하는 것을 차량으로 지나가는 시민들이 볼수 없도록 닭장차들이 다 막아 놨어도 우린 여기에 모였습니다. 비도 오고 하는데 많이 모여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직은 앳띤 여성 사회자가 그렇게 말하며 촛불 문화제가 시작되었다.
▲ 미친소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에 나온 여중학생들무대에 올라 자유발언을 하다 울음을 터뜨린 여학생들이다. 씩씩하다. ⓒ 변창기
"여기 왜 왔어요? 누가 가라 하던가요?"
중학생으로 보이는 한 여학생에게 조심스레 다가가 귀엣말로 물어 보았다.
"네"
네? 그럼 선생님이 가라 했을까? 아니면 부모님? 나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다음 대답을 듣고자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촛불 문화제에 참석하라고 등을 떠밀어서 왔어요"
너무나 뜻밖의 대답에 나는 놀라고 말았다. 그리고 더이상 다른 질문을 할수가 없었다.
하기도 전에 그 여학생은 단상으로 올라갔다.
▲ 동구 모 고등하교 여고생이라고 밝힌 여학생또박또박 정부의 미친소 수입을 비판했다. 많은 박수를 받았다. ⓒ 변창기
"부모님 몰래 여기왔어요. 부모님께 촛불 문화제 간다고 하면 '공부나 하라'고 하니까 그냥 친구집에 놀러 간다고 하고 여기 왔어요. 지금 공부가 문젠가요? 미친소 먹으면 다 죽는데 사는게 먼저 아닌가요? 살아야 공부도 하잖아요"
북구에 있는 모 중학교에 다닌다고 자신을 소개한 여학생 발언이다. 그 여학생은 0교시 수업에 영어 교육에 숨이 막히는데 게다가 미친소까지 수입한다니 화가 나서 참석했다고 했다.
▲ 모 방송국에서 시민 인터뷰모 방송사에서 취재를 나왔다. 가족이 함께 집회에 나왔다. ⓒ 변창기
"교과서에 보니 집회 자유가 있고 대한민국은 자유로운 나라라고 배웠는데 전경 아저씨들이 왜 시민을 때려요?"
그 여학생은 "우리가 미친소 먹고 미쳐 죽으면 이명박 대통령께서 책임 질거냐"고 하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 무대옆 자유발언 신청자유발언 할 시민이 줄을 이었다. 특히나 학생들이 많았다. 가장 피해를 볼수 있는 곳이 바로 학교고 학생들이기 때문일까? ⓒ 변창기
중간중간 노래와 자유발언을 번갈아 하면서 집회는 계속되고 있었지만 밤 9시 다되어 집회 장소를 빠져 나와야 했다. 내일 다시 출근해야 하므로.
버스 타고 가는데 길게 전경차만 줄지어 선 것만 보일뿐 집회 모습을 볼수 없었다. 사회자가 말한것처럼 이나라 정치권력은 일반 시민들에게 보여줄수 없는 비밀이 참 많은거 같았다. 떠나는 버스 밖에는 아직도 이슬비가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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