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해무로 기억되는 섬, 삽시도
[2박 3일간의 섬여행] 충남 보령 삽시도
▲ 거멀너머 해수욕장의 풍경넓고 아늑한 거멀너머 해수욕장 뒷편으로 소나무 숲이 울창합니다. ⓒ 문일식
5월 29일 서울에서 출발해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도착한 대천은 아직까지 안개가 자욱합니다. 맑은 날씨에 점점히 흩뿌려진 듯한 안개는 도시 전체를 묘한 색감에 빠뜨립니다. 사방의 시야를 막아 답답한 느낌이 드는 안개 속 도시 대천에서는 삽시도로 떠나는 배편이 출발 30분 전인데도 출항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이른 아침의 첫 배는 이미 결항된 상태였습니다.
▲ 삽시도의 농촌 풍경작은 섬에서도 농사를 짓습니다. 마침 드리워진 안개가 인상적입니다. ⓒ 문일식
삽시도는 차량을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섬입니다. 딱히 차를 가지고 들어가기도, 안가져가기도 뭐한 '계륵(鷄肋)'같습니다. 좀 더 여유롭게 섬을 둘러보기 위해서라면 차를 가지고 들어가는게 나을 듯 싶습니다. 삽시도 서쪽을 바라고 술뚱 선착장을 떠났습니다. 농사를 짓는 바쁜 일상이 펼쳐 집니다. 작은 섬인데도 모내기를 끝낸 여느 농촌과 다르지 않은 풍경입니다.
서쪽으로부터 밀려오는 짙은 해무가 논 위에서 한바탕 춤판을 벌입니다. 해무와 함께 비옷을 걸쳐입은 허수아비도 덩달아 춤을 춥니다. 심어진 모들도 뒤질세라 가녀린 몸을 파르르 떨어가며 춤판을 거듭니다. 사면이 바다로 이루어진 어촌 속에 비친 농촌의 풍경은 사뭇 특이하기만 합니다.
▲ 당너머 해변에 짙게 드리운 해무한 치 앞도 분간이 안되는 당너머 해수욕장을 걸어들어가고 있습니다. ⓒ 문일식
눅눅한 느낌이 얼굴을 쓰다듬으며 흐릅니다. 밤새 파도와 함께 일렁이던 흔적이 발 아래로 가득합니다. 파도가 다녀갔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파도소리를 바라고 천천히 다가가는 사람들은 정적에 휩싸여 있습니다. 해변에 무언가가 있다는 것은 오로지 사람의 발자국 소리뿐 입니다. 당너머 해변에는 앞에서 무언가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은 미스테리한 풍경만이 가득합니다.
▲ 거멀너머 해수욕장의 풍경안개가 걷히기 시작한 거멀너머 해수욕장... 해변의 주인인 게들이 만들어낸 작품이 인상적입니다. ⓒ 문일식
▲ 진정한 해변의 주인인 게들...집을 짓고, 나다닌 흔적이 가득한 해변에는 작은 생명들이 살아 숨쉽니다. ⓒ 문일식
마침 해무가 서서히 걷히고, 해변의 윤곽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푸른 하늘이 드러나고, 구름도 멋지게 펼쳐 집니다. 오랫만에 햇빛을 머금은 해변은 서서히 밝은 느낌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해무는 전투에서 패해 물러가는 적군들처럼 스멀스멀 뒷걸음질 치다가 이내 공중에서 모습을 감춥니다. 이제서야 삽시도 해변은 제 모습을 찾은 듯 합니다.
당너머, 거멀너머 해변에서 남쪽으로 우뚝 솟아 있는 붕구뎅이산 너머에는 밤섬해수욕장이 있습니다. 삽시도에서 가장 큰 해수욕장으로 남쪽으로 툭 튀어나온 모습이 밤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우연하게도 밤섬 해수욕장 내려가는 길에 밤을 하나 주웠는데 괜히 웃음이 났습니다. '밤섬을 이렇게 알려주는구나'하고….
해변에는 몇 분이 호미로 무언가 열심히 잡고 있습니다. 다가가 여쭤보니 바지락을 잡고 계시는 중이었습니다. 날렵한 호미질에 파헤쳐진 모래밭 속에서 어김없이 조개가 딸려 나옵니다. 처음 자리잡기 시작해서 벌써 두 시간째 작업중이시라며 그새 한번도 뒤를 안돌아보셨던지 뒤돌아 보시며 멋적어 하십니다. 큼지막한 바지락을 손에 한가득 담아 보여주십니다.
▲ 어르신이 떠난 자리에 남은 흔적2시간 바지락을 캐신 후 집으로 돌아가시는 어르신과 바지락을 캔 흔적 ⓒ 문일식
▲ 당너머 해변에 소나무 숲과 해무가 어울어진 풍경짙게 드리워진 해무는 삽시도를 오래 기억하게 만듭니다. ⓒ 문일식
어제 밀려드는 바닷물로 밤섬 해수욕장까지 갔다가 들르지 못했던 물망터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면삽지를 찾아가보기로 합니다. 면삽지는 썰물때면 자갈길로 삽시도와 이어지고, 밀물이면 외딴 섬이 되는 곳입니다. 절경이 뛰어난 곳이라고 들었는데, 요즘은 예전같지 않다고 합니다. 밀물 때라 당너머 해수욕장에서는 접근하기 어려웠고, 삽시도에서 가장 높은 붕구뎅이 산을 넘다가 아래로 나있는 산길을 이용해야 하기로 했습니다.
▲ 붕구뎅이산 아래에서 만난 맑은 해변면삽지를 가기위해 내려왔지만 결국 면삽지를 볼 수 없었습니다. ⓒ 문일식
▲ 민박집에서 내준 점심식사.아구탕과 놀래미구이까지 정성스런 점심식사 ⓒ 문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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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항 여객선 시간 및 운임
대천항-삽시도 7:30, 12:30, 16:00
운행요금
대천항-삽시도/9,550원
차량 선적 가능합니다.
기상 상태에 따라 출항안될 수도 있습니다.
대천항에서 호도,녹도,외연도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8:10, 14:00)
추천민박 :
당너머해수욕장 입구 태창민박(041-932-6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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