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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100번 총파업보다 힘센 촛불... 이젠 노동자 나서자"

폭우 아랑곳 않고 노동자결의대회·촛불집회·삼배일보 진행

등록|2008.06.04 21:51 수정|2008.06.04 21:58

▲ 4일 오후 6시, 비가 오는 가운데 울산 노동자들이 이명박 정권 규탄 노동자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 박석철


"우리가 언제 국민들에게 박수받고 투쟁하겠습니까? 이제 그때가 온 것 같습니다."

민주노총 하부영 울산본부장은 "민주노총이 100번 총파업을 해도 못 해낼 일을 어린 학생과 시민들이 해냈다, 이제 그들은 민주노총이 나서길 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매일 촛불집회가 열리는 울산시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광장. 4일 오후 6시부터 이곳에서는 비가 오는 가운데 700여 노동자가 모여 '광우병 쇠고기 수입, 공공부문 사유화 강행, 이명박 정권 규탄 울산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동자들 앞에 선 민주노총 하부영 울산본부장은 "주부가 유모차를 끌고, 70~80대 노인이 시민부대로, 예비군과 전국 대학생이 동참하는 항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노동자가 앞장서 이명박을 청와대에서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이날 결의대회에서 "한 달 이어온 촛불집회를 이제 노동자들이 나서 물대포로부터 시민을 지키려 한다"며 "노동자가 결의했으니 이명박은 각오하라"고 했다.

기름 값 폭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물연대 최일환 울산지부장은 "이명박 정부가 강행하는 대운하와 미국산 쇠고기 반송을 저지하는 일이 모두 운송노동자의 몫으로 다가왔다"며 "군홧발로 시민을 짓밟는 이 정부를 용서할 수 없어 우리가 이 일을 해내겠다"고 외쳤다. 그리고는 "힘차게 싸울 수 있도록 시민들의 응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울산건설기계지부 김낙욱 지부장은 "이명박 정부가 임기 초인데도 임기 말로 가는 정책을 하고 있다"며 "이제 노동자가 대미를 장식할 것을 국민이 요구한다"고 노동자의 동참을 호소했다.

▲ 7시 30분부터 폭우가 솓아졌다. 하지만 시민들은 아랑곳 않고 촛불을 들었다 ⓒ 박석철

▲ 4일 오후 5시부터 울산시가지에서 삼보일배를 하고 있는 울산민노당 지방의원들. 이들의 삼보일배는 매일 이어지고 있다 ⓒ 박석철


그동안 시민들이 벌여온 촛불 항쟁에 노동자 참여가 미흡했다는 자성의 소리도 나왔다. 윤장혁 울산민노총 사무처장은 "서울에서는 폭우 속에서도 시민들이 어려운 항거를 하고 있다"며 "우리가 한번 생각해보자, 그들은 이제 노동자가 나서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촛불 집회 동참을 당부했다.

그는 이어 "다가오는 6·10 항쟁에 민주노총 80만 조합원과 그 가족들이 나서는 총파업을 현재 논의 중에 있다"며 "울산에서는 1만 이상이 나서야 하며, 우리 노동자들이 그 약속을 꼭 지키자"고 했다.

빗속에서 한 시간 가량 진행된 노동자 결의대회가 끝나자 학생과 시민들이 하나 둘 모였다. 오늘도 울산시청에서 집회장소까지 삼보일배를 진행한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소속 지방의원들도 합류했다. 빗줄기가 갑자기 거세지면서 폭우로 변했다.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참가자들은 영상을 보면서 촛불을 흔들고 자유발언을 이어 갔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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