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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물어죽이는 까치, 시절 따라 새 인심도 변하나

놀부형 집에서 흥부동생 집으로 간 제비 일가(?)

등록|2008.06.05 17:40 수정|2008.06.06 03:17
2006년 4월29일에 본지에 '제비야 전깃줄에 집지으면 해로워'라는 기사를(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326465&PAGE_CD=) 쓴 적이 있다.

대략의 기사 내용은 큰형이신 우리 아버님 댁 서까레의 전깃줄 애자부분에 제비부부가 집을 짓는 것을 보시고, 어머님이 "전자판가 뭔가 발생해 해롭다" 생각하시고 제비집을 못 짓게 헐어버려도 계속 짓게 되자 하는 수 없이 밑받침을 달아 줬더니 환경변화 때문인지 집짓는 것을 포기하고 아버님 집을 떠난 적이 있었다.

큰형이신 우리아버님 집가운데 까만 기와집이 당초에 제비일가가 둥지를 틀었던 큰형이신 아버님 집 ⓒ 양동정


그 후 아버님 집과 약 100여m 거리에 있는 셋째 숙부님 댁에 제비 한 쌍이 날아들어 집을 짓고 새끼를 까서 기르더니 매년 찾아와 집을 짓고 새끼를 친다고 하신다. 아마도 이 제비가 아버님 집을 떠나 동생이신 숙부님 댁에 둥지를 튼 것 같으니 마치 흥부전 얘기와 흡사한 점이 있지 않은가?

숙부님이신 세째동생(흥부?)집우리집에 살던 제비가 이사간것으로 추정되는 세째 숙부님댁은 아버님댁에서 100m정도 ⓒ 양동정


금년 5월 말에 고향(전남 순천시 해룡면)을 방문했다가 숙부님 댁에 인사차 들렸더니 역시 제비가족이 둥지를 틀고 6~7마리 정도의 새끼를 까서 기르고 있는 모습이 반가워 사진을 찍었더니 숙부님 말씀이 "까치하고 농약 때문에 제비가 다 죽어야!" 하신다.

"까치가 와서 제비새끼를 두 마리나 물어 죽이고, 논밭에 농약을 하다보니 농약 때문에 죽은 나비 같은 곤충을 어미제비가 물어다 먹이는 바람에 끝까지 자라는 제비는 반도 안된다"며 "요새는 까치가 원수다 원수!"라고 하신다.

요새는 "까치가 난폭해져 갔고. 과실 다 쪼아 먹제. 제비새끼 물어 죽이제. 콩을 심으면 지켜보고 있다가 땅을 후벼 파고 콩까지 다 파먹는단 말이다. 까치도 사람처럼 갈수록 더 영악해지고 난폭해진 것 같단 말이다"고 하신다.

우리가 자랄 때는 참새를 비롯한 새를 다 잡아서 구워먹을 수 있어도 제비는 죽여도 안 되고, 제비는 먹지도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까치가 제비를 물어죽이다니? ............인심 따라 까치도 변한 것 인가?

새끼 제비의 기다림먹이를 찾아나간 어미제비를 기다리는 새끼 제비들 ⓒ 양동정


▲ 제비 물어죽인 까치 ⓒ 양동정


그 시절 모를 심기 위해 논을 갈아 엎어 두면 흙속의 벌레들을 잡아서 새끼들에게 먹이기 위해 수백 마리의 제비 떼가 지지배배 거리며 논 위를 날아다니는 모습은 차라리 장관이었다. 제비가 그렇게 많았지만 농약에 의한 피해도, 까치가 제비새끼를 물어 죽인다는 소리도 들어 보지 못했다. 하지만 까치 때문에,,,또는 농약으로 죽은 곤충을 새끼에게 물어다 주어 새끼가 죽는 일이 있다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제비부부제비집 부근에 낯선사람이 접근하자 주위의 전깃줄에 앉아 둥지의 새끼들을 지켜보며 울어대는 제비부부 ⓒ 양동정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모심기 하려고 써레질 하는 논 위에도 옛날처럼 많은 수의 제비 떼는 볼 수가 없고 겨우 대여섯 마리가 열심히 날아다니며 벌레를 잡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초등학교때 책 보따리 둘러메고 학교에서 돌아와 동네어귀에 들어서면 수십 마리의 제비 떼가 담장위에서, 혹은 기와지붕위에 앉아서 지지 배배 거리고 반겨주다가 가까이 다가오면 우리를 놀리기라도 하듯이 일제히 날아오르는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창공을 힘차게 날고있는 제비고향마을 하늘을 날고 있는 제비는 겨우 대 여섯마리에 불과하다. ⓒ 양동정


하지만 푸른 하늘을 날아다니는 제비는 겨우 대여섯 마리 정도밖에 안된다. 제비 개체수가 적어진다는 것은 자연 생태계가 그만큼 파괴되고 있다는 것으로 생각된다. 작년에 내가 살던 서울 오금동 성내천에 제비가 나타나 화재거리가 된 일을 생각하며 몇 마리 안 되는 제비가족이지만 무사히 자라서 맑고 푸른 창공을 힘차게 치솟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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