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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늘어가는 동물 식구들! "이러다 굶어 죽겄어"

강아지, 토끼에 이어 햄스터까지... 사료비 걱정에 한숨만

등록|2008.06.08 18:57 수정|2008.06.08 19:45

새로운 햄스터 가족나무로 만든 햄스터집안에 두마리, 사진포즈를 잡고 있는 한마리, 나무집 오른쪽 옆에 톱밥을 파고 숨으려는 햄스터 등 총 네마리의 햄스터가 새로운 가족이 되었다. ⓒ 김동이



"이러다 정말 사람은 굶어 죽겄어. 어디서 계속 가지고 오는 거여?"
"얘가 이쁘다고 사달라는데 안 사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 사주면 어떻게 해. 사료값만 해도 만만찮을 텐데."
"어떡해 그럼, 그냥 키워보자고."

또 식구가 늘었다. 이번엔 한 번에 네 마리가 새로운 식구로 들어왔다. 새로 식구된 동물은 햄스터였다. 기존에 애완견 두 마리와 토끼 한 마리가 있었지만 이번엔 네 마리가 한꺼번에 유리로 된 집과 함께 들어왔다.

애완견 집 위의 햄스터 집이번에 새로 들어온 햄스터 가족들은 집의 터줏대감인 애완견의 이웃이 되었다. ⓒ 김동이



철망으로 된 애완견 집 바로 위에 자리를 잡은 네 마리의 햄스터들은 아직은 집이 낯선 까닭인지 나무로 만든 집안에서 꼼짝 않고 분위기만 살피고 있다. 그런데, 집에 온 지 며칠이 지난 어느 날 TV를 보고 있는데 '삐걱삐걱' 대는 소리가 들리는 게 아닌가?

'이게 무슨 소리지? 집안에서 이런 소리가 날 데가 없는데?'

햄스터 가족쳇바퀴를 열심히 돌리고 있는 햄스터와 나무로 된 집 안에 있는 햄스터의 모습. ⓒ 김동이



TV 보던 것을 멈추고 거실로 나가서 그 소리의 진원지를 찾으니 햄스터 우리 안에 설치해 놓은 쳇바퀴가 돌아가는 소리였다. 햄스터 한 마리가 쳇바퀴 안에 들어가 열심히 쳇바퀴를 구르고 있었다.

'이놈들이 이제 집에 적응했나?'

햄스터 실종사건, 알고 보니 톱밥 뒤집어쓴 채 숨어 있어

실종사건의 주인공어디로 실종됐는가 했더니 몸 전체를 톱밥으로 감싸고 숨어있던 행스터 한마리가 머리에 톱밥을 그대로 뒤집어 쓴 채 고개를 불쑥 내밀고 있다. ⓒ 김동이



한참을 쳇바퀴를 구르고 있는 햄스터를 바라보고 있다가 나무로 된 집 안을 들여다보니 두 마리 밖에 보이지 않았다. 한 마리가 사라진 것이다.

"어? 햄스터 한 마리 사라졌네."
"햄스터가 어디로 사라져? 그거 유리벽 위로 못 넘어 올 텐데?"
"그래? 그럼 어디로 사라졌지?"
"유리상자 안에 잘 찾아봐. 지가 어디로 갔겠어?"


말을 서로 주고 받고 있는데 갑자기 유리상자 안의 톱밥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이내 햄스터 한 마리가 머리에 톱밥을 잔뜩 뒤집어 쓴 채 고개를 쑥 내미는 게 아닌가!

"저기 있네. 이놈이 톱밥을 파고 들어가서 숨어 있었네. 깜짝이야. 없어진 줄 알았네."
"그 봐. 지가 가면 어디로 간다고."


사료먹는 햄스터햄스터 한 마리가 사료그릇에 덜어놓은 사료를 먹고 있다. ⓒ 김동이



네 마리가 모두 눈에 들어오자 햄스터 우리 옆에 있던 사료봉지를 들어 우리 안에 있는 사료그릇에 해바라기씨와 옥수수 등이 섞여있는 사료를 덜어 주었다. 사실 햄스터는 집에 들어온 지도 얼마되지 않았고, 덩치도 작아 먹는 사료양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예전부터 키우던 애완견과 토끼는 가면 갈수록 먹는 양이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식욕도 왕성해져 사료 이외에 다른 음식을 줘도 가리지 않고 먹어 치웠다. 그야말로 집안의 포식자들로 변해 가고 있었다.

토끼 '송이'처음에는 귀여웠으나 지금은 훌쩍 자라 성격이 포악해 졌다. 잠시라도 사료를 주지 않으면 사료그릇을 엎는 등 포악해진다. ⓒ 김동이



특히, 애완견보다 조금 늦게 한 식구가 된 토끼(집에서는 일명 '송이'라고 부른다)는 처음 집에 들어올 때는 손바닥만한 아주 작은 크기로 식구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지만 점점 자랄수록 그 성장 속도도 매우 빠를 뿐만 아니라 생김새도 어릴 적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성격도 포악해지기 시작했다.

'토끼가 포악해져 봤자 얼마나 포악해지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토끼 우리 안에 놓아 둔 사료그릇에 잠시라도 사료가 없으면 곧바로 몸으로 철망을 들이받고 사료그릇을 앞발을 이용해 뒤엎어버리는 등 사나워진다.

그래서 식구들은 앞뜰을 들락날락 할 때마다 항상 토끼우리 안에 있는 그릇을 살피는 버릇이 생기기도 했다. 그나마 애완견들이 식구들 말을 잘 듣고 대소변도 잘 가리기에 망정이지 애완견까지 포악했다면 다른 동물들은 기를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이다.

늘어나는 동물식구들, 걱정거리는 사료비 문제

항상 준비되어 있는 사료들동물식구가 7마리로 늘어 이젠 사료비 걱정을 해야 한다. ⓒ 김동이



네 마리의 햄스터까지 새로운 식구로 맞이한 가족들은 한편으로는 식구가 늘어 즐거워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바로 사료비 문제였다. 한두 마리도 아니고 이제는 동물식구만 일곱 마리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동물식구들이 먹는 사료양만 해도 무시못할 정도가 되었다.

애완견이야 먹다 남은 밥을 준다고 해도 토끼와 햄스터는 사료를 줘야 하기 때문에 사료가 떨어지지 않도록 항상 준비를 해둬야 한다. 그러다보니 한 달에 사료비로 나가는 돈만 해도 만만치 않았다. 사료 한 번만 안 사도 식구들 외식 실컷 할텐데….

하지만, 아이가 워낙 동물들을 좋아하다보니 남 줄 수도 없고 외식비 아껴서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터줏대감 애완견동물식구 중 가장 먼저 식구가 된 애완견의 모습. ⓒ 김동이



이제는 동네에도 소문이 다 나서 강아지나 토끼가 새끼를 나면 주인이 제일 먼저 우리 집에 와서 분양받을 의사를 묻는다. 앞으로는 더 이상 동물을 가져와서 키우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또 어떻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아이가 좋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물론 "계속 애완동물 가져다가 키우면 맛있는 거 못 먹는다"면서 설득은 시켜 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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