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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선배들로부터 교육대안 찾았으면...

[인터뷰] <시대를 읽는 교육사> 출간 인천 산곡중 박미자 교사

등록|2008.06.09 18:10 수정|2008.06.09 18:10

▲ 인천 부평구 산곡중학교의 박미자 교사 ⓒ 장호영

"요즘 공교육이나 교육현장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그동안 역사 속에서 살아온 선배 교육자들의 모습을 보면 지금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교육 민주화와 참교육을 위해 살아왔음을 깨닫게 된다. 선배 교육자들의 모습 속에서 교육의 역사를 이해하고 앞으로의 교육 대안을 찾고 희망의 교육사를 써 나갔으면 하는 마음에서 책을 출간하게 됐다."


7일 인천 부평구 산곡동 자택에서 <시대를 읽는 교육사>를 지난 5월 30일 출간한 산곡중학교 박미자 교사를 만났다. 그는 책 출간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 시대부터 현재까지 정부의 교육정책이 어떤 과정을 겪으며 변모해왔는지, 그 안에서 교사들은 교육 민주화를 위해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상세히 다루고 있다.

나라를 빼앗긴 시기 교사들은 전국 각처에서 학교를 세워 우리말과 우리글을 가르치고 우리 민족의 역사를 가르쳤다. 또한 학생들에게 나라의 주인임을 일깨우면서 자신 또한 역사 발전의 주인으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기존의 질서를 유지시키는 데 기여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선택하면서 살아왔다.

책의 마지막 덧붙이는 글 '연대와 협력으로 인간교육을!'에서는 참된 교육은 더불어 사는 삶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그는 밝히고 있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의 학교 자율화 추진계획에 대해 공교육을 책임지지 않고 자본시장에 넘기겠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교육은 경쟁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민족, 민주, 인간화 등 참된 인간을 기르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사는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인하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심리학과에서 공부했다. 1985년 9월 서울 공항중학교 교사로 첫 발령을 받아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결성으로 해직됐다. 94년 남서울중학교에 복직한 후 98년 (사)내일청소년생활문화마당 대표를 맡으면서 인천으로 왔다.

2003년 산곡중학교로 발령된 박 교사는 2005년에서 2007년까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통일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6·15공동위원회 교육본부 집행위원장, 북녘 어린이 영양빵 공장 운영이사, (사)좋은어린이집협동조합 교육 이사를 역임했다.

현재는 산곡중학교에서 국어교사로 2학년 담임을 맡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 <민족건강요법> <우리아이를 살리는 신토불이 육아법> <투정 많은 아이 친구 많은 아이>가 있다. <민족건강요법>은 해직기간에 쓴 책으로, 건강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니고 누구나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을 전해주기 위해 썼다. <신토불이 육아법>과 <투정 많은 아이 친구 많은 아이>는 교사가 아이들을 대하는 관점이나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관점이 같다는 고민 속에서 교육에 대해 어린아이의 엄마 입장에서 쓴 책이다.

이번에 출간한 책은 그동안 출간했던 책들과 어찌 보면 전혀 다른 내용의 책이라 "<신토불이 육아법>을 쓴 저자와 같은 사람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박 교사는 "그동안 썼던 책들은 이번 <시대를 읽는 교육사>를 출간하기 위해 공부를 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아주 오래 전부터 책을 출간하기 위해 계획을 짰고, 5년 전부터 자료를 모으며 준비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보적인 현대 역사책은 많지만 현대 교육사에 대한 책은 없는 데다 관점과 시각을 가르치는 강의도 거의 없어 본인이 배우고 싶은 마음으로 시대별 격동의 역사 속에서 교육정책과 교사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모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자료들을 가지고 전교조 통일위원장을 하며 교사들을 대상으로 강의했고, 이 내용들을 바탕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다.

지금 촛불문화제에 참가하고 있는 10대들에 대해 박 교사는 어떻게 생각할까?

"아이들 사이에서 미친 교육이라고 불리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이 거리로 나가게 한 것 같다. 이제 더 이상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주입식 교육은 통하지 않는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문제의식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교육은 아이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맡겨야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어른들이 해결해야 할 일을 아이들이 나서게 해서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다."

끝으로 박 교사는 "교육은 그 가치를 협력에 두느냐, 경쟁에 두느냐에 따라 가는 길이 달라진다"며 "학생과 교사의 운명은 하나라는 입장 속에서 대안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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