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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우리 아들을 경찰이 방패로 찍었다"

'촛불' 최연소 부상시민인 최군 어머니, 9일 병원에서 당시 상황 설명

등록|2008.06.09 18:25 수정|2008.06.09 18:42

▲ 9일 오후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이 부상당한 최 군을 위로하고 있다. ⓒ 윤근혁


"그날 새벽, 우리 아들은 저랑 인도에 있었어요. 그런데 경찰이 몰려오더니 방패로 아이 뒷머리를 찍었어요. 아이는 벌벌벌 떨더니 기절을 했고…."

중학교 1학년 학생인 최아무개군(경기 ○대안학교, 14)이 입원한 서울 은평구 역촌동에 있는 한 병원. 이 병원에서 아들을 간호하던 김효숙씨(41)는 9일 오후 "우리 아들 뒷머리 5cm를 찢은 것은 경찰의 방패"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건이 발생한 8일 새벽 5시쯤, 김씨는 아들 최군과 함께 있었다고 한다. 밤샘 촛불문화제에 함께 참석했기 때문이다. 이날 경찰이 시위 진압을 위해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근처 거리로 몰려온 때는 새벽 5시쯤. 최군은 어머니 김씨와 함께 인도로 올라섰다고 한다. 그 직후 경찰의 폭력이 시작되었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그 어린 아이를 방패로 찍다니 죽이려고 했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뇌는 다치지 않아 다행이지만 살인미수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김씨 곁에 있던 임태훈 광우병 대책회의 인권활동가는 "경찰의 폭력에 무수한 시민이 다쳤지만 중1 어린 학생을 방패로 찍었다는 소식을 듣고 경악했다"면서 "최군이 촛불문화제 관련 최연소 경찰폭력 피해시민"이라고 말했다. 광우병 대책회의는 최군의 상황을 조사한 뒤 경찰 쪽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로 했다.

이날 최군은 뒷머리에 흰 붕대를 붙인 채 말없이 앉아 있었다. 당시 상황을 묻는 질문에 특별한 답변을 못하는 등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다.

이날 최군을 문병 온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은 "미친 미국 소 반대와 미친 교육을 반대하는데 누구보다 먼저 학생들이 나선 데 대해 교사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면서 "최군과 같은 피해학생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교사와 어른들이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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