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판에 넘어진 황소 눈깔' 하고 있는 정부?
소에 관한 속담으로 본 촛불 정국
▲ 미친소 복장을 하고 대전 으능정이 거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청소년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먹는다' 지만...
<뉴시스> 보도에 의하면 '지난 6일 불교계 지도자들과 만난 이 대통령은 "재협상을 요구하면 통상마찰 등 엄청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단지 이 자리를 모면하려고 무책임하게 '재협상을 하겠다'고 얘기할 순 없다"고 못박았다'고 전한다. 사실상의 재협상 불가 발언을 한 것이다.
이런 발언은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기보다는 오히려 불을 지핀 꼴이 되고 말았다. '황소 제 이불 뜯어먹기'라 아니할 수 없다. 나오는 대책마다 '쇠털 뽑아 제구멍에 막는다'는 말이 어울릴 듯하다.
경찰의 대응도 그렇다. '홍두깨 세 번 맞아 담 안 뛰어넘는 소가 없다'고 머리채를 낚아채 두드려 패고 물대포로 쏘아대니 어느 누가 그냥 당하고만 있을 건가.
정부 대책 '소가 웃겠다'
'소는 믿고 살아도 종은 믿고 못 산다'는 속담이 있다. 섬기는 정부임을 자처하는 현 정부는 도대체 누구를 섬긴다는 말인가. 온 국민이 다 못 믿겠다며 저마다의 가슴에 촛불 하나씩을 켜고 반대하고 있는데, 일부 국민들은 거리로 나서서 한 달여가 넘게 촛불잔치를 벌이고 있는데….
자칫 잘못하다가는 '쇠뿔 뽑다가 소 죽인다'고 온 국민 다 죽이게 생겼다. 요즘 정부의 행태가 '홍두깨로 소를 몬다'다. 한국 사람들은 소의 뇌, 내장, 척수 등 모든 부위를 다 먹는다. 심지어 광우병 원인물질인 변형 프리온 단백질의 99.87%가 들어있는 SRM 부위의 비장, 내장, 우족 등까지도. 이런 식습관을 뻔히 알면서도 미친 소를 수입하겠다니 '소가 짖겠다'.
우리의 식습관이 이럴진대, 위험천만인 미국 소를 안전을 담보하는 확실한 대안 없이 수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미련한 송아지 백정을 모른다'더니 불을 보듯 뻔한 이치를 깨닫지 못하는 당국자들의 요즘 행태를 보고 '소가 웃겠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면 때는 이미 늦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한다'는데
'소금 먹은 소 굴우물 들여다보듯' 하는 명쾌한 대책 없는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검역주권과 국민건강 측면에서 볼 때 쇠고기 재협상이 당연하다고 보는데 정부는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설마 '황소 불알 떨어지면 구워 먹으려고 다리미에 불 담아 다닌다'는 이런 속담에 어울리는 행동은 안 하겠지.
고유가에 폭등하는 물가, 뒷걸음질 치는 미친 소에 짓밟힌 경제는 또 어찌한담.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한다'는데 그나저나 서민들은 어디 기댈 곳이 있어야지.
'여물 많이 먹은 소, 똥 눌 때 알아본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마냥 넋 놓고 있을 수도, '오뉴월 쇠불알 떨어지기 기다리듯'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이놈의 세상. 언제 나라님 덕에 허리한 번 펴보고 살날 있으려나.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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