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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 매물로 나온 이명박 대통령, 1.25달러에 낙찰

시작가 1센트서 125배 뛰어... '반송불가' 조항 눈길

등록|2008.06.10 16:15 수정|2008.06.10 17:23

▲ ⓒ 이베이


10일 저녁 대규모 촛불 집회가 예고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인터넷 쇼핑몰 '이베이'에 이명박 대통령을 지칭하는 '2MB Korean President'가 매물로 올라와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베이에 '2MB Korean President'가 매물로 나온 것은 이베이 기준시인 태평양 일광절약시각으로 5월 30일 오후 6시 14분(한국시각으로 새벽 2시 14분). 이 매물을 등록한 판매자는 아이디 'ysrhee5907'로 캐나다의 에드먼턴이 거주지로 되어 있다.

이 매물의 사진에는 지난 4월 23일 자 <데일리노컷뉴스>에 실린 권범철 화백의 '굽신 굽신…'이라는 만평이 올려져 있으며, 덧붙여 소개된 매물(?) 정보가 눈길을 끈다. 본성은 "부도덕, 국가관 파괴"이고, 취미는 "미국에서 미친소 수입, 건강보험 폐지"이며, 장기는 "시민의견 무시와 대운하 프로젝트 강행"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또한, 존경하는 인물은 "부시, 일왕"이고 국적은 "일본계 한국인"이며 용량은 "2MB(자신은 2GB라고 주장)", 둘러싼 환경은 "고소영, 강부자"이고 "독재, 주인(시민)의 엄벌"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북·남 아메리카와 유럽, 아시아, 호주 등으로 배송이 가능하며 반송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소개된 이 경매는 9일 새벽 6시 14분(한국시각으로 밤 10시 14분)에 아이디 'mrkwang'에게 최종 낙찰되었다. 미화 0.01달러에서 시작해 4명의 입찰자가 9번의 입찰 끝에 시작가의 100배 이상인 1.25달러에 낙찰된 것이다.

촛불집회에 참석지 못하는 아쉬움 때문?

이 같은 누리꾼들의 도발적 행위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리만족과 분노가 조롱으로 승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웅혁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상거래는 내가 내놓은 상품이 상대에게 의미가 있을 때에만 거래가 성립되는 만큼 다른 장소가 아닌 쇼핑몰에 등장한 이 상품은 상대의 동조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대통령에 대해 나쁜 면만 쭉 나열해 두고 편향되게 나열한 것은 현실에 대한 응징 의식 때문"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나름의 제재를 희화한 표현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람을, 그것도 일국의 대통령을 물건으로 표현하는 것은 심각한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며 "파는 장소가 캐나다로 명기된 것은 이같은 법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지역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이는 일종의 대리만족이다. 현실적 권한이 가장 큰 대통령을 조롱거리로 만듦으로써 나도 이런 것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전문가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고스란히 느껴지지만, 욕설이 아닌 우스운 상황을 설정해낸 것은 네티즌의 기지"라며 "파는 장소만으로 게재자의 위치를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10일 대규모 촛불집회에 참석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섞여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백인성 기자가 <파이낸셜뉴스>에서 공동 작성했으며 개인 블로그에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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