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심이 '이명박 OUT'피켓과 촛불로 덮였다"
일본 주요 언론, 한국 촛불집회 크게 다뤄
▲ 일본신문에서 다룬 촛불집회10일 촛불집회는 일본언론에서도 크게 다루어졌다. ⓒ 박철현
10일 촛불집회는 일본 매스컴도 크게 다뤘다. 11일자 <요미우리>, <아사히>, <마이니치>, <니혼게이자이>, <산케이> 등 일본을 대표하는 거대 언론사들은 국제면 톱으로 촛불집회 사진을 싣고 "곤경에 빠진 이명박 정부" 등의 기사를 내보냈다.
[니혼게이자이] "이명박 정부 경제정책에 실망했기 때문"
▲ 니혼게이자이니혼게이자이 신문 11일자는 1면 톱사이드면으로 촛불집회를 다루었다. 제목은 "한국, 최대의 데모" ⓒ 박철현
신문은 촛불집회가 정부가 내놓은 각료 총사퇴 등의 해결책에도 불구하고 확산되어 가고 있는 대표적 이유로 "빈부의 차를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전세계적인 원유 가격 폭등도 한 이유지만, 대선 당시 '경제대통령'을 표어로 내건 이명박 대통령이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배신당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또 <니혼게이자이>는 이번 촛불집회가 진보층 세력의 총결집이라고 했다.
"집회의 대부분 참가자가 일반 시민들이지만, 작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층이 현 정부에 마음이 떠났고, 야당과 진보정당들도 거리에 나서기 시작했다. 즉, 진보층 세력의 총결집이 이루어졌다. 박근혜씨의 총리기용도 점쳐지고 있다."
- 6월 11일자, <니혼게이자이>
[요미우리] "FTA, 이 대통령 구상 어긋나"
<요미우리>도 국제 B면 톱기사로 이명박 정부를 다뤘다. "이(명박) 정권, 반미여론 잘못 읽어"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10일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리기까지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총체적으로 분석했다.
<요미우리>는 <한국일보>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대통령 지지율이 17%까지 떨어졌다면서, 지지율 상승을 위해 보수층의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박근혜씨를 국무총리로 기용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한미FTA에 관한 <요미우리>의 언급이다.
"한국 정부의 계산은 한미 FTA가 발효되면 10년간 GDP를 6% 올리는 경제 효과가 창출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국에 더 유리한 협정에는 미국 민주당의 반대가 강해, 비준이 암초에 부딪힌 상황이었다. 이 대통령의 구상 자체가 어긋나고 있다."
- 6월 11일자, <요미우리>
[아사히] "서울 중심부, 해가 진 후 시위 정례화"
10일 촛불집회 참석자를 15만 정도라고 보도한 <니혼게이자이>, <요미우리>와는 다르게 <아사히>는 80만 명이 모였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를 분석해 온 이력이 있는 만큼 11일자 조간에는 촛불집회만 집중적으로 다룬 점이 눈에 띈다.
<아사히>는 다른 신문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은 '6월 10일'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해가 진 후의 시위 행진이 정례화 되고 있는 서울중심부 큰 대로변에 '이명박OUT'이라 적힌 피켓과 촛불이 덮여졌다"라고 덧붙였다.
[일본 누리꾼] "한국이 저렇게 싸워주면 일본도 힘 얻어"
10일 촛불집회에 관한 기사는 '야후! 재팬'이나 2채널등의 거대 게시판에서도 크게 다뤄져 일본 네티즌들의 다양한 반응도 엿볼 수 있었다. 몇 개만 추려보았다.
"자기네들 손으로 뽑아놓고 6개월 만에 물러가라는 것 좀 이상한 거 아니냐?"
"근데, 이건 그냥 반미집회잖아. 쇠고기하고는 상관없는 것 같은데…."
"17%... 후쿠다가 저거 보고 계속 눌러 앉으면 최악인데…"(기자주: 현재 후쿠다 총리의 지지율은 25% 정도)
"솔직히 부럽다. 한국이 저렇게 싸워주면 일본도 쇠고기 협상할 때 힘을 얻을 수 있다. 계속 싸워줘. 일본인들은 이미 잊어버렸지만 말이야."
"사진에 압도당했다. 저게 다 사람?"
한국의 촛불집회에서 어떤 결말이 나올지 일본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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