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자생 약용식물 '연령초', 40포기 지리산 발견
성환길 한국국제대 석좌교수, 지리산 반야봉 부근서 찾아
▲ 지리산 반야봉 일대에서 발견된 연령초. ⓒ 성환길
북한에 자생하는 약용식물인 연령초(延齡草)가 지리산에서도 자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령초는 우리나라 북부지방에는 분포하지만, 남부지방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식물인데, 지리산에 자생하는 것으로 확인돼 화제다.
경남 진주 소재 한국국제대(총장 고영진)는 성환길 석좌교수(제약공학)가 지리산에 자생하는 연령초를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선 석좌교수는 “흰 꽃이 만개해 있어 다가가 살펴보았더니 연령초였다”면서 “그 주위를 살펴본 결과 23포기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령초를 촬영한 뒤 학계에 보고하는 한편 연령초가 발견된 반야봉은 고산지대여서 서늘한 기후에 습도와 토양 등이 연령초의 생육조건에 알맞아 차츰 번식해 개체수가 늘어났을 것으로 예측했다.
연령초는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으로 하나의 줄기에 잎자루가 없는 잎 3개가 줄기를 둘러싸고 있으며, 5~6월경에 줄기 끝에 한 송이의 꽃이 흰색으로 피고, 열매는 둥글고 7~8월에 맺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령초는 뿌리를 약용으로 사용하는데, 생약명으로는 우아칠(芋兒七)이라고 해 중풍치료와 혈액순환, 고혈압, 진통, 지혈, 거담, 통경, 위장약, 수렴약 등으로 쓰이는 요긴한 약용식물이다.
성환길 석좌교수는 “우리나라 북부지방에서만 자라는 연령초는 남부지방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약용식물이었는데, 이번에 지리산에서 최초로 발견하게 돼 기쁘다”면서 “이번 발견으로 지리산은 한・온대지방의 각종 약용식물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는 ‘약초의 보고’임을 새삼 확인하게 됐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북한에서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민둥인가목’을 지리산에서 처음으로 발견하기도 한 성환길 교수는 부산대 약학과를 나와 중앙대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고 40여 년간 약국을 운영하면서 대학 강단에 서왔으며, (사)대한약사회 이사, (사)한국생약학회 이사, 경남약사회장 등을 역임했다.
또 그는 <지리산의 약용식물>, <생약백과>, <건강약초>, <약용식물 이용도감> 등 10여 편의 저서를 펴냈다.
▲ 한국국제대는 지리산 반야봉 일대에서 연령초 40여포기가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 성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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