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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가 더 잘 깎나!

소백장승축제를 다녀와서

등록|2008.06.13 17:59 수정|2008.06.14 16:25
 

▲ '소백장승축제' 개회식을 진행하고 있다. ⓒ 조윤정

  지난 5월 31일 영주시에서 소백장승축제가 열렸다. 영주시는 매년 5월 말경 소백산 철쭉이 만개하는 시기에 '소백산 철쭉제'를 개최하는데 그 주요 행사 중 하나가 바로 '장승깎기 대회'다. 장승깎기 대회의 이름은 '소백장승축제'로 영주시내 각 읍, 면, 동 사람들이 참여하여 자신들의 마을을 대표하는 장승을 만들게 된다. 이번 소백장승축제에는 20개 팀이 참여하였다.      

▲ 한 참석자가 나무에 밑그림을 그린 후 장승을 깎고 있다. ⓒ 조윤정

  개회사가 끝난 후 장승깎기가 시작된다. 각 팀별로 준비해 온 나무와 도구로 장승을 만들게 된다. 장승을 깎을 때는 혼자서 다 깎는 것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장승을 깎는다.  

어느 정도 형태가 드러난 장승장승 얼굴을 열심히 깎고 있다. ⓒ 조윤정

    각 팀들 모두 흐르는 땀을 닦아 가면서 열심히 장승을 깎았다. 장승을 깎는데는 일정한 형식과 주제가 없다. 마을 개성이 잘 나타나게 장승을 깎으면 된다.  

거의 완성된 장승장승 깎기가 끝나고 장승에 명문을 새기고 있다. ⓒ 조윤정

    장승 깎기가 끝나면 마지막으로 장승에 명문을 새기게 된다. 명문이란 장승의 몸통에 글을 새기는 것인데 여기서는 일정한 주제 없이 새기고 싶은 글을 자유롭게 쓰면 된다.   

심사를 기다리는 장승들완성된 장승은 심사장으로 옮겨 심사를 기다려야 한다. ⓒ 조윤정

    완성된 장승은 심사장으로 옮겨서 심사를 받은 후 1등, 2등, 3등을 가린다. 장승들은 정말 다양하며 다들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있어서 등수를 가리기 힘들어 보였다. 눈이 개구리처럼 튀어 나온 장승, 혓바닥을 내밀고 있는 장승, 가슴이 나온 장승 등 재미있는 모양을 한 장승들이 많이 있다.   

장승입제를 지낼 장승들심사장에 있는 장승들 중 남녀 한쌍을 뽑아 장승입제를 지낸다. ⓒ 조윤정

심사 결과를 발표하기 전 심사장에 있는 장승들 중 남녀 한쌍을 뽑아서 장승입제를 지낸다. 장수면에서 사랑이란 주제로 만든 커플 장승이 이번 입제를 지낼 장승으로 뽑히게 되었다.  

장승입제나라의 발전과 마을의 안녕을 위한 내용의 축문을 읽는다. ⓒ 조윤정

장승입제란 외부로부터 마을을 지키고 마을의 안녕과 발전을 기원하기 위해 드리는 제사로 이번 장승입제에서는 미국 수입소에 대한 걱정을 떨치고 마을이 발전하게 해달라는 내용의 축문을 읽으며 입제를 지냈다. 축제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장승입제에 참여할 수 있는데 장승에게 절을 하고 이루고자 하는 점을 기원하면 된다.    

일등으로 뽑힌 장승일등으로 뽑힌 장승에는 소백대장군이란 상이 주어진다. ⓒ 조윤정

  장승입제가 끝나고 드디어 심사결과를 발표했는데 영주시 휴천1동의 장승이 일등을 하였다. 2등은 장승입제를 지낸 장수면의 커플 장승이 차지했다. 1등을 한 장승에게는 소백대장군이란 상이 주어지고 2등을 한 장승에게는 비로대장군, 3등을 한 장승에게는 북망대장군이란 상이 주어진다.  

소감을 말하는 수상자들심사 결과 발표 후에는 뒤풀이가 이어진다. ⓒ 조윤정

  심사 결과 발표 후에는 축제 참여자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서 뒤풀이를 즐긴다. 심사 결과에 상관없이 준비해 온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으면서 서로 화합을 다진다.     누구나 할 것 없이 하나가 될 수 있었던 흥겨운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장승들의 대향연과 소백산의 따뜻함을 느낄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내년에는 어떤 모습의 장승들이 나올지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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