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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두 여중생이 알게 해준 촛불의 힘, 꺼뜨리지 말자"

고 심미선·신효순 6주기 추모제와 함께 열린 대전 촛불문화제

등록|2008.06.14 00:59 수정|2008.06.14 01:00

▲ 13일 대전역 광장에서는 고 심미선·신효순 6주기 추모제와 함께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 심미선·신효순 양을 추모하는 피켓을 만들어 나온 시민. ⓒ 오마이뉴스 장재완


▲ 13일 촛불문화제에는 7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미군장갑차에 의해 희생된 고 심미선·신효순 양을 추모하기 위한 촛불이 13일 대전역광장에 켜졌다.

32번째 '광우병쇠고기 수입 반대 대전 시민 촛불문화제'에 앞서 고 심미선·신효순 두 여중생 6주기 추모 행사가 열린 것.

광장 한 켠에는 그녀들을 추모하는 분향소가 마련됐고, 시민들은 '2002년에서 2008년 주권회복의 촛불로'라는 글씨가 새겨진 추모의 하얀 풍선을 촛불과 함께 들었다.

한 시민은 '그리운 효선아! 보고 싶은 미선아!'라는 글귀가 새겨진 피켓을 들고 나와 안타까운 희생을 애도하기도 했다.

또한 시민들은 두 여중생 희생 사건과 분노한 시민들이 들었던 촛불행렬이 담긴 영상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그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추모사에 나선 성모여고 박경화 교사는 "두 여중생의 사진을 다시 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며 "'대체 미국은 우리에게 어떤 나라인가'라는 물음을 2008년 현재 또 다시 묻지 않을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이어 "미군들에게 기지를 내어주어야 하고, 대사에게 공부나 더하라는 훈계를 들어야 하고, 자기들도 먹지 않는 쓰레기 같은 쇠고기를 사줘야 하는 게 우리나라의 서글픈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또 "미선·효순이가 하늘나라로 갔지만, 촛불을 든 우리가 함께 하기에 이 순간 결코 외로워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며 "우리에게 촛불의 힘을 알려 준 그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결코 이 촛불을 꺼트리지 말고, 끝까지 싸워서 이기자"고 말했다.

이후 두 여중생에게 바치는 추모시가 낭송됐고, 615청년회의 추모 노래공연이 이어지면서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추모제는 막을 내렸다.

▲ 중앙로를 따라 거리행진을 하고 있는 700여명의 대전시민들. 이날 거리행진에는 파업을 선언한 화물연대 노조원과 여고생 등이 대거 참여했다. ⓒ 시민기자단 김대현


▲ 재미있는 모자를 만들어 쓰고 나온 모녀. ⓒ 오마이뉴스 장재완


추모제에 이어서는 '광우병쇠고기 수입반대 대전 시민 촛불문화제'가 계속해서 진행됐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노래공연과 춤 공연 등과 함께 시민들의 자발적인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여고 2학년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이명박 대통령은 똑 바로 들으세요, 당신은 대한민국 국민을 직원으로 부리는 CEO가 아닙니다, 당신은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입니다"라며 "국민들은 이제 '요구'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 '경고'를 하고 있는 것임을 명심하라"고 말했다.

대학생 박권희(충남대)씨도 자유발언에 나서 "미국산쇠고기 수입은 신자유주의의 시작일 뿐, 수도와 의료, 철도 등의 민영화로 인해 돈만 있고 사람은 없는 세상으로 변해갈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을 지켜내고 사람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촛불을 들자"고 말했다.

문화제를 마친 700여명의 시민들은 이날도 중앙로를 따라 거리행진에 나섰다. 이들은 '한국이 식민지냐 사대외교 중단하라', '광우병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하라', '국민무시 이명박은 물러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거나 8박자 또는 월드컵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며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중앙로 사거리를 돌아 다시 대전역광장으로 돌아온 시민행렬은 '아리랑'과 '헌법 제1조', '젊은 그대' 등의 노래를 함께 부르면서 행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광우병대책위는 14일과 15일에는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특히 14일에는 저녁 6시부터 고 이병렬 열사의 추모식을 열 계획이며, 거리행진을 마친 심야에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대응활동과 촛불문화제의 방향 등의 주제로 밤샘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 촛불을 든 상신 아름답습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 피켓을 들고 나온 시민. ⓒ 오마이뉴스 장재완


▲ 다양한 피켓을 들고 거리행진을 하고 있는 시민들. ⓒ 시민기자단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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