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사용설명대로 안하는 MB정부 리콜해야"

[현장] 촛불과 함께 하는 광장토론회

등록|2008.06.15 19:55 수정|2008.06.15 19:55

▲ 촛불과 함께하는 광장토론회 ⓒ 장윤선


"사용설명서대로 안 되면 어떻게 하나요?"

"A/S요"
"A/S 안되면 어떻게 되나요?"
"반품해야 합니다. 리콜! 리콜!"

15일 오후 5시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촛불과 함께 하는 광장 토론회' 현장에는 300여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촛불의 요구와 우리의 대안과 전망'에 대한 토론이 열렸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이명박 정부의 사용설명서가 적혀 있는 대로 안 한다"며 "A/S 요구해도 제대로 안 되면 반품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주장해 시민들로부터 "리콜! 리콜!" 등의 환호를 받았다.  

39번째 시민 촛불문화제를 2시간 앞둔 시각, 좀 일찍 출발한 시민들은 토론의 광장으로 몰려들었다.

자유토론에 나선 40대 정인석씨는 "2주간 촛불문화제에 참여했다"며 "우리가 이런 파국을 막으려면 애시당초 묻지마 투표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묻지마 투표'로 이명박 정부가 탄생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정씨는 "앞으로 투표를 할 때는 철저한 점검을 하고 투표했으면 좋겠다"며 "이명박 정부가 경제 하나 잘 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많은 차이가 있고 사실 경제에는 경제 외적인 요소들이 많이 포함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지속적인 토론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고진광 '대학 등록금 인하 운동본부' 대표는 "대학시험에 합격한 학생의 86.5%가 대학에 등록한다"며 "학생들이 올 하반기에는 50% 인하될 때까지 등록금 고지서를 내지 않기 등을 행동으로 옮겨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촛불과 함께 하는 광장 토론회에서 약 300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 장윤선



"국민 기만한 책임자 처벌될 때까지 촛불 들자"

이에 앞서 전문가 패널발제도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는 이명박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와 공기업 민영화, 의료 민영화, 한반도 대운하, 방송 민영화 등에 대한 비판적 성토가 이어졌다.

박상표 국민건강 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어제(14일) KBS <9시 뉴스>를 통해 정부가 교차오염 가능성과 연령감별 인력 부족 등을 고의로 은폐 누락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누가 이같은 진상을 은폐했는지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국장은 "정부 보고서에서 수입위험평가 절차의 결함이 드러났기 때문에 장관고시는 무효"라며 "수입과정 전반의 문제점이 드러났는데도 국회가 진상을 밝혀내지 못한다면 국민이 과학수사대를 만들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그는 "미국에서는 개, 돼지, 소의 사료로 조차 쓰지 않는 내장부위를 조사한 도축장 1/3이 모두 쓰레기로 폐기처분하고 있는데도 이걸 수입허용했다는 것 자체를 용납할 수 없다"며 "국민안전과 생명에 위배되는 이번 협상은 원점에서 재협상해야 하고 국민들을 기만한 책임자 처벌이 이뤄질 때까지 촛불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태인(한미FTA 저지 범국본 '공공서비스 TFT) 박사는 "비효율적인 공기업들을 사기업에 팔아넘기면 서비스가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절대로 그렇지 않다"며 "물과 전기, 가스산업에 여러 사업자가 들어와 경쟁을 하면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 박사는 "이명박 정부는 정권 인수시절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아니면 말고'식의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며 "망을 기반으로 하는 공공산업을 민간이 독점되면 기업 맘대로 운영하게 돼 결과적으로 요금이 40배~50배까지 폭등하는 일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민영화를 통해 '교차보조금제도'가 중단되면 시골로 가는 전기와 가스, 심지어 우편서비스까지도 끊기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공기업 민영화로 가장 피해를 보게 될 계층은 가난한 사람들과 시골에 사는 사람들"이라며 "이 같은 피해를 확산할 한미FTA를 국회가 비준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이명박정부 이후 공영방송을 개인에게 나눠주는 민영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경쟁이라는 논리로 공영방송을 민영화하면 결국 경제권력을 가진 대기업이 방송을 장악해 그들의 주장만 되풀이 되는 방송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은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운하는 맞지 않는다"며 "태풍의 진로가 된 낙동강 하구 등 자연조건이나 내용에 대한 완벽한 연구와 조사, 시뮬레이션 없이 무조건 강을 개조해 운하를 만들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부소장은 "강은 국민의 식수"라며 "수질오염을 불러오는 한반도 대운하 정책을 지속적인 말 바꾸기로 추진하는 것은 그 자체로 백지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명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팀장은 "의료는 국민의 기본권"이라며 "의료는 사회 공공의 영역인데 이걸 민영화 하면 개인책임을 기업의 이윤확보 수단으로 넘기겠다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김 팀장은 "민영의료보험이 활성화 되면 장기적으로 국민건강보험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향후 10년 안에 300조원이 넘는 민영의료보험 시장을 민영보험회사들이 놓칠 리 없다"고 지적했다. 모든 의료비는 국민건강보험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토론회는 민교협,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보건의료단체연합, 학단협, 공공운수연맹, 광우병 대책회의 정책자문위원회 등이 공동 주최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