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저녁 6.10항쟁 21주년을 맞아 서울 태평로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반대 '100만 촛불대행진'이 열렸다. 그동안 열린 촛불문화제중 최대 인원인 전국 100만명(주최측 추산)이 모인 이날 집회에는 내·외신 기자들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수십만명의 인원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 높은 곳을 찾아야 했다. 그러나 경찰이 모든 건물 옥상을 사전에 통제를 했기 때문에 옥상에 올라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태평로 가운데 위치한 프레스센터 건물 옥상이 열렸다는 정보를 듣고 기자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프레스센터는 20층 건물로 옥상 자체가 높은 담으로 막겨있기 때문에 건물 아래를 찍기 위해서는 담 위에 올라가서 촬영할 수밖에 없었다. 말 그대로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까마득한 곳에서 사진을 찍어야 하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담 큰 몇몇 기자들은 20층 옥상 담을 마치 평지의 길처럼 걸어다니며 20층 아래를 서서 촬영했고 어떤 기자들은 완전히 누워 촛불문화제의 광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현장의 모든 기자가 위험한 상황에서도 한 컷, 한 장면을 얻기 위해 줄타기 같은 경쟁을 벌였다. 이같은 현장 기자들의 노력으로 얻은 사진 한장은 '100만명'이란 막연한 숫자를 독자들에게 눈으로 확인시켜주는 기사를 만들어냈다.
안전장치 하나 없이 바람 쌩쌩 불어오는 20층 건물 난간에서, 경찰의 물대포 아래에서, 시민과 경찰의 충돌 한가운데에서 많은 기자들은 지금도 취재하고 사진을 찍는다. 현장의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있는 그대로' 보여주자는 사명감 하나가 20층 난간을 오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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